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8월 1일 0

쟁점 | 공개된 대화록 어디에도 NLL 포기 언급 없었다 2013년 8월호

쟁점 | 남북정상회담 NLL 논의, 어떻게 볼 것인가?

공개된 대화록 어디에도 NLL 포기 언급 없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NLL과 관련한 논쟁은 한마디로 소모적인 정쟁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정문헌 의원의 남북정상회담 발언록 공개로 촉발된 NLL 논쟁은 정권을 잡기 위한 사실왜곡이며 애국을 가장한 정치적 음모로 밖에 볼 수 없다.

2차 남북정상회담 추진 당시에도 NLL 문제는 근본문제 중의 근본문제로 ‘뜨거운 감자’였다. 한나라당 등 남측의 보수세력은 NLL을 영토주권문제로 접근해 의제 상정자체를 반대했다. 북측은 NLL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남북경협 관련 군사적 보장조치, 평화체제 구축 등에서 진전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남측을 압박했다. 그래서 당시 남측 정부는 해상경계선 재설정을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명시하고 있는 만큼 피해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정상회담에선 NLL 문제의 해결의지만 밝히고 국방장관회담에서 논의하는 방법을 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2007년 정상회담 추진 당시 기준으로 봤을 때, 6·15공동선언 이후 경제협력분야는 크게 발전했지만 군사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군사분야에 막혀 경의선 열차운행, 임진강 수해방지사업, 서해상 공동어로 등 각종 현안들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NLL 등 근본문제를 해결하고 군사적 보장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정상회담에서 NLL 문제만을 의제로 다루는 것은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에 NLL 문제, 공동어로수역, 한강하구공동개발, 해주직항로 및 개방 등을 묶어 서해 남북공동의 평화수역을 선포하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는 데 합의했던 것이다. 당시 남측은 NLL 문제로 내부갈등이 있었고, 북측은 군사적으로 민감한 해주를 해방하는 데 대한 군부의 반발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 것은 남북이 갈등하는 동안 중국어선이 NLL지역에 들어와 수산자원을 남획하는 것을 막고 남북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필요에 공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서해평화협력지대의 본질은 NLL 포기가 아니라 분쟁해소와 경협확대 및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는 것이다. 남측이 북측을 설득하여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에 합의한 것은 금강산·개성의 개방에 이어 해주를 개방시키기 위한 공세적 조치였다. 우리가 NLL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NLL 위로 올라가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안보·군사지도 위에다가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보자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정은 NLL 포기가 아니라 서해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 해주를 개방시키기 위한 공세적 조치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0·4선언이 이행되지 못하고, 북한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2차 핵실험 등 연이은 대남도발을 감행하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NLL을 영토주권 개념으로 인식하면서 수세적으로 NLL 사수를 주장하고 있다. ‘NLL의 진실’은 노 대통령이 “어떻게든 NLL은 안 건드리고 왔다.”고 밝힌 것과 정상회담 결과물인 10·4선언에 드러나 있다. 국정원에서 공개한 발언록 어디에도 노 대통령이 NLL 포기를 언급한 바 없다. 돌아가신 분이 말이 없다고 사실을 왜곡하여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고유환 /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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