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7월 1일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 터키, 대륙을 연결하는 포스트 브릭스 2011년 7월호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7

터키, 대륙을 연결하는 포스트 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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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남동쪽 120km 거리에 있는 현대자동차 이즈밋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터키인 노동자가 조립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근의 수많은 동유럽 신흥국들이 경제위기를 겪었으며, 최근에는 EU 및 유로존에 편입되어 있는 남유럽 국가들이 심각한 재정난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이러한 대외 위험요인에 쉽게 노출되어 경제성장에 발목이 잡혀왔던 터키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것은 물론 최근 들어 빠른 경제회복에 이은 고도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또한 서방과 이란 사이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핵문제에 있어서도 터키가 양측을 중재하는 경우가 많아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민주화 바람이 일고 있는 북아프리카 및 중동에서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고 안정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는 터키식 세속주의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대 거대 신흥시장 브릭스(BRICs)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신흥시장 개척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브릭스에 집중되던 국제투자 흐름도 점차 다른 신흥시장으로 다각화되었다.

즉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로 불리는 새로운 차세대 신흥시장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터키 또한 여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터키 세속주의 모델, 새 대안으로 부상

새로운 신흥신장 그룹은 선정 기준에 따라 구성원들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반면 어떤 기준으로 선정해도 신흥시장 그룹에 항상 포함되는 국가가 있는데 터키가 바로 그렇다. 즉 터키는 유망한 신흥시장이 가져야 할 보편적인 필수조건인 지정학적 중요성, 시장잠재력, 거대시장 진출 교두보 등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의 사이에 자리 잡은 지정학적 여건으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이 유럽과 아시아를 구분하고 있고, 지중해 건너편은 북아프리카이며, 흑해 건너편은 동유럽과 연결된다. 특히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동시장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인종적·역사적 유대관계가 깊은 중앙아시아에 대해서도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게다가 아프리카 시장진출의 교두보로서도 역할이 가능하다.

터키는 이슬람 국가 간 경제협력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 간 경제무역협력기구의 창설을 여러 차례 제안하였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1997년 1월 이스탄불에서 D-8(Developing 8 : 현재 터키를 비롯하여 이란, 이집트,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참여) 각료급 회담을 개최하였다.

1964년 터키, 이란, 파키스탄 등 3개국은 지역협력개발기구(RCD : Regional Cooperation Development)를 창설하였으며, 1984년에는 터키 주도로 회교권경제협력기구로 확대를 추구하면서 ECO(1992년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을 추가로 가입시키는 데 터키가 주도적 역할 담당)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신흥시장의 잠재력은 경제성장 잠재력, 즉 소비시장의 형성 가능성 혹은 시장성, 제조업의 발달과 교역의 활성화 가능성, 풍부한 노동력 등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

소비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은 내수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며, 제조업의 발달과 교역의 활성화 가능성이 충분하고 인적자원이 풍부하다는 것은 지역 거점으로서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의 공장 … EU시장 진출 교두보

터키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2~2007년 간 연평균 7%대의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2008~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경제 성장세가 주춤하였으나, 2010년에는 9%에 육박하는 급격한 회복세를 시현하였으며 금년에도 이러한 고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인구 7,583만명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터키는 EU에 가입할 경우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EU 국가가 될 것이며 이스탄불 도시 한 곳에만 1천만 명이 넘는 인구가 모여살고 있다.

또한 전체 인구의 63%가 35세 이하의 젊은 층이며 비교적 높은 교육수준으로 양질의 숙련 노동력이 매우 풍부하다. 게다가 터키인들은 현재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어 소비성향이 매우 높은 편이다.

‘포스트 브릭스’로 불리는 유망 신흥시장은 대부분 거대 소비시장을 배후에 두고 있다. 특히 터키는 세계 최대의 구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EU 시장의 진출 교두보이다. EU는 인구가 4억8,700만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터키는 1980년대부터 수출지향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여 무역자유화와 수출 진흥을 위한 정책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1996년 EU와 관세동맹(Customs Unions)을 체결함에 따라 수출입 제도 전반을 EU의 관련 규정에 맞추어 정비하기 시작하였고, 2003년에는 수입제도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WTO 및 EU 관련 규정과 합치되는 수입제도 시행령을 발표하였다.

또한 EU의 공동무역정책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중·동구 유럽 및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였다. 이처럼 터키는 많은 국가들과 관세동맹 및 FTA 협정을 체결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국가들과 FTA 협상을 진행 및 준비하고 있다.

터키가 EU와 가입 협상을 추진하면서 EU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서방선진국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중심으로 생산기지를 터키로 대거 이전시켜 오고 있다. 이미 서방기업들에게는 터키가 유럽의 공장이자 EU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철원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 전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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