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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 상생하는 펭귄 행성, 갈등하는 북극곰 왕국 2012년 11월호

통일한국 新성장엔진, 시베리아를 가다

상생하는 펭귄 행성, 갈등하는 북극곰 왕국

 

지구의 남쪽과 북쪽 끝에는 얼음왕국이 있다. 이들 얼음왕국은 주변을 둘러싼 거대한 바다에 의해 보호를 받고, 외지인에 대해서는 혹한의 날씨와 영구빙하로 자연적인 방어막을 형성하기도 한다.

‘펭귄 행성’이라 알려진 남극에는 이름 그대로 킹펭귄(King penguin)이 대륙을 대표하고 있다. 그러나 펭귄 이외에도 바다표범과 여름만 되면 바다표범을 잡아먹기 위해 오는 범고래도 만만하지 않은 터줏대감들이다. 북극은 ‘북극곰의 왕국’이다. 그러나 북극곰 이외에도 북극여우와 바다사자 그리고 북극하면 빼놓을 수 없는 순록이 있다.

남극조약, 대륙영유권 주장 일축 … 인류 공동유산화
남극과 북극은 지리적으로 남쪽 끝과 북쪽 끝에 위치해 있는 점 이외에도 많은 차이점이 있다. 남극은 얼음으로 덮힌 거대한 땅덩어리가 바다에 의해 둘러싸인 대륙이다. 게다가 비록 남극 육지의 대부분에 대한 주권 주장이 여러 국가들에 의해 제기되었지만, 이런 주장들은 국제적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남극조약(1959)에 의해 ‘동결’되었기 때문에 남극은 여전히 인류공동의 유산으로 남았다.

남극과 북극의 또 다른 차이점은 남극에는 상주하는 원주민이 없다는 점이며, 비록 주변국들이 대륙붕의 외측 한계에 대해 주권 주장을 하며 서로 경쟁하고 있지만, 1991년 환경보호에 대한 마드리드 프로토콜(Madrid Protocol on Environmental Protection)에 의해 광물자원의 개발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남극조약은 남극이 평화로운 목적으로만 이용되고, 과학적 연구를 촉진하는 것이 그 주된 목적이라는 사실을 보장했다. 결국 남극을 지배하는 원칙들은 남극의 거버넌스, 환경보호, 자연자원의 보존과 과학연구 등을 위한 당사국 간의 협력이다. 많은 조치와 결정들이 조약당사국들에 의해 남극지역의 해양환경을 포함한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면 북극은 어떠한가? 우선 북극은 대륙이 아니다. 북극점 주변의 빙하와 얼었다가 녹는 것을 반복하는 바다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북극해는 북극권 국가들, 연안 5개국(캐나다, 덴마크(그린란드), 노르웨이, 러시아, 미국)과 비연안 3개국(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이 연안기선으로부터 12해리까지의 영해와 최대 200해리까지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및 대륙붕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원주민이 없는 남극과는 달리 북극권에는 싸미족, 에벤크족, 에스키모족 등 약 400만명의 원주민이 전통적인 생활방식에 따라 수렵, 어로, 목축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 중 3/4은 러시아에 속해 있다. 이들은 지구온난화와 오염, 생태계의 변화, 사냥감의 소멸, 북극권 개발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1996년 오타와 선언에 의해 6개 원주민 협회를 포함하여 8개 북극권 국가들 간 토론과 협력을 위한 포럼으로서 ‘북극위원회(The Arctic Council)’가 창설되었다. 이 위원회는 국제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결정을 채택할 권한이 없다. 주요 관심사는 환경과 원주민의 이해관계를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북극위원회는 북극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기념비적인 ‘북극기후변화영향평가(ACIA)’를 발족시켜, 석유와 가스, 생물종 다양성, 항해에 대한 영향을 포함하여 지금껏 수많은 조사와 평가를 함께 추진해 오고 있다.

북극위원회, 법적구속력 없어 … 이해충돌 가능성 상존
그러나 확고한 구조, 사무국, 펀드의 부족에 더해, 북극위원회는 몇몇 본질적인 한계로부터 시험받고 있다. 첫째, 북극위원회는 환경보호와 생물종 다양성 보존을 다룰 때 가장 위협이 되는 요인 중 하나인 어업문제를 역점 사항으로 다룰 수 없다. 왜냐하면 어업문제에는 국가 간의 심각한 갈등이 있기 때문이다.

둘째, 북극위원회가 해상운송 평가를 수행하지만, 법적으로 구속력 있는 운송규정을 채택할 권한이 없다. 관련 조약의 당사국이 되는 모든 국가를 구속할 수 있는 그러한 규정은 국제해사기구(IMO)에 의해 만들어진다. 만약 북극권 국가들이 북극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해상운송 규정을 채택하고자 한다면, 그들은 국제해사기구에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셋째, 위원회는 계획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 가이드라인이 지켜지고 있는지를 결정할 이른바 ‘추진 메카니즘’과 ‘준수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북극은 인류공동의 재산으로서 과학적 연구에 헌납된 남극과 달리 항상 개별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국제적 갈등의 무대가 될 수 있다. 펭귄 행성으로부터 북극곰의 왕국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많다. 전 인류를 위한 과학연구의 중요성, 자연자원을 보존할 필요성, 마드리드 프로토콜의 환경보호 원칙들, 생태 시스템적 접근법 등이 그것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해빙과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고 자원에 대한 연안국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북극의 해양환경도 위기다. 생태계도 위기상황에 이르렀고, 원주민들의 생활은 위협받고 있다.

이제는 북극에서도 인류공동의 관심사인 해양환경 문제를 다룰 완전한 국제기구의 창설이나 지역 해양협정의 체결을 통해 북극해의 해양 거버넌스를 강화할 시점이다. 조만간 북극곰의 왕국에서도 펭귄 행성의 남극조약처럼 북극조약이 출현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배규성 / 배재대 한국-시베리아 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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