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2년 11월 1일

기획 | “정치적 부침 없었다면 투자금 상환 문제 없었겠죠”ㅣ한재권 (사)개성공단기업협회장 2012년 11월호

기획 | 개성공업지구 10년 … 어제와 오늘

“정치적 부침 없었다면 투자금 상환 문제 없었겠죠”ㅣ한재권 (사)개성공단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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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단법인 개성공단기업협회를 이끌고 계십니다. 협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개성공단기업협회(이하 협회)는 2004년 개성공단 진출 시 개성공업지구법에 근거하여 처음에는 기업대표들이 모여 기업들의 입주지원과 현안사항들을 협의하다가 개성공단이 확대 발전되면서 그 필요성에 의해 2006년에 통일부로부터 정식으로 사단법인 설립인가를 받은 단체입니다.

협회의 회원업체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유관기관 등 128개사의 대표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주요활동으로는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대정부 건의를 통한 기업애로 해결, 개성공단 생산제품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한 바이어 연결, 전시회 참가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죠. 또한 어려움에 처한 북한동포를 돕기 위하여 분유 지원, 수해 지원 등 각종 지원활동을 통해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이익의 일부를 다시 환원해주는 사회적 기업의 활동도 추진한 바 있습니다.

[Q] 개성공업지구가 착공된 지 햇수로 10년입니다. 초기의 모습을 되돌아보면 어떤 감회가 드십니까?
[A] 개성공단 초기에는 정말 먼지만 풀풀 날리는 허허벌판이었죠. 시범단지가 들어서고, 차차 기반시설이 지어지면서 제법 공단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것을 볼 때 상전벽해의 변화를 실감했습니다. 초기에 전기가 없어 각 공장마다 발전기를 돌려 제품을 생산하고, 주재원들이 컨테이너에서 잠을 청하면서 공단을 안정화시킨 것 등 여러 가지가 생각나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참 뿌듯한 기분이 드네요.

[Q] 개성공단 사업 초기에 북측 노동자들과 함께 작업하며 불편한 점은?
[A] 처음에는 60년이라는 단절 속에서 북측 노동자들이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었죠. 서로 업무상 얘기를 하더라도 이질감이 느껴지는 걸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기업대표’라는 직위는 더욱더 북측 노동자들과의 신뢰구축을 힘들게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먼저 말을 걸어도 뭐 쳐다보듯이 호의를 뿌리치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지나 그들이 먼저 말도 걸기도 하고, 적극적인 요구도 하고, 농담도 받아 줍니다.

처음과는 달리 저도 현재는 진정으로 개성공장 근로자들을 저 스스로 책임져야 할 직원으로서 대하는 느낌을 받게 되었죠. 제가 느낀 그들은 소박하고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체제상 다른 점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그들의 밑바탕에 깔린 순수함이 우리 어린 시절의 추억처럼 정말로 정감스럽습니다. 점심시간에 후딱 식사를 해치우고, 깔깔대며 배구를 합니다. 10여 명씩 편을 갈라 네트를 사이에 두고 거의 모든 직원들이 나와서 서로 응원도 하면서 그렇게 지내요.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니 정말로 작은 것에도 만족할 줄 알고 삶을 즐기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죠.

[Q] 업무 숙련도나 생산성 측면에서 북측 노동자들의 능력을 평가하자면?
[A] 초기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기업들이 요구했던 20대의 여성 근로자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아직 젊고 기술 습득력이 좋았던 인원들을 교육시키면서 생산성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체제가 다름으로써 발생하는 제약조건도 존재했지만,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장점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확실히 다른 해외공단에 비해서 생산성 향상속도는 만족스러울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인력수급 문제로 인해 40~50대의 남성 근로자들로까지 인력수급이 이루어지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생산성은 정체되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임금은 올라가는데 생산성은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이 문제를 타개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자체적으로 적극적인 교육과 효율적인 노무관리를 통해 노력해야겠지만 남북 측 정부의 인력수급 문제 해결노력도 병행되어야 하겠습니다.

[Q] 경영환경 측면에서 봤을 때 개성공단의 유·불리점?
[A] 경쟁력 있는 노동력과 그에 대비한 노무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다른 해외 경쟁지역에 비해 당일 물류권, 같은 언어를 사용하여 기술전수 및 생산관리 용이 등의 장점이 있죠. 물론 여러 가지 제약조건도 있지만 가장 큰 장점들을 잘 활용한다면 개성공단은 경쟁력을 갖춘 공단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 생각해요.

하지만 부족한 북측근로자 수급 문제, 미약한 각종 규정 및 인프라, 정치적인 영향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문제, FTA와 관련하여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 등의 제약으로 인한 수출 판로 제약 등 불리한 점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남과 북이 잘 협의하여 해결된다면 개성공단은 그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봐요. 1조 달러 수출달성을 이룬 대한민국 경제에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결합할 수만 있다면 국가경제에도 일정부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최근 개성공단 입주업체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A] 개성공단은 정치적 이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어요. 각 기업이 처해 있는 경영상황이 상이하고, 이를 일반화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북측의 12·1조치와 통행차단조치, 우리 정부의 5·24조치로 인한 남북경색 상황으로 인해 대형 바이어들의 주문이 단기적인 소량의 주문으로 변화되거나 주문 자체가 줄어든 상황입니다.

또한 인력수급 문제와 투자제한 조치로 생산성을 끌어올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했고요. 계획대로 개성공단이 정치적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성장했다면, 기업들은 투자금 상환에도 문제가 없었을 겁니다. 현재 일부 기업들은 투자금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것이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져 금리상승과 대출금 상환압력으로 모기업까지 자금사정면에서 악화일로를 겪는 기업들도 존재해요.

특히 인력수급 문제 등 각종 구조적인 문제와 겹쳐 있는 기업들은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태조사를 통해 갚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들은 투자금 상환유예와 운영자금 지원, 정부의 보증 및 남북협력지금 대환을 통한 이자부담을 경감해 준다면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Q] 개성공단과 관련한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
[A] 현재 완성이 안 된 개성공단사업 정책을 제가 평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만, 당부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개성공단 관련 정책은 북측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물론 우리 정부만 해당되는 정책도 존재하지만, 각종 기업의 애로사항은 거의 전부가 북측과의 협의를 필요로 합니다.

인력수급 문제, 3통 문제 또한 요즘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세금세칙관련 문제도 그렇죠. 정치적인 문제와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남북 간 신뢰를 바탕으로 협의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 남북관계 경색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갚을 능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 투자금 상환유예와 운영자금 지원, 정부의 보증 및 남북협력지금 대환을 통한 이자부담 경감 등 실질적으로 기업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을 시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Q] 향후 계획?
[A]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개성공단의 발전을 위해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당국과 기관에 적극적으로 개진하려고 합니다. 또한 기업 간 적극적인 업무협조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후발기업들도 빨리 안정화시키기 위한 교육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개성공단이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현재 진출기업들은 내수위주의 주문자위탁생산(OEM) 기업들이 대부분이죠.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우리 정부에서도 적극 노력하여 한·EU, 한·미 FTA 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으로 수출판로를 확대시켜 준다면, 개성공단을 본래의 목표대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공단으로 발전시켜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협회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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