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2월 1일

기획 | 대중 : 새로운 밀월관계 구체화될 듯 2011년 2월호

기획 | 2011년 북한 정세 읽기

대중 : 새로운 밀월관계 구체화될 듯

조봉현 /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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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북한 경제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북한 경제는 갈수록 궁핍해지고 있다. 경제회생 없이는 김정은 3대 세습 작업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올해 신년공동사설의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 향상과 강성대국 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는 제목이 시사하는 것처럼 북한은 경제난 해결이 절대적 과업이다.

그런데 지금의 북한은 재원이 바닥났다. 자력갱생으로는 경제문제 해결이 도저히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으로서는 기댈 곳이 중국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북·중 경제협력 관계에 특이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5월과 8월 김정일 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 이후 일련의 흐름들을 보면, 양국 간 경제관계에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중 교역규모는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10년 1~11월 북·중 교역액이 30억6,124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북한의 대중 수출은 전년보다 43%나 늘어난 10억5,000만 달러로 사상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입도 20억1,625만 달러로 28%나 늘었다. 북·중 교역은 하반기에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남북교역을 뺀 북한의 순수 대외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를 훨씬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북·중 교역규모 사상최대치 경신

연초부터 북한과 중국은 두만강과 압록강 접경지대에서 보란 듯이 교역을 가시화하고 있다. 단둥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에는 물자를 나르는 차량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두만강변 도문교와 원정교에는 보따리 상인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북한으로 들어가는 물자는 곡물, 의류, 식품, 건설자재 등이고, 중국으로 실려 오는 것은 수산물, 철광석, 석탄이 대부분이다.

세계적인 제조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은 제조업 분야에서도 북한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평양, 남포, 신의주, 나선 등 북한 곳곳에서 의류, 수산물, 식품가공, 전자조립 분야 등을 중심으로 임가공사업이 한창이다.

문제는 남북경협이 뒷걸음치는 사이 남쪽에서 투자한 임가공 공장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라는 속담처럼, 20년 넘게 이뤄져 왔던 남북 경협사업이 중국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북한 유통시장의 중국 장악은 절대적이다. 평양 상품유통의 거의 80%는 중국산이다. 북한의 백화점이나 상점마다 옷, 식품, 전자제품 등 온갖 중국 상품을 쉽게 볼 수 있다. 김일성광장지하쇼핑센터도 조만간 중국 손으로 넘어 간다고 한다. 건설 자재는 대부분 중국에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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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조·중(북·중)압록강다리 착공식이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단둥시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대중 수출 43% … 수입 28% 증가

도로, 철도, 항만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지하자원이라는 ‘창(窓)’으로 북·중 관계를 들여다보면 북한의 대중 예속화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랴오닝성 ‘연해경제벨트개발계획’과 지린성의 ‘창지투(長吉圖)개발개방선도구계획’을 계기로 중국의 동북 3성과 북한 북부 지역이 일체화되고, 나선지역이 중국의 창구로 열리면서 북·중경협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나선지역 1호 부두의 사용권을 이미 획득했고, 2010년 마지막 날엔 신(新)압록강대교 착공식을 개최했다. 또한 중국이 북한 나진항의 4∼6호 부두를 개발해 50년 간 사용하고, 지린성 취안허로부터 나진까지 고속도로와 철도를 건설하는 투자협약이 체결됐다.태평양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동북3성의 원대한 꿈이 실행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올 3월 이후에는 북한과 중국의 새로운 밀월관계가 구체화 될 것이다. 중국은 도로, 철도 같은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고 채굴권을 얻는 방식으로 북한 지하자원을 다 채가는 형국이다.

북한에는 300여 종의 광물자원이 분포돼 있고, 당장 상업화가 가능한 유용광물만 140여 종에 이른다. 북한에 매장된 지하자원의 잠재 가치는 7,0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국유기업 상디관췬(商地冠群)투자유한공사는 북한 나선특구와 무산철광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 2~3년 간 나선 경제특구 인프라를 건설하고, 5~10년에 걸쳐 동북아 최대 핵심공업특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화력발전소, 도로, 유조선 전용부두, 석유정제공장, 제철소를 짓는다. 또 함북 무산자철광산 등 북한의 지하 광물자원 개발과 국제금융은행 설립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남북경협이 발 묶인 사이 중국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다. 북·중 경제협력의 그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눈여겨 봐야한다. 방관하다가는 통일되더라도 북쪽 지역을 중국에 다 내주는 반쪽짜리 통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신(新)동북아시대의 상황변화를 맞아 우리 정부의 새로운 대북전략과 남북경협 계획이 시급하다. 2011년 북한과 중국의 ‘경제 밀월’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지, 우리 정부의 통 큰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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