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1월 1일

특집 | 한, 위협행동 지속…전술적 유화공세도 강화 2011년 1월호

<편집자주>

신묘(辛卯)년 벽두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어둡고 춥다. 우선 남북 간에 서해발(發) 포연이 걷히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자신들이 저질렀던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해 사과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은 오히려 우라늄농축과 같은 소위 핵억제력 강화에 기대어 유관국에 협상을 ‘강요’하고 있다. 북한 스스로 변화할 가능성이 없다고 선언한 우리 정부도 북한 정권과 군을 적으로 규정하고 국민들의 안보의식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통일에 대한 실질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단 남북 모두 현재와 같은 군사적 대치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에서도 미국과 중국 간의 대치가 쉽사리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이 표면적으로는 화해와 협력 분위기로 전환된다고 해도, 굴기(起)하는 중국을 둘러싼 대결구도는 상당기간 대결구조를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국의 해양권익을 강화하고 핵심적인 이익을 보호한다며 군사력 증강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과 이에 대해 한·미, 미·일 동맹과 한·일협력 그리고 호주까지 가세하는 전통적 동맹의 강조로 맞서고 있는 미국이 동아시아와 국제질서 재편을 위한 힘겨루기를 지속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봄을 재촉할 수 있는 계기도 있다. 지난해 12월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데 이어, 올해 1월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하여 양국 간 군사대화가 재개되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여 양국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미국과 중국의 구조적 대결양상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으로는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계기가 존재한다. 2011년 한반도에서 포연이 걷힐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특집 | 2011년 한반도 포연 걷히나?

한, 위협행동 지속…전술적 유화공세도 강화

박형중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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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1월 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장을 현지지도 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연합뉴스

영화에 비유하자면, 2011년도 북한의 대내외 행보는 2010년에 보여준 서막들의 속편을 전개할 것이다. 북한은 2010년 네 가지의 서막을 보여주었다. 후계자 문제, 중국과의 관계 강화 문제, 한국에 대한 대담한 공격, 우라늄농축 시설 공개 등이다.

첫째, 대내 정치의 핵심 화두는 후계체제 추진이 될 것이다. 2010년 9월 김정은은 사실상 공식 후계자로 등장했다. 2011년 김정은은 자신의 존재감을 보다 확실하게 각인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내 정책에서 북한당국은 그 어느 때 보다도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즉 김정은의 직책상 권위 고양, 김정은 후계의 정당성 선전, 김정은에 대한 충성 표현 대중운동, 김정은 주도로 기강잡기와 선택적 시혜 정책 등이다.

사람들은 현재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정은의 다음 직책이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해 무엇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다. 예상되는 것으로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정치국 상임위원이 유력하고, 또는 총정치국장이 거론되기도 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2010년 중앙당이 직제와 인원을 정비하였는데 2011년에 실제로 가동하는 움직임을 보이는지의 여부다.

또한 지방당 조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는가이다. 후계체제 진전과 함께 인적 재편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며, 김정은이 존재를 보다 확실히 부각함에 따라 후계체제에 대한 북한내부의 호응과 저항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날 것인데 이에 대한 동향도 주목해야 한다.

또 한 가지 관심의 초점은 북한이 내부 경제에 대해 어떠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가이다. 화폐개혁 이후 두 가지 동향이 동시에 나타났다. 한편에서는 시장에 대해 허용적 태도를 취했지만 다른 편에서는 매우 보수적 입장의 인민경제계획법 등을 발표했다. 2011년에는 어느 쪽으로 경도할 것인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0년 보여준 서막들의 속편 전개

한편 2010년 북한과 중국과의 경협에 대해서 여러 동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경제관계가 확대되자면, 특히 북한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과연 북한이 2011년 이 숙제를 얼마나 풀 것인가에 북·중 경협의 수준이 달려있다. 일단 나진·선봉 쪽이 신의주 쪽보다는 활발한 동향을 보여주었고 2011년에도 계속 그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대외정책에서 북한은 위협 행동을 계속하면서도 아무래도 유화공세를 대대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 우라늄 농축능력 과시와 같은 대담한 도발,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북한은 대체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 핵심은 남북 간에 전쟁발발 위험 상황을 도발하고 동북아 전체에 불안을 강화함으로써 북한문제가 위험한 화약고 중의 하나라는 것을 세계에 각인시켰으며, 아울러 무모함과 대담성 과시를 통해 협상입지를 높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미·중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동북아 주변국 간에 갈등을 강화시킴으로써 중국을 북한에 속박하는 효과도 거두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습행동을 통해 한국의 구조적 취약점을 활용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했고, 한국 정부가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에 실패하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한국 국민과 주변국이 관찰하도록 했다.

2011년 북한이 전술적 유화공세를 대대적으로 강화하는 목적은 2010년 대외 공세의 전과를 공고히 다지면서 상대국들 내부의 자중지란을 강화시키며 상대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조장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11년부터는 정치의 계절에 들어선다. 내부 논쟁이 격화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도 2010년과 같은 사태 발전에 부담을 느끼는 목소리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각국 간에 무엇인가 문제를 새롭게 풀어보려고 하는 동향이 강화될 수 있다.

이 시기를 노리고 북한은 전술적 유화공세를 강화할 수 있다. 이는 북한은 언제든지 필요에 따라 강경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강경조치를 주춤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여러 인사를 초청하여 자신의 입장을 선전하고 한국과 미국의 속내를 떠보는 행보를 강화할 것이다.

북한은 한국에 대해 이산가족상봉사업 재개를 제안하면서 한국 정부의 요구 사항인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에 대해 보다 전향적 태도를 취할 수 있다. 또한 서해상의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과거의 제안들을 다시 꺼내 들 수 있다. 또는 한국에는 언제든지 수요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상회담 개최 문제 등을 이면에서 제기할 수 있다.

북한은 미국과는 유해 송환 문제, 또는 2008년 중단된 인도적 식량지원 재개 문제, 비핵 협상 재개를 위한 미·북 직접접촉 제시, 한반도 안보 문제 관리를 위한 미국과 직접 접촉 제기 등을 시도할 수 있다.

김정은 다음 직책 무엇일지 주목

이 모든 행동의 초점은 ‘내가 이렇게 웃고 나올 때 내 말을 들어라, 아니면 또 판을 깰 것이다. 어디 또 한 번 견뎌 볼래’라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즉 핵문제를 비롯하여 안보 경제 문제를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풀어주지 않으면 주변국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북한의 대담한 도발이 발생시키는 불안정성, 불안감, 그리고 상호불화를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빨리 내 주장을 반영해서 문제를 풀라는 것이다. 여기서 북한당국이 무엇을 얼마나 성취하는가에 따라 김정은 후계 체제의 성패도 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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