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통일미래리더캠프 | 북·중 접경지역 탐방 통일 씨앗 심은 힐링캠프 2013년 8월호
2013 통일미래리더캠프 | 북·중 접경지역 탐방 통일 씨앗 심은 힐링캠프
20대의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실향의 아픔을 직접 겪지 않았고, 분단의 고통마저 간헐적으로 들을 만큼 긴 시간이 흘렀으니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통일이 경제기반의 확장을 가져오고 국가 이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이것이 20대에게 많은 혜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의 20대는 통일에 부정적이다. 어느 세대보다 자신들의 잇속에 밝은 젊은층이 통일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이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주최하는 ‘통일미래리더캠프’에 지원하는 동기였다.
통일미래리더캠프(이하 캠프)는 사전에 통일관련 에세이를 공모하여 100인을 선발, 대학생들의 긍정적 통일의식 고취 및 통일문제, 통일환경에 대한 관심증대를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기본취지로 삼는다고 했다. 전체 일정은 서울 일정을 포함한 5박 6일로 진행되었다. 연길을 시작으로 훈춘, 용정에서 북·중 접경지대를 탐방하고 여러 역사 유적지를 둘러본 뒤, 백두산을 등정하고 집안의 고구려 유적지방문과 여순 감옥을 방문하는 여정으로 구성되었다. 각 방문지에서는 조별로 진행되는 미션이 있었으며, 캠프기간동안 조별로 통일영상 UCC를 제작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미션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 일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우리
캠프의 첫 발걸음은 서울에서의 탈북청소년과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어린나이에 탈북을 하여 지금은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내 나이 또래를 만나는 것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현재는 공기업에서 일하는 직업인으로서 이곳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된 그 친구는 언어적인 부분이나 외향적인 부분에서 이질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원들의 질문은 대부분 북한의 문화와 체제가 유지되는 장치가 무엇인지에 집중되었다. 많은 질문을 쏟아냈던 한 참가자는 남한의 드라마를 보며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의문을 표하였고, 그러한 정보들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체제가 유지되는 것이 단순히 지도부의 폭압 때문이라는 답변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탈북청소년과의 만남은 조원들에게 북한사회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고, 그들과 우리의 간격을 줄여주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캠프의 첫날이 지나고 우리는 연길로 향했다. 연길의 첫 인상은 1960~1970년대의 한국이었다. 낙후되어 보이는 건물들에 어딘가 어색한 한국어 간판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다보니 중국에 도착했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어느 시골마을에 도착했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중국, 러시아, 북한이 마주치는 방천의 토자비를 방문했다. 같은 땅, 같은 하늘을 품고 있었지만 각각의 다른 나라라는 점이 신기했다. 또한 작은 강 건너편 지척의 땅이 북한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더 이상 북한이 멀게만 느껴지지도 않았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중간 중간 북한의 도시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인적이 보이지 않는 유령도시 같은 곳도 있었고, 비가 오는 날씨에도 도로를 빼곡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도시도 있었다. 굳은 얼굴로 한 곳을 주시하는 군인도 볼 수 있었고, 중장비로 작업을 하는 모습, 그리고 신기한 듯 쳐다보는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까지 다양했다.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지만, 상상 속의 북한 사람들은 항상 우리와는 다른 모습으로 인지되어 왔었는데, 그러한 편견이 한 순간에 사라지는 시간이었다. 결국 그들은 일상을 살아가는 또 다른 우리네였다.
한편 백두산과 고구려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우리는 불편함을 느꼈고 분노로 주먹을 쥐었다. 산에서는 예민한 공안들의 눈치를 봐야했고, 고구려 유적지에서 미션 달성을 위해 소품을 준비한 조는 사복경찰에 의해 제지를 당해야만 했다. 우리의 역사는 버젓이 중국의 변방역사가 되어있었고, 그러한 설명이 우리말로 번역까지 되어있었다. 분단이 되어 서로를 견제하느라 우리의 뿌리는 어느새 그들의 가지로 흡수되고 있었던 것이다.
남북 분단, 우리 뿌리 중국의 가지로 만들어
캠프를 통해 얻은 많은 감정들은 조별로 주어지는 UCC 제작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UCC에 담길 주제를 정하기 위해 많은 시간 조원들은 통일이 우리에게 주는 이점에 대해 생각하고 대화할 수 있었다. 필요한 풍경을 담아내면서, 혹은 필요에 의해 콩트를 연기하면서, 그리고 잠을 못 이루며 영상을 편집하면서 통일은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너무 빡빡한 일정에 몸은 지쳐가고, 다음 일정으로의 이동을 위해 방문지의 충분한 설명이 동반되지 않은 점은 너무도 아쉬웠지만, 조원들끼리 스스로 통일에 대한 답을 찾아가게 하는 것이 캠프가 진정으로 우리에게 바랐던 모습이었을 것이다.
캠프가 끝나고 다시금 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20대는 왜 통일을 부정적으로 생각할까. 우리가 너무도 지쳐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나누던 친구도 학점 앞에, 취업 앞에 등을 돌려 경쟁을 해야 살아남는 사회에서 통일은 너무도 먼 얘기였다. 캠프를 하는 동안 많은 조원들과 얘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의 고민들이 나누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내 옆에 경쟁자가 아닌 사람이 있구나. 이러한 생각이 탈북청소년을 다시보고, 북한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은 아닐까.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일상으로 복귀한 우리는 여유를 차츰 잊어갈지 모른다. 하지만 가슴 속 어딘가에 남을 이 작은 씨앗이 조금씩 성장해가리라 믿는다. 통일미래리더캠프는 나에게 좋은 힐링캠프였다.
최찬얼 /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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