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국방개혁 307계획’ 주안점은 군 작전태세 향상 2011년 4월호
기획 | 시사초점
‘국방개혁 307계획’ 주안점은 군 작전태세 향상
노훈 /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국방개혁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종헌 공군참모총장,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김 장관, 한민구 합참의장,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유낙준 해병대 사령관 ⓒ연합뉴스
국방개혁은 전 세계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적지 않게 등장하는 용어이다. 고대 로마의 집정관 마리우스는 시민군을 전문직업군으로 바꾸는 국방개혁을 추진했고 프랑스의 나폴레옹은 이와는 역방향으로 국민개병제를 도입하는 국방개혁을 하기도 했다.
근래의 국방개혁이란 용어 역시 때로는 무기체계 획득이나 군수와 같은 분야에서 효율성을 모색하기 위해 논의되고, 때로는 기술발전에 따라 군사력의 혁신적인 재구조화를 위해 논의되기도 한다. 즉 국방개혁의 목적은 국가가 처한 시대적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논의되었던 우리의 국방개혁의 핵심은 현대전의 변화추세와 장기적인 병력수급 여건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병력중심의 군 구조를 군사기술 중심의 군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고, 또한 이에 부합하도록 국방의 운영이나 지원 측면에서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방개혁의 중점 과제들은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 맥락에서 2006년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국방개혁기본계획을 성안하여 추진을 해 왔던 바, 이를 흔히 ‘국방개혁 2020’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제 추진하는 과정에서 예산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등 차질이 빚어짐으로써 지난 2009년에는 현실성 제고의 관점에서 일부 보완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차질의 문제는 지속되었으며, 2010년에 이르러서는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의 국지적인 위협이 가시화되면서 이를 대처하기 위한 보다 획기적인 국방개혁의 요구가 등장하게 되었다.
합동성 강화 …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
이번에 발표된 ‘국방개혁 307계획’은 이러한 배경 아래 제한된 예산을 고려하여 목표시기를 2020년으로 한정하지 않고 2030년까지 연장하여 추진하되 근래 심각하게 부각된 북한의 위협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변화를 추구한 것으로, 그 주요 내용은 세 가지의 목표 안에서 요약된다.
첫째, 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는 것으로서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이 그 핵심이다. 이는 2015년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하여 합참과 각 군 본부가 작전중심 구조로 전환하여 작전기획 및 지휘능력을 키우면서 동시에 무기체계 간의 복잡성이 증대된 현대전의 전장환경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전투지휘와 군사력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지휘구조의 근본을 바꾸는 중요한 과업이다.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도 합동성의 관점에서 계획된 것으로 해병대를 모체로 서북도서 일대에서 지휘역량을 집중하여 북한의 NLL 무실화 책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주안을 둔 것이다. 또한 합동성 강화차원에서 그 동안 각 군별로 분리 운용하였던 육·해·공군대학과 합동참모대학을 통합하여 새로운 합동군사대학을 창설할 계획도 발표되었다.
둘째, 북한도발에 대한 ‘적극적 억제 능력의 제고’ 역시 핵심적인 사항의 하나이다. 이를 위해 현존하는 국지도발과 비대칭위협에 우선 대비하기 위해 전력증강 우선순위를 조정하는데, 이는 기계화 전력을 포함한 전면적 대비 전력을 일부 조정하여 절감된 재원으로 신규전력을 추가 확보하는 것에 주안을 둔 것이다.
그 안에는 대포병탐지레이더와 합동직격탄 등 북한의 장사정포 대응능력을 확충하는 사항,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도입하여 북한에 대한 감시 및 정찰 능력을 제고하고 스텔스 기능을 가진 F-X사업을 적기에 추진하는 사항, 공격 및 기동헬기 등 육군의 항공전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사항이 들어있다.
또한 북한의 특수전 위협에 대비하여 통합방위법을 개정함은 물론 사이버사령부 조직과 기능을 강화하는 계획도 수립되었고, 더불어 장병들의 정신교육을 강화하는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효율성 극대화 … 장군 직위 총 15% 감축
셋째, ‘국방운영의 효율성 극대화’도 지속 추진되는데, 그 안에는 앞서의 상부 지휘구조 개편을 통하여 약 1,000여 명의 간부를 감축함으로써 그 동안 비대해진 조직을 슬림화시키고, 또한 이와 함께 보직의 직무분석을 통해 총 15%의 장군직위를 감축시키고자 하는 획기적인 계획이 들어있다.
아울러 예비역의 재복무 추진과 여군인력의 확충 등 우수인력 획득에 중점을 둔 국방인력관리제도의 개선도 추진될 것이며, 예산점검단 운영을 통한 국방예산의 절감방안 마련, 국방 연구개발의 구조재편을 통한 방위산업의 선진화 등이 이 분야에서 함께 계획되어 있다.
이와 같이 ‘국방개혁 307계획’은 새로운 내용으로 구성되기는 하였지만 당초 국방개혁에 관한 법률이 지향하는 취지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즉 향후 가용병력자원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국가여건에서 우리의 군사력을 보다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변화시키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국방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기본 골격에는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계획의 요지는 그간 북한의 국지도발과 대량살상무기 위협의 증가 등 안보상황의 변화, 그리고 국가재정 등 관련된 국가여건을 되짚어 보면서 중심적인 개혁 주제에 관해 주제별로 그 추진 속도의 완급을 조절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개혁계획의 무게는 장기적인 사항보다는 주로 단·중기적인 조치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장시간의 투자와 준비가 필요한 무기체계와 장비의 충분한 확충보다는 단·중기에 이행이 가능한 전투준비태세나 군의 지휘구조, 국방운영시스템 측면에서 보다 강한 개혁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군 작전태세를 더욱 향상시키는 데 주안을 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으면서 국민이 느끼게 된 적지 않은 안보상의 불안감에 대하여 그 일차적인 원인은 당연히 북한에 있지만, 그런 도발을 억제하지 못한 우리 군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먼 미래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현존하는 군사력 안에서 북한 도발의 억제를 위해 군 스스로 조치할 수 있는 것은 보다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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