쟁점 | 대화록 공개, 국민의 ‘알 권리’ 충족 공익에 부합 2013년 8월호
쟁점 | 남북정상회담 NLL 논의, 어떻게 볼 것인가?
대화록 공개, 국민의 ‘알 권리’ 충족 공익에 부합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본질상 국가안보, 영토주권, 국민안위와 관련된 중대 사안에 있어 주권과 존엄의 상징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정상(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의 수뇌) 앞에서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언행을 하거나 안보와 국익을 훼손하는 정책적 입장을 표명한 경우, ①법과 규정을 내세워 이를 계속 감출 것인가, 아니면 ②법적·제도적 제약을 극복해 국민들에게 공개함으로써 잘못을 바로 잡을 것인가에 관한 국민적 선택과 직결돼 있다.
국가정보원의 NLL 대화록 ‘공개’에 대해 정치권의 입장은 정파적 이익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지만, 다수의 국민은 공감하고 있다. ‘NLL 포기 발언’ 의혹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국민적 관심사로써, 국민들이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까닭이다. 국민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거짓과 선전선동이 발을 붙일 수 없게 되고,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데 도움이 된다. 반면 계속 은폐하려고 하면 의혹만 키워 남남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따라서 대화록 공개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편이 공익에 부합한다.
혹자는 정상회담에 관한 국제관례를 들어 공개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남북관계는 일반 국제관계와는 다르다. 분단국 내부의 특수관계, 곧 합법정부와 반국가단체의 관계이며, 특히 북한은 대남 혁명전략을 포기하지 않은 채 여전히 대한민국의 체제전복을 기도하고 있다. 게다가 핵무장을 통해 우리의 안보를 심대하게 위협하고 있다. 일반 외국과의 정상회담 관례가 그대로 통할 수 없는 이유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대화록의 공개는 NLL과 관련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고, 올바른 대북정책 추진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NLL은 정전체제의 불가분의 일부를 형성하는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인 동시에, 통일 이전 시기 특수관계에 있는 대한민국과 북한 사이의 ‘실질적인 영토선(영토관할권의 경계선)’으로 기능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국군통수권자로서 헌법 제66조 제2항에 따라 영토보전 및 헌법 수호의 책무를 진다. 따라서 그간 피로써 지켜온 ‘안보 생명선’인 NLL을 포기하거나 우리의 해상 영토관할권을 한 치라도 반국가단체에 넘겨줄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NLL 이남의 넓은 바다’에 평화수역이나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할 수는 없다. 그러한 수역을 아무리 ‘평화’나 ‘협력’으로 분식하더라도 결국에는 서해5도를 고립시킨 뒤 NLL 수역을 북한의 내해로 만들고, 마침내 수도권을 위협해 우리 안보에 치명타를 가하려는 북한측 의도에 영합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북한과의 정상회담에서 헌법정신을 몰각한 무책임한 발언을 결코 해선 안 된다. 성과를 내기 위해 비굴한 자세를 보여서도 안 된다. 이것이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다. 나아가 우리 사회는 NLL은 국가안보의 생명선으로 반드시 사수(死守)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제성호 / 중앙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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