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초점 | 군(軍), 행정부대 탈피…전투형 야전부대로 거듭난다 2011년 2월호
시사초점
군(軍), 행정부대 탈피…전투형 야전부대로 거듭난다
김관진 국방장관 부임 이후 육·해·공군에‘전투형 부대’육성 바람이 불고 있다. 군대가 적과의 전투를 위해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무슨 전투형 군대라고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창군 60년이 넘는 우리 군이 지금 전투형 군대를 부르짖고 있는 것은 적과 싸움을 하는 군대로서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반증하는 것이다.
작년 12월 7일 김관진 장관 취임 사흘 만에 소집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는 전투형 야전부대 육성이라는 지휘지침이 하달됐다. 김 장관이 직접 투박하게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화면에는 부대관리형 행정부대에서 과감히 탈피해 당장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전투형 야전부대를 육성해달라는 지휘지침이 담겨 있었다.
특히 ‘임무형 지휘’를 정착시켜 부하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부여하고, 부대운용을 단순화하며, 상급부대의 지시를 과감히 줄이도록 했다.
임무형 지휘란 지휘관이 명확한 의도와 임무를 제시하고 필요한 자원과 수단을 제공하면 부하가 이를 기초로 자율적·창의적·적극적으로 임무수행 방법을 찾아 완수하는 것을 말한다. 지휘관은 부하의 개인능력과 성숙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도, 감독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김관진 장관은 이런 지시를 내리면서 ‘우리 군은 평시 군대의 특징인 전시 환경을 망각하고 무사안일주의가 만연했으며 전투임무보다 서류작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행정군대의 상징인 보고서와 검열, 시범, 불필요한 행정지시로부터 과감히 탈피해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형 부대로 거듭나자는 것이 김관진 장관의 지휘지침이자 전투형 군대 육성의 핵심 키워드인 것이다. 전투형 군대 육성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싸울 수 있도록 장병을 훈련시키고, 행정업무를 과감하게 줄인다는 데 있다.
부대운용 단순화 … 상부지시 줄여
먼저, 육군은 전사(戰士) 기질이 충만한 신병 훈련을 비롯한 전투와 전술 전문가로서의 정예간부 육성, 자격화에 기초한 실전적 훈련, 생산적인 군 복무여건 확대 방안 등을 추진키로 했다.
해군은 강한 정신무장을 위해 ‘참전사’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반기 1회, 계급별 1명의 ‘참전사’를 선정해 특전을 부여하는 등 전투기량 우수자를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장교 ‘임관종합평가’ 제도를 신설해 장교의 자격을 평가하고 부사관 능력 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다.
간부에 대한 ‘측정식 합격제’를 시행하고, 전비우수부대 및 포술우수함 등 전투우수부대 선발제도를 활성화한다. 전 전투부대가 상황별 개인 임무수행 반복 훈련을 1일 2시간 실시하고, 출동 전 임전태세 점검 시 종합 전투수행 능력을 평가하기로 했다.
공군은 자위권 차원의 공세적인 즉각대응태세 확립을 위해 평시 비상대기 전력을 강화하고, 적 도발 유형에 따른 대응계획을 보완할 예정이다.
전 장병이 확고한 대적관을 확립하고 필승의 결의를 신념화할 수 있도록 ‘동계 집중정훈교육’을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현장 지휘관 주관으로 전투훈련과 연계한 정훈교육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달부터 ‘공군개혁 TF’를 신설·운영하면서 주기적으로 추진 실적을 분석· 평가하기로 했다.
대대급 이하 행정업무 50% 이상 감축
다음으로 행정업무를 줄여 오로지 전투를 위한 군대로 육성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육군은 대대급 이하 부대의 행정업무를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부대운영의 자율성을 파격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상급부대의 검열·평가·지도방문을 절반으로 줄이고, 사고예방 및 부대관리 관련 업무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이다.
병사 신상면담을 현재 하루 6~7명에서 2명 내외로, 인성검사는 연 10회에서 2~3회로 각각 줄이며, 현역복무부적합자는 조기에 처리하기로 원칙을 정했다. 대대급의 행정서류는 59건에서 26건으로 축소하고, 행정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재 활용 중인 40개의 소프트웨어를 16개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해군도 최근 전 예하부대에 ‘전대·연대급 이하 제대 행정간소화 종합계획’을 하달했다. 특히 최전방에서 ‘5분 전투대기 부대’ 임무를 수행하는 고속정 등 전대급 이하 전투부대의 행정업무 103건 중 61건을 폐지해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당직명령철 등 3건은 전산화했고, 수당 관련 업무와 피복·부식·수리 관련 청구업무는 전대 본부에서 직접 처리해 전투함정의 행정소요가 줄어들게 했다.
전입 신병에게 지급하는 고속정 피복도 인사명령을 근거로 함대사령부에서 처리하고, 수리부속품도 군수전대에서 받을 필요 없이 전대 보급장이 함정에 바로 지급하게 했다.
공군도 행정간소화의 일환으로 보고서 작성을 최소화하고 구두, 전화, 문자메시지, 인트라넷, 이메일 등을 활용한 보고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출근하고 나서 퇴근할 때까지 인트라넷의 실시간 메신저의 실행 상태를 유지, 이를 통해 상급자에게 보고하고 지침도 수령하도록 했다. 특히 다수인원(6~7명)이 동시에 대화할 수 있는 온라인 부서회의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예하부대에 하달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각 군의 전투형 군대 육성 계획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보완할 것을 도출해 재차 지침을 하달할 계획이며, 이런 노력을 통해 우리 군을‘행정·관리형 군대’에서 ‘전투형 군대’로 조기에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김귀근 / <연합뉴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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