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글로벌 코리아의 통일정책 2011년 1월호
시론
글로벌 코리아의 통일정책
분단 65년이 되면서 통일의 의미도, 그리고 정책추진 환경도 많이 변하였다. 이제 새로운 시각에서 통일정책을 재점검 해볼 때가 되었다. 분단 초기에는 통일이란 ‘분단 이전 상태로의 회귀(回歸)’였다. 그때는 통일의 의미에 대해서는 온 국민이 다른 견해를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오랜 세월 속에서 분단 이후 출생한 인구가 전체의 90%를 넘어서게 되면서 통일의 의미는 그렇게 간단히 정의할 수 없게 되었다. 통일은 이제 미래의 어떤 시점에서 우리가 이루어내야 할 창조의 대상이 된 것이다.
통일, 미래 글로벌 코리아 과제
통일은 이제 과거로 되돌아가는 작업이 아니라 미래에 우리가 이루어 나갈 글로벌 코리아(Global Korea)의 하나의 과제로 되었다. 어떤 통일을 추구해야 할까 하는 것은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글로벌 코리아의 모습과 직접 연관시켜 그려 나가야 한다.
글로벌 코리아의 비전은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 더 번영한 잘 사는 한국(prosperous Korea)의 건설, ② 더 성숙된 민주주의국가(democratic Korea) 건설, ③ 강하고 자주적인 국가(strong independent Korea) 건설, ④ 통일된 한국(unified Korea) 성취 등으로 4가지 글로벌 코리아의 비전은 현재의 평균적인 한국 국민이 모두 합의하는 꿈의 내용이다.
통일은 글로벌 코리아가 갖추어야 할 하나의 조건이지 다른 모든 가치를 초월하는 가치가 아니다. 이 뜻은 통일이 앞의 3가지 조건을 희생하면서 추구해야 할 초월적 가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통일 과업의 위상을 위와 같이 상대화 한다면 통일정책도 달라져야 한다. 적어도 통일지상주의는 버려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누리고 있거나 누리게 될 가치를 북한 동포도 함께 누리게 하는 것을 통일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북한 주민도 ‘인간 존엄성이 보장되는 자유’와 풍요를 함께 누리게 하자는 것이 통일의 궁극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전체주의 전제주의를 이념으로 하는 단일 국가가 되는 것을 통일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위와 같은 생각에서 한국 정부가 다듬어낸 통일정책이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다. 우선 현재의 남북한 대결 상황을 종식시키고 남북한 관계를 안정된 공존상태로 제도화하여야 한다. 남북한 간의 협의와 합의는 이러한 안정된 공존체제가 마련되어야 이루어진다.
독일의 통일에서도 1972년 ‘동서독 기본합의서’를 체결하여 이러한 기초를 마련하였다. 한국도 북한과의 오랜 협상 끝에 1991년 12월 13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하였다. 다만 독일은 동독이 그 합의를 존중하고 제2단계인 교류협력의 길로 들어섰으나 한국에서는 북한이 협정을 존중하지 않고 핵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는 등 공존체제 출현을 방해하여 아직까지도 ‘안정화된 공존체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한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의 제2단계는 남북한 간의 교류협력을 제도화하여 나가는 것이다. 통신, 통행, 통상 등의 3통을 비롯하여 대북 투자, 대북 경제원조 등 다양한 협력을 제도화하여 이질화된 남북한 사회 간의 동질화를 촉진하여 체제 상응성(system compatibility)을 높여 가는 것이 제2단계의 과업이다. 이 단계에서 남북한 간의 경제공동체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통일된 통일 인식이 정책추진 동력
마지막 단계가 하나의 정치 단위로 남북한의 현존 국가를 통합해가는 단계가 될 것이다. 한민족 사회가 하나의 정치공동체로 발전되어 가면 통일은 완성된다.
위와 같은 한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은 1989년 정부 정책으로 공식화된 이후 지금까지도 한국의 통일정책 방안의 기본 틀이 되고 있다.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다시 강조한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의 정책 구상도 이 통일 방안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은, 도식화한다면, 2국양제(二國兩制)의 현실을 존중하면서 남북한 체제를 같게 하는 2국1제(二國一制)의 단계를 거쳐 1국1제(一國一制)의 통일국가로 가는 방안이다.
통일의 주체는 주권자인 국민이다. 국민들의 통일 의지가 통일의 관건이다. 그리고 국민의 통일 의지는 통일 문제에 대한 바른 인식에서 형성된다. 국민이 하나로 통일된 통일 인식을 가지게 되면 통일정책의 추동력이 생긴다.
현재 한국 국민들은 통일 문제에 관하여 첨예하게 대립되는 두 개의 집단으로 나뉘어 있다. 이른바 ‘남남갈등’이다. ‘남남갈등’은 북한에 대한 지식과 북한 동포에 대한 동포애의 차이, 그리고 글로벌 코리아의 비전에 대한 상이한 생각 등에서 생겨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에 대한 인식 차이이다. 한 학자는 남남갈등이란 “북한을 바로 아는 사람과 잘못 알고 있는 사람 간의 다툼”이라고 간단히 정리하였다. 옳은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국민들이 북한에 대한 바른 인식, 그리고 통일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국민들의 통일 인식을 통일시켜 나갈 수 있을까? 교육 밖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 통일교육은 그런 뜻에서 바른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인들의 사명은 시대흐름을 바로 이해하여 이것을 공동체 구성원에게 정확하게 전파하는 것이다. 통일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가르치는 데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상우 / 통일교육위원 중앙협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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