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한국도 테러대상 선호국가…방심은 금물 2011년 6월호
기획 | 빈 라덴 사망과 테러와의 전쟁
한국도 테러대상 선호국가…방심은 금물
세계경제의 상징인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슈퍼파워 미국의 상징인 펜타곤에 대한 전대미문의 9·11 자살테러를 총지휘한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국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되었다.
미국인들은 환호했고, 라덴의 제거는 ‘대테러전쟁의 최대성과’이며, 이제 ‘세계는 더 안전해졌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도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라덴의 죽음이 대테러전쟁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며 세계가 더 안전해진 것일까? 전문가들의 일치된 대답은 라덴 한 사람의 제거가 대테러전쟁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대테러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알 카에다와 추종세력이 즉각적으로 라덴의 죽음에 대한 ‘피의 보복’을 다짐하고 있고 화생방무기를 이용한 메가 테러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라덴의 사살에 대한 보복테러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 카에다의 보복테러는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 우선적으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이 직접 보복테러에 나설 경우 최우선 공격대상은 미국이 주도하는 대테러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온 파키스탄, 아프간, 이라크 등 이슬람정권이 될 것이다.
아울러 대테러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미군,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중인 각 국의 동맹군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집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에 파견된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은 우려할 만하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시설 및 장비 손상도 없었다.
하지만 올 들어 이미 여섯 번째 공격을 받은 데다가, 라덴 사살 3일 만에 공격이 일어났기 때문에 보복테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번 공격도 현지 경호업체 선정과정에서 탈락한 업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이슬람권에 ‘한국도 적’ 인식 확산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라덴의 사살에 대한 보복을 즉각적으로 천명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군은 최근 히그(HIG)라는 무장 세력이 탈레반과 연계돼 다국적군을 공격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로켓포 공격이 라덴의 사살에 대한 보복테러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한국이 테러조직의 공격 대상이었다는 사실이다.
알 카에다와 탈레반은 대테러전쟁에 군을 파병한 한국을 테러대상 선호국가 목록에 올려놓고 테러자행 협박을 지속해 왔다. 이슬람권에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군을 파병하는 등 국제대테러공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국은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다.
한국도 미국과 똑같은 투쟁의 대상이자 ‘적’으로, 합법적인 테러대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덴의 사살에 대한 분노의 표출 대상이 한국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는 알 카에다가 국제테러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보복테러는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알 카에다는 전 세계적으로 45개 지부를 두고 있으며, 65개 테러조직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조직을 이용한 대리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최대 테러조직인 인도네시아의 ‘제마 이슬라미아’ 등을 이용한 폭탄테러 가능성은 현실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제마 이슬라미아는 우리 국민 두 명을 포함하여 200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발리 테러를 자행한 조직이다.
동남아 지역은 우리 기업이 다수 진출한 지역이고, 여행객도 많다. 따라서 우리 국민이 테러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정보화 시대의 산물인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지하드’의 전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알 카에다는 정보위원회를 두고 인터넷을 테러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테러전술교육, 조직원의 충원, 테러자금조달 그리고 테러시행명령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을 통해 심리전과 선전전을 펼치고 있으며, 테러를 선동하는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전파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알 카에다 추종세력을 선동할 경우 국내에서의 우발적인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 동안 테러 혐의로 체포되어 추방된 불법체류자들이 상당수 있었고, 국내에 체류하다가 출국하여 사우디에서 자살테러를 감행한 사례도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9·11테러 이후 시작된 대테러전쟁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며 아직도 진행형이다. 국제연합(UN)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대테러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테러의 발생 건수와 희생자의 수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테러가 전 지구적인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라덴의 사살로 국제테러환경과 한국의 테러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해외공관과 교민안전, 빈 틈 없어야
테러 대응의 핵심은 테러의 예방, 저지 차단이다. 우선적으로 아프가니스탄 오쉬노 부대 등 위험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군의 주둔기지에 대한 방어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경계태세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공관과 교민에 대한 안전 활동에도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테러방지법」을 조기에 제정하고, 종합적인 테러대응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지금은 말로 하는 대테러가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는 대테러가 필요한 시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진태 / 한국테러리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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