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2월 1일

기획 | 대남 : 대화제의 공세…시선은 미국 향해 2011년 2월호

기획 | 2011년 북한 정세 읽기

대남 : 대화제의 공세…시선은 미국 향해

차문석 /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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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월 5일 발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합성명”을 통해 무조건적인 남북 당국 간의 회담 개최를 제의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2011년에 들어 ‘총력전’적 대남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다. 1월 1일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 대결상태를 해소하자고 제안하고, 5일 정부 및 정당단체 연합성명과 8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담화를 통해 당국 간 무조건 회담을 제의했으며 10일에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통지문을 통해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복원하고 당국 간 실무회담 및 적십자 회담 일정을 제시했다.

12일에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통지문을 통해 개성과 금강산 실무회담을 제의했으며, 14일에 조평통 대변인 담화로 모든 문제를 탁상 위에 올려놓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렇듯 북한의 각 기관과 매체들이 경쟁적으로 대화제의를 하고 있다. 왜 북한은 갑자기 총력전적 대화제의를 해 오는 것일까?

북한의 대화공세의 계기는 내부 정책변화보다는 1월 19일의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한 프로세스에 있었다.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약간의 힘겨루기를 한 끝에 남북 간의 대화를 선제화하는데 이견을 없앴다. ‘선(先) 남북대화, 후(後) 6자회담’은 중국 입장의 변화와 미국 측 제의의 수용을 의미한다.

미·중, ‘선(先) 남북대화, 후(後) 6자회담’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에 대해 대화로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모든 것을 잊고 6자회담으로 나오도록 우리를 강제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해법은 모두 중국이 의장국으로 있는 6자회담에 들어 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 직후인 지난 2010년 11월 28일 중국은 ‘긴급 6자회담’을 제안했고, 그 이래로 계속 6자회담을 주장해 왔다. 그러던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한 달 가량 앞두고 긴급 6자회담안을 내려놓고 남북대화 선행론으로 선회했던 것이다.

중국의 입장 변화는 북한에게 전달되어 사전적으로 조율된 것 같으며, 이는 북한의 대남 총력전적 대화제의로 나타났다. 북한의 대화제의는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서 중국에게 상당한 힘을 실어주었다.

지금까지 북한은 6자회담 직행과 직접적 미·북 대화를 원했는데, 남한을 통과해야만 하는 국면에 들어서게 되었다. 계기가 이러하다면 대남 대화공세의 의미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김정은 세습체제 구축이라는 정권 최대의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으킨 도발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고 핵을 포기하리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도발을 없는 것으로 하고 대화제의에 응하면서 대북지원을 하기란 힘들다.

그럼에도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핵문제 해결을 압박하는 남한과의 회담이라는 불편하고도 피하고 싶은 옵션을 북한이 수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은 남북대화라는 시험국면을 통과해야만 미국과 접근 및 대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남북대화가 성사된다 해도 북한은 ‘형식적’으로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 간에 할 이야기라는 게 도발에 대한 사과 외에는 딱히 없기에 별다른 의제나 내용 없이 남북대화를 일단락시키고(아니면 ‘불바다론’처럼 결렬시키고), 곧바로 미·북 대화 및 협상으로 직행하려고 할 것이다.

미·중 또한 남북대화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하더라도 6자회담 재개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물론 이러한 경로에서 한국의 입장이 전혀 배려되지 않는다면 6자회담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북한이 실제로 남북대화에서 얻을 것을 얻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대남 평화공세로 대화를 성취하고 대북 경제지원을 얻는 것도 북한으로서는 바라는 바이다.

이는 현재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북한이 대화공세를 펴는 근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의견이지만, 이는 북한의 부수적인 목적이지 본래의 의도는 아니다.

북한의 입은 남쪽을 향해 있지만 시선은 항상 미국이다. 물론 북한이 외부로부터 경제지원을 받기 위해서 약간의 장치를 하고 있다는 징후는 포착된다. 지금까지 남한의 경제지원이 필요할 때 북한은 대남 대화제의를 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이러한 제의를 할 때 으레 내부적으로 야심찬 경제개발 혹은 경제난 극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양새를 맞추곤 했다. 2002년 7·1조치도 그러하였고, 올해의 국가경제개발계획도 그러하다. 일종의 북한 변화론 유발이다.

북한 대화제의, ‘명분 쌓기용’일 듯

북한의 대화제의는 ‘명분 쌓기용’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이루어지는 듯하다. 또 다른 군사적 도발이 될 지 혹은 외교적 압박이 될 지, 무엇을 위한 명분 쌓기인지는 ‘기획자’인 북한만 알고 있겠지만, ‘대화하자.’는 북한의 평화공세는 누가 보아도 북한에게 명분을 부여하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제의를 거부하는 측의 명분이 없게 되는데, 한국이 무응답하거나 대화를 부정하게 되면 이후의 모든 북한의 행동은 대화를 거부한 한국 측에게 책임을 지우는 인식론이 생기게 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대화공세는 도발이든 지원이든 그 효력을 모두 다 볼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남북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북한의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및 추가도발 방지에 대한 확약,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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