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2월 1일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북한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바꾸다 2011년 2월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2

북한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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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원의 제약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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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종합품질관리실, ‘정성 의학종합센터’ 직원들이 약품 분석기기의 사용법에 대한 남측 기술자의 설명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

 

먼 옛날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평양시 서남부의 낙랑구역, 대동강을 가로지르는 충성의 다리를 지나 개성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오른편에 ‘정성의학종합쎈터’가 있다.

이곳 ‘정성의학종합쎈터’(이하 쎈터)는 지난 2002년 이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하 우리민족)이 꾸준히 지원, 지금은 수액약품공장과 알약품공장, 종합품질관리실 등을 갖춘 종합적인 제약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병원 자체 제조 수액제로 의료사고 빈발

쎈터와 우리민족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이전까지 주로 국내의 완제의약품을 북측에 지원해온 남측의 민간단체들은 2002년부터는 중국산 알약품 생산설비를 북측에 제공하면서 지원의 범위를 넓혀왔다. 우리민족은 이후 북측과의 협의를 통해 쎈터에 수액약품공장을 건설키로 결정했다.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을 거친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로 그동안 자랑하던 무상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였다. 보건의료 분야가 한 국가의 건강과 복지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부문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경제관리의 불합리성과 이로 인한 경제난의 지속으로 보건의료 부문이 매우 취약해진 상태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는 주민들의 질병 예방과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의 절대 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 특히 아동들이 사망하는 가장 큰 질병이 호흡기 질환과 설사병으로 조사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해졌다.

수액제(링거액)는 극심한 탈수 증상에 시달리는 수인성 전염병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약품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한 곳도 없는 실정이었다. 북한에서는 이에 따라 대부분의 병원에서 증류수에 각종 첨가물을 섞어 수액제를 만들어 썼는데, 이로 인한 의료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소독 시설이 충분치 않은 병원에서는 하루에 필요한 수액제를 충분히 만들지 못하고 몇 번에 나누어 만드는가 하면, 소독이 제대로 되었나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서 제조한 수액을 토끼에 주사하고,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 환자에게 주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액약품공장 건설은 북한의 보건의료 분야 지원에서 매우 필요한 일이었다.

북한 최초로 국제표준 규범 적용

국민보건의료(national health care)의 목표는 국민 누구나 필요할 때 국가 또는 사회가 양질의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의료를 균등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의 개발이 중요하다. 이들 보건의료자원에는 보건의료 인력과 보건의료 시설, 보건의료 장비 및 물자, 보건의료 지식 및 기술 등이 포함된다.

우리민족이 쎈터에 수액약품공장을 건설하기로 한 것은 이처럼 북한의 보건의료자원을 개발하고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2003년에 착공한 정성수액약품공장 건설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 2005년 6월에 완공됐다.

2003년의 사스(SARS) 여파, 2004년의 남북관계 냉각 등으로 건설 공정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이 사업은 남과 북의 많은 협조 속에서 진행되었다. 남측의 제약 관련 기술자들이 공장 건설을 위해 수시로 평양을 방문했으며 중국에서 구입한 장비 설치를 위해서는 중국인 기술자들이 6개월 이상 현장에 상주하면서 공사를 해 나갔다.

수액약품공장 건설에 있어 한 가지 유의해야할 점은 공장 건설에 우수의약품 제조 관리에 대한 국제적 표준인 GMP 규정을 적용토록 한 것이다. 평양제약공장 등 북한에 대규모 제약공장들이 있지만 이들 공장들은 대부분 196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미 모든 설비와 기계들이 낡아 국제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안전한 약품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었다.

GMP에 대한 개념이 없는 북한에서 GMP 규정을 적용한 약품 제조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민족은 공장 건설 초기부터 공장을 운영할 쎈터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조했다.

GMP에 대한 쎈터 직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04년 이들과 함께 중국내 GMP 제약공장들을 시찰하는 한편 남측의 유명 제약회사 출신 전문가가 평양 현지에 약 한 달 동안 상주하면서 쎈터 직원들에게 GMP에 대한 기초 개념과 제약 지식을 교육하기도 했다.

이들 교육에 대한 쎈터 직원들의 열의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들은 제약분야의 해외 동향에 큰 관심을 표명하면서 중국 등 해외에서의 연수를 적극 제기, 실제로 2009년에는 약 10여명의 쎈터 직원들이 25일 동안 중국에서 품질관리 교육을 받기도 했다.

2005년 GMP 규정을 적용한 수액약품공장이 건설되자 북한 당국도 GMP 규정을 준수한 의약품 생산 기준을 마련했다. 2006년 북한 당국은 국가품질감독국 국가규격제정연구소 명의로 “의약품생산 및 품질관리기준(Good Manufacturing Practices for Drugs)”이라는 소책자를 편찬했는데, 이 작업에 ‘정성의학종합쎈터’의 기술 인력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것이 쎈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05년 수액약품공장을 준공한 우리민족과 쎈터측은 곧이어 알약품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하지만 알약품공장 건설은 지속적인 원료의약품 지원이 있어야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원료의약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경화가 부족한 북한으로서는 원료의약품을 조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민족은 쎈터측의 원활한 원료의약품 조달을 위해 남북 간의 경제협력을 주선했다. 쎈터측이 남측과의 경협으로 이윤을 얻고 그 이윤을 공장 운영에 필요한 원료의약품 구입에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토록 한 것이다. 쎈터 관계자들은 경협에서 나오는 수익이 수액 및 알약품공장 가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경협 이윤으로 원료의약품 수입

2003년에 시작, 2006년까지 진행된 우리민족의 북한 제약공장 지원사업이 제약생산시설 확충 및 관련 기술 전수에 중점을 두었다면 2007년부터는 생산약품의 품질 개선과 관리 역량 제고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9월에는 쎈터 내에 종합품질관리실을 준공하고 계속해서 동물실험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북한 제약공장 지원사업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쎈터가 종합적인 제약공장으로 탈바꿈해서 북한의 굳건한 보건의료자원의 하나로 기능하기를 기원한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품질이 고도화된 우수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한 여러 요건을 구체화한 것으로, 원료의 입고에서부터 출고에 이르기까지 품질관리의 전반에서 지켜야 할 규범이다. 현대화·자동화된 제조시설과 엄격한 공정관리로 의약품 제조공정상 발생할 수 있는 인위적인 착오를 없애고 오염을 최소화함으로써 안정성이 높은 고품질의 의약품을 제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엔 국제적으로 CGMP(Current GMP)를 적용, 그 기준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손종도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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