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6월 1일

포커스 |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핵안보 솔선수범 확인시키자 2011년 6월호

포커스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핵안보 솔선수범 확인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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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26일과 27일 서울에서 열리게 될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Nuclear Se-curity Summit) 개최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준비기획단이 5월 26일 현판식을 가졌다. 지난 3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단장으로 공식출범한 이후 두 달여의 체제정비를 끝내고, 마침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것이다.

얼핏 보면 회의개최까지는 아직도 10개월이란 많은 시간이 있는 것 같지만, 핵안보라는 주제의 복잡성에다 무려 55개국의 정상 또는 정상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시간적으로 여유가 충분하진 않다.

더구나 아직도 회의의 구체적 의제는 물론, 다음 3차 회의 개최국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준비기획단이 해야 할 일은 참으로 어렵고도 막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의 활동개시에 즈음하여 핵안보와 관련된 국제사회의 최근 논의와 쟁점들을 짚어보고, 내년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몇 가지 정책적 제언을 하고자 한다.

핵 안전조치·안전·안보 3대 영역

핵안보정상회의의 내용과 의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핵과 관련된 국제적인 주요 관심영역 3가지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흔히 “Three S’s”라고 불리는 이들 3대 영역은 첫째, 핵무기의 확산방지 또는 규제를 위한 ‘안전조치(safeguard)’, 둘째, 핵에너지의 평화적 사용과 연관이 깊은 ‘안전(safety)’ 문제 그리고 셋째, 핵시설과 핵물질에 대한 방호 또는 보안을 의미하는 ‘안보(security)’ 문제로 나뉜다.

부연하면, 첫 번째 핵안전조치란 새로운 국가의 핵무기 개발이나 보유를 저지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나 정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의거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와 사찰활동 그리고 핵무기 관련 연료, 기술, 부품 등에 대한 ‘쟁거위원회’ 및 ‘핵공급그룹’의 다자적 교역규제와 미국 국내법에 의한 수출규제 등이 해당된다.

또 지난 부시 행정부의 제안으로 출범하여 이젠 널리 확대된 ‘확산방지구상(PSI)’ 등도 바로 안전조치에 포함된다.

두 번째, 핵안전이라 함은 원자력 발전이나 의료 및 산업용 핵물질 사용 시 실수나 사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방사능 유출을 억제, 예방, 대비, 대응하려는 노력을 의미한다.

흔히 많이 회자되는 미국의 쓰리마일, 소련의 체르노빌, 그리고 최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에서 보듯이 방사능의 대량유출로 인한 피해를 막거나 줄이기 위한 여러 사전 및 사후 조치들에 대한 논의가 바로 핵안전의 문제에 해당된다.

또 핵에너지의 생산과 사용뿐만 아니라 핵폐기물의 안전한 보관과 처리 문제 역시 핵안전의 중요한 영역이다.

끝으로 핵안보란 핵물질이나 핵시설을 불순한 의도를 갖고 불법적으로 탈취, 훼손, 파괴, 오용하는 것을 억제, 예방, 대비, 대응하자는 것이다. 즉 핵연료를 훔치거나 핵발전소를 공격하는 행위, 또는 핵물질을 이용한 테러 등으로부터 핵물질과 핵시설을 지키려는 조치나 방책들이 핵안보의 주된 내용이다.

핵안보의 대상은 의도적이고 인위적인 위해행위라는 점에서 사고나 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핵안전과는 구별된다.

역사적으로 보면 핵과 관련된 3가지 관심영역들 중 국제사회는 핵안전조치와 핵안전에 보다 더 큰 관심을 보여 왔었고, 핵안보에 대한 관심은 2001년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 테러와 대량살상무기(WMD)의 결합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면서 비로소 크게 대두되었다.

즉 9·11 사건을 겪으면서 테러위협의 심각성에 대한 새로운 각성이 일어났고, 그에 따라 핵연료나 방사능물질이 테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게 되었으며, 그 결과 핵물질이나 핵시설에 대한 방호와 보안강화의 필요성이 핵안전조치나 핵안전 못지않게 강력하게 국제사회에서 제기된 것이다.

2001년 9·11 계기 핵안보에 관심 집중

핵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고조된 인식이 구체적 정책으로 표출된 것이 바로 2004년 4월 유엔안보리에서 통과된 결의안 1540호였다.

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결정으로, 모든 유엔회원국들이 테러분자나 테러조직이 WMD와 그 운반수단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적극 노력하기로 약속한 것이었으며, 그 약속의 이행을 책임지고 주관할 기구인 ‘1540위원회’도 출범시켰다.

1540위원회는 2차례의 기한연장을 거쳐 올 4월 안보리결의안 1977호에 의해 2021년까지 계속적인 활동을 승인받았다.

연이어 2005년 국제사회는 핵물질의 국제적 운송보호에만 국한되던 ‘핵물질방호협정(CPPNM)’을 개정하여 핵물질의 국내 운송, 사용 및 보관과 핵시설에 대한 보호조치를 추가하였으며 유엔의 후원 아래 ‘핵테러억지협약(ICSANT)’도 체결함으로써 핵안보에 대한 결의를 한층 더 구체화하였다.

여기에 선진 G8국가들이 나서 시작한 글로벌 파트너십과 민간섹터까지 참여를 확대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등의 핵테러 방지노력이 실행되면서 핵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정책적 관심은 지속적으로 증대되어 왔다. 그러다가 마침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2010년에는 정상들 간 회의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작년 4월 47개국의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테러 위협의 심각성을 재확인하고, 핵물질의 안전한 운송과 관리강화 및 고농축 우라늄 사용축소 등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핵안보의 중요성을 널리 재천명하는 계기를 마련한 바 있다.

그리고 높아진 핵안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노력이 과연 지속적으로 공고화될 것인지는 바로 내년 서울에서 열릴 2차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작년과 올해 각각 한차례씩 있었던 교섭대표와 부교섭대표 회의를 통해 내년도 핵안보정상회의의 의제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이루어져 왔는데, 현재까지는 대략 9개 정도의 의제들이 다른 국가들로부터 제안되어 논의되었다.

즉 정보보안, 고농축우라늄 관리지침 개발, 운송 중 핵물질 방호, 핵물질 불법거래 대응, 핵감식, 핵안보문화 정착, 방사성물질 방호, 핵안보 관련 협약 비준, 핵안보를 위한 국제협력체계 정비 등이 해당된다. 여기에 우리는 우리 나름의 특색 있는 의제를 발굴하여 추가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의제설정에 있어 논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확대냐 집중이냐.’다. 회의를 최초로 제안하고 주관한 미국 정부는 집중을 선호하여, 핵안보 관련된 의제들에만 논의가 집중되길 원한다. 핵안보 외 의제, 즉 핵안전조치나 핵안전과 관련된 의제까지 포함시키게 되면, 핵안보에 대한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우리의 입장은 좀 다르다. 가능하다면 핵안보에다 핵안전조치와 핵안전을 포괄적으로 묶어 통합해보려는 구상도 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북핵문제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록 북핵문제가 핵안보 보다는 비확산, 즉 핵안전조치와 더욱 연관이 깊지만 서울에서 핵관련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언급 안할 수는 없다.

바로 그런 연유로 지난 달 유럽순방 중 베를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노력을 전제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을 내년 회의에 초청한 것이다.

또 하나는 최근 일본 원전사고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핵안전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라 그에 대한 논의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현 정부로선 전력수급을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더 늘리려고 하는 상황이라 핵안전에 대한 언급을 통해 국내여론의 지지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의제범위에 대해선 아직도 논란이 있다.

의제 ‘확대냐 집중이냐’

의제범위 외에 회의의 지속성 여부에 대해서도 다소 논란이 있다. 보다 더 정례화되고 제도화된 핵안보 관련 정상회담으로 만들려고 하는 입장과 보다 구속력 있고 효과적인 회의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내년 회의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다음 3차 회의를 주최할 국가선정 논의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기왕 시작된 정상들이 참가하는 다자협력체를 더욱 공고히 만드는 편이 낫지, 급박성을 높이기 위해 반대로 제도화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은 높아진 우리의 국가적 위상과 외교역량을 확인시켜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핵안전조치와 핵안전과 관련된 모든 국제법과 규범들을 모범적으로 잘 준수해오고 있고, 나아가 핵안보 영역에서도 솔선수범하는 국가임을 전 세계에 두루 알리고 확인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철저한 준비로 성공적인 회의의 개최를 기대해본다.

김영호 / 국방대 안보정책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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