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을 말한다 | 북한인권, 국제사회 시각은? 2011년 10월호
<연간기획> 북한인권을 말한다2
북한인권, 국제사회 시각은?

지난 2009년 11월 19일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유엔 총회의 대북 인권결의안이 제3위원회에서 채택, 표결에 참여한 회원국 가운데 찬성 96, 반대 19, 기권 65표로 가결된 가운데 북한대표부 박덕훈 차석대사가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인권 문제는 핵문제와 더불어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 사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국제엠네스티(AI)는 러시아 벌목공 문제와 재일동포 귀국자 인권문제를 필두로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하였다. 그 동안 북한인권 문제는 체제의 극단적인 폐쇄성 때문에 외부 세계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유엔과 국제인권 단체를 비롯하여 온 세계가 북한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사회는 누가, 어떤 문제를 중심으로, 어떻게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가?
먼저 명실 공히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유엔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1997년과 1998년 유엔인권소위원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북한인권 문제를 유엔의 공식적인 토론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2003년 4월 제59차 유엔 인권위원회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북한인권 문제를 조사하여 유엔 인권위원회 및 유엔 총회에 보고할 특별보고관 임명을 결의하였다.
2005년 제60차 유엔 총회는 사상 처음으로 대북인권결의안을 압도적 다수의사로 통과시켰다. 이후 올해까지 매년 유엔 인권이사회 및 유엔 총회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고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연례보고서를 검토하고 있다.
유엔, 2005년 이후 매년 대북결의안 통과
유엔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제기되는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북한의 인권유린 상황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인권문제가 심각하고 지속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식량난 이후 북한은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하고 있지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인권기준을 지키는 데 협력하고 있지 않다.
북한은 두 개의 국제인권규약 및 아동인권규약, 여성인권규약 등에 가입한 당사국으로서 보편적 가치인 국제인권규범을 국내적으로 이행할 의무를 지고 있다. 유엔은 헌장과 세계인권선언을 통해서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지키는 의무를 회원국가에게 요구하고 있다.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적인 또 다른 국제주체는 미국이다. 냉전시기 동안 미국의 인권외교는 국제사회로부터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냉전 해체 이후 미국의 인권외교는 그 성격과 역할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미국은 국제 비정부기구(NGO)와 유엔 인권기구와의 협조체제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美, 2004년 북한인권법 통과
북한인권 문제가 미국의 특별한 관심을 받게 된 직접적 배경은 북한의 핵개발과 국가실패로 조성된 지역안보 위기를 들 수 있다.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수단은 대(對)유엔외교를 포함한 인권외교, 다양한 재정적 지원을 포함한 민주주의 및 인권증진 지원정책, 그리고 대북방송을 통한 정보유통, 국내입법을 통한 경제적 및 도덕적 압력 등이다. 미국의 대북 인권정책은 사실상 북한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효한 정책적 수단이다.
미국은 비영리 민간단체 형식으로 2001년 10월 미국북한인권위원회(U.S. Committee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를 설립하였다. 이 위원회의 설립목적은 북한인권 실태에 대한 진상조사 및 국제적 캠페인을 주도하기 위한 것이다.
일차적인 사업으로 2003년 10월 북한 강제수용소에 대한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탈북자 문제, 식량난 문제 등에 대한 후속보고서가 발표되었다. 그 이외에도 국무성 연례세계인권보고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등을 통하여 북한인권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2004년 미국 상하 양원에서 『북한인권법2004』가 통과되었으며 2008년 5월 북한인권법 연장수정안이 의회에서 가결되었다. 이 법안의 핵심은 탈북자 난민수용을 위한 법률적 근거 및 북한인권NGO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해외홍보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RFA)> 한국어 방송팀과 <미국의 소리(VOA)> 한국어 방송 역량은 대폭 강화되고 있다. 인력 및 방송 시간이 늘어나고 편성 내용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방송의 기술적 역량도 최근 보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대북민간방송도 대부분 미국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국(DRL)은 2008년 회계연도부터 한국 내 탈북자 단체 등 북한인권 증진 활동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일본정부는 자국민 납치문제를 중심으로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각국들도 다양한 외교경로를 통해서 북한에 대한 인권압력과 인권대화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문제, 탈북자 문제 등을 매우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한국정부의 북한인권 개선에 대한 정책의지 및 노력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 이러한 정책적 소극성 혹은 무관심은 남북협상을 원만하게 진행하기 위한 전략적 침묵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한편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념적 보수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북한인권 문제는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북한문제’의 핵심 내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북한인권 문제를 애써 외면하면서 과연 국제공조 체제를 통해 ‘북한문제’ 해결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북한인권 운동은 북한주민의 생명과 재산,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현재의 투쟁이자, 통일한국의 가치이념을 확립하고 동북아시아 안정을 위한 미래의 투쟁이기도 하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전 세계적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북한인권운동의 성과를 위해서 다양한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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