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2월 1일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 인도, 중국 독주 막을 다크호스 2011년 2월호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2

인도, 중국 독주 막을 다크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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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베트남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G20 회원국인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와 만나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경제를 말하면서 이제는 인도를 빼놓을 수 없게 되었다. 2003년부터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8%대로 중국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세계 각국이 성장률을 하향조정하는 가운데서도 2010년 인도경제는 9% 가깝게 성장하였다.

경제의 규모는 세계 12위지만, 구매력 기준으로는 세계 4위다. 곧 인도가 중국의 성장률을 앞설 것이라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와 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이 앞 다투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빠른 성장을 거듭한다면 인도가 20년쯤 후에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 강국이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이제 인도는 느림보 코끼리가 아니라, 달리는 벵갈 호랑이가 되고 있다.

근대 이전의 인도는 인도를 식민지로 삼았던 영국보다도 훨씬 잘 사는 나라였다. 1600년 인도는 세계 총생산의 23%를 차지하였고, 18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제조업생산의 25%를 차지하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문명의 발상지이며, 천문학과 수학이 매우 발달하여 인류 최초로 영(0)의 개념과 무한대, 아라비아숫자를 발견하였고, 십진법을 사용하고 원주율을 계산하며 지동설과 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기도 했다.

20년 후 중국·미국 이어 3위 경제대국

그러나 1859년 세포이항쟁이 실패하면서 영국 식민지로 전락하고, 100년이 흐르자 인도는 지독하게 못사는 나라가 되었다. 못 먹어도 행복지수는 세계 1위라고 하니, 과연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나라이기도 했다.

1947년 독립한 인도는 시장을 꽁꽁 닫아두고 모든 것을 나라가 계획하고 관리하는 사회주의적 경제체제를 고집하면서 한동안은 악명높은 ‘힌두성장률’인 3% 내외의 성장에 머물렀다.

그러나 1991년 경제개혁을 하고, 2000년대 들어 IT산업을 필두로 한 서비스산업이 10%대 성장을 계속하면서 인도 경제는 다시 날개를 달게 되었다. 1991년 경제개혁의 주역인 만모한 싱 전(前) 재무장관이 현재 인도 최고의 통치권자인 총리가 되어 경제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한 고속도로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상관없이 인도 경제가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민간소비 중심의 경제구조에 있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의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대신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하는 민간 주도형 경제다. 젊은 중산층이 주도하는 인도 민간소비는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12억명의 인구 중 중산층이 3억명을 넘는다. 핸드폰 가입자 수는 6억명을 넘었다. 인구의 절반을 넘는 25세 이하 청년들은 영어를 할 줄 알고, 충분한 교육을 받았으며, 성공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 이들이 인도를 이끌고 나갈 미래의 주역인 것이다.

민간소비 중심 경제구조 … 글로벌 위기에서 비켜서

또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한 민간기업들도 인도 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 ‘타타’, ‘릴라이언스’, ‘인포시스’ 등 <포춘>지 선정 전 세계 상위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인도 기업만 5개다. 상위 500대 기업 중 80%에 해당하는 400여 개 기업이 인도에 지사를 보유하거나 아웃소싱을 의뢰하고 있다.

이처럼 인도 경제가 질주하면서 최근에는 갈 곳을 정하지 못하던 해외자본이 인도의 금융시장에 집중적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2010년 12월 뭄바이 센섹스 지수는 연초대비 25% 상승하고, 인도 통화인 루피화의 가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인도 금융시장은 20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탄탄해지는 양상이다.

물론 빠른 성장이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지는 못한다. 고소득층이 늘어나면서 빈부 격차가 오히려 벌어졌다. 전문기술을 가진 사람들의 월급이 몇 년새 두 세 배로 뛰는 중에도 인도 인구의 2/3에 달하는 농촌인구에게 온 기회는 많지 않았다.

과거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던 시절의 유물도 아직 남아있다. 은행을 비롯한 국영기업의 비효율성, 관료주의, 각종 국가보조금 등은 인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해묵은 숙제다. 수도, 전기, 도로 등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은 다음 단계 도약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지만 그보다 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나라가 인도다. 최근 부쩍 신장된 인도의 국력을 이용하여 중국의 독주를 막으려고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 강대국 정상들의 인도 방문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인도와의 협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경제가 중국을 가운데 두고 빠르게 재편되는 중에 유일하게 레이스에서 비등한 경주를 펼치고 있는 다크호스가 바로 인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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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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