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3년 8월 1일 0

한·중정상,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내실화 합의 2013년 8월호

집중분석 | 한·중정상,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내실화 합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27~30일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① 27일 열린 확대정상회담, ② 공식환영 행사 중 의장대 사열, ③ 28일 시진핑 국가주석,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 여사와의 기념촬영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월 27~30일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① 27일 열린 확대정상회담, ② 공식환영 행사 중 의장대 사열, ③ 28일 시진핑 국가주석, 퍼스트레이디인 펑리위안 여사와의 기념촬영 Ⓒ연합뉴스

지난 6월 27~30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관계의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는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번 미래비전 공동성명은 1992년 8월 한·중수교 이후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새로운 20년을 내다보면서 양국관계를 정치·안보, 경제·통상, 인적·문화교류,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면적·다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방중으로 중국과의 사이에 만들어진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라는 배가 마침내 방향과 목적지를 정하고 항구를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방중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역대 어느 한·중정상회담보다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신(新)지도부와 신뢰구축 및 상호이해 증진을 도모함은 물론 중국의 오랜 친구(老朋友)로 다가서면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한국에 대한 우호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한·중 최고지도부 간에 북핵 불용에 대한 강력한 인식의 공감대를 구축했으며, 정상 간 소통강화 및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대화신설 등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내실화를 위한 세부이행계획에도 합의했다. 이외에도 ‘한·중 인문교류 공동위원회’를 설치하여 양국 간 인문유대 강화에 힘쓰기로 했으며, 경제 분야에서는 2015년까지 무역액 3천억달러를 달성키로 했다.

중국, 자국 중심 지역질서에 한국 편입 도모

한·중정상회담의 성과가 이처럼 풍성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 박근혜 대통령 개인에 대한 중국지도부와 중국인들의 호감과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역대 한국 대통령 가운데 중국에 대한 이해가 누구보다 깊으며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점은 중국인들의 관심을 한껏 자극하는 대목이었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의 외교 전례를 깨고 일본에 앞서 중국을 먼저 방문했으며, 당선인 시절에는 가장 먼저 중국에 특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중국으로서는 박근혜 정부가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둘째, 동아시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문제로 동남아국가들과 마찰 및 대립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본과는 ‘센카쿠(댜오위다오)’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한국과 우호관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증대되었으며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 즉, 중국은 아시아의 중견국으로 성장한 한국을 자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에 편입시키기 위해 대통령 방중에 환대로 접근한 것이다.

셋째, 중국으로서는 북한을 계속 끌어안고 가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책임대국’ 이미지에 적잖은 손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고려가 작용했다고 보겠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이른바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를 주장하고 있는데, 미국은 중국에 대해 신형대국관계 구축의 전제조건 가운데 하나로 대국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끌어안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이 책임대국 이미지는 물론 신형대국관계 구축에도 부담이 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입장변화를 내비칠 수밖에 없었다.

한미·한중 조화로운 병진 발전 추구해야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중 양국 간에 전략적 소통구조가 강화되고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은 분명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다른 한편으로 우리에게 새로운 숙제를 던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중관계의 급속한 발전은 한·미관계와 한·중관계의 ‘조화로운 병진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우리에게 외교적 지혜를 요구하는 대목이다.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지만 한국의 과도한 대중국 접근에 경계심을 가질 수 있으며, 일본은 이미 역사문제를 매개로 한 한·중 공동전선 시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당장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MD문제와 중국이 연루되어 있는 남중국해 및 센카쿠(댜오위다오) 문제 등에 있어서 언제든 원치 않는 연루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소한 미·중 양국이 동 사안들에 대한 한국의 입장표명을 직·간접으로 요구했을 때, 우리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양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의 내실화 성과로 대표되는 다양한 고위급 전략대화의 추진 역시 우리에게는 새로운 과제로 다가올 수 있다. 왜냐하면 국제정치는 힘에 기초한 현실 정치적 속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으며, 결국 상대방의 요구와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대등한 호혜·평등의 관계는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오늘날 미국과 경쟁하는 G2의 반열에 오른 중국은 한국과의 전략대화에서 자국 중심의 의제설정과 강대국 중심의 협력요구를 보다 강한 목소리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슬기롭게 대응하면서 중국의 명실상부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받고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외교력을 키워가는 것은 한국이 향후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은 그 동안 인식변화의 수준에 머물던 한·중관계를 실질적인 정책변화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씨앗’을 뿌렸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에 파종된 씨앗을 잘 가꾸고 키워나가 진정한 한·중관계의 변화를 유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몫으로 남는다고 하겠다.

박병광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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