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4월 1일

기획 | 한반도, 규모 9.0 지진 발생 가능성 거의 없어 2011년 4월호

특별기획 | 일본 대지진, 한반도는 안전한가

한반도, 규모 9.0 지진 발생 가능성 거의 없어

지헌철 / 한국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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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9.0 규모의 대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가 일본 미야기현 나토리사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한반도는 지진에 안전한가’에 대한 문의를 자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센다이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래 없는 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치명적인 피해를 받으면서 우리나라 원전은 대지진에서 안전한가에 대한 매우 복합적인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필자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는 이유는 아마도 지진학적 입장에서 그리고 과거 과학기술부 산하 원자력안전위원회 구조부지분과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에서 이번 후쿠오카 원전사고를 어떻게 보는 지를 묻는 것으로 생각된다.

“생각지도 않은 어떤 시나리오도 가능”

결론부터 말하자면 먼저 이번 일본의 원전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 규모 9.0의 대지진이 우리의 원자력발전소 주변에 발생하면 적지 않은 피해를 줄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주변에서는 이런 극한적인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감히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대지진으로 인해 발전소 부지의 지반 진동과 쓰나미가 설계 기준을 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규모 7.9에 해당하는 최대 지반가속도 0.4g에 맞추어 내진설계 하였으나 이번 대지진으로 설계 기준의 3~4배의 지진파가 관측되었다고 한다.

특히 쓰나미에 의해 비상 발전기가 침수됨으로서 냉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이번 대지진은 400~500km의 단층이 무려 3분 동안이나 깨어지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저주파의 지반 진동에 의해 많은 시스템이 보이지 않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며 그 후 따라온 엄청난 쓰나미에 의해 속절없이 무너졌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라고 하면 센다이 바로 옆에 위치하여 진앙지와 가장 가까운 오나가와 원전은 왜 사고가 나지 않았을까. 일부는 오나가와 원전 부지와 후쿠시마 부지의 차이점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일부는 후쿠시마 원전의 수명 연장을, 일부는 원자로의 타입이 이런 재해에 취약하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보다 정확한 원인은 사고가 수습된 후에 국제원자력기구 등에 의해 객관적으로 조사하여 발표될 것이다.

이번 사고는 대지진으로 인해 밖으로 들어난 지진강국의 폐쇄된 마음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는 지진강국이라는 자만과 원전의 안전신화에 함몰되었고 도쿄전력은 원전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맹신으로 인해 그동안 발생한 각종 실수나 사고를 은폐하였으며 경제논리에 의해 수명연장으로 인한 위험성을 간과하였던 것 같다.

지진 안정성과 관련, 우리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지진 전문가로서 원자력분야의 여러 안전 담당 요원이나 전문가를 만나서 토론하게 되었는데 하나같이 말하기를 ‘원전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어이 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절대로 안전하다는 것은 단지 환상이었다. 생각치도 않은 어떤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마음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하면서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편 필자는 여기서 희망을 봤다. 모든 사고는 안전 불감증에 마비된 닫힌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원전사고로 원전의 절대적 안전을 맹신하는 많은 분들이 마음을 열어 다른 생각, 다른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원자력위원회 같은 자문이나 심의위원회에 법률적 허용 범위 내에서 환경단체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위원을 추천받아 다른 의견을 반영하면서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최근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 안전규제기관의 독립이다. 즉 경제적 논리로 무장된 사업부서의 거센 압력으로부터 보호할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이 수명연장 논의 시에 안전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경제적 논리에 의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보도도 있다.

일본 원전사고, 지진강국 자만에서 비롯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수명 연장된 고리 1호기의 내진설계 기준은 0.2g으로, 최근에 건설된 신고리 3, 4호기의 내진기준 0.3g에 비해 낮다. 즉 내진기준으로 볼 때 고리 1호기의 배관과 패널 부분이 신고리 3, 4호기에 비해 취약하며 이는 이번 후쿠시마 원전의 피해가 확산하게 된 원인인 냉각시스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기회에 고리 1호기뿐 아니라 현재 수명 연장이 논의 중인 월성 1호기 등 모든 원전에 대해 경제논리에서 벗어나 오직 안전성만을 가지고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는 말뿐만이 아니라 정부, 관련 학계와 연구 분야를 통틀어서 이 모든 문제들을 열린 마음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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