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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러시아, 남진정책 가속…대(對)러 전략적 협력 주목해야 2011년 10월호

특집 | 남·북·러 가스관 연결? 동북아 질서 바꾼다

러시아, 남진정책 가속…대(對)러 전략적 협력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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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16일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 체결 10주년 기념 콘서트에 참석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러 가스관 연결은 러시아의 극동·동북아 정책 강화와 함께 러시아의 한반도 영향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먼저 러시아가 북한과의 경협 강화를 통해 강대국 위상 회복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정책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가스 수출의 대유럽 의존도가 높고 최근 세계적으로 새로운 가스 매장이 계속 발견되어 가격 협상력이 저해되는 상황이므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는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던 동시베리아 및 극동지역 가스를 개발하여 낙후된 이 지역을 발전시키고 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의 판로를 열어 수익을 증대하며 서유럽과의 가격 협상력을 유지하는 한편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의 대중국 가스 수출이 가격 협상에서의 난항으로 10년 이상 좌절되고 있으므로 한국으로의 수출을 증진하여 중국과의 가격 협상력도 강화하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 러시아로부터 연간 150만t의 액화가스를 수입하여 1위인 카타르의 21%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스관이 완공되면 연간 900만t으로 늘어 러시아는 한국 수요의 25%를 차지하면서 단연 1위 수출국으로 부상한다. 한국의 대러 에너지 의존이 커지면 당연히 러시아의 한반도 영향력은 강화된다.

더구나 현재 러시아가 하산과 북한 나진 간 철도 개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연장되어 남북한 종단철도와 연결된다면 한반도와 러시아 극동지역이 유라시아 대륙과 동아시아의 물류기지가 될 것이고 한국과 러시아는 각각 상대방의 아태지역과 유라시아 대륙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이다.

러, 중국 극동지역 ‘무혈점령’ 우려

물론 한때 철도는 강대국의 약소국 침탈과 경략의 수단이었으나 현 시대는 제국주의 시대가 아니고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 규모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오히려 한국은 철도 및 에너지망 연결로 양국 간 상호의존을 강화함으로써 북한을 관리하고 한반도 안정과 북핵문제 해결 그리고 평화통일에 대한 우군을 확보하는 의미가 더 클 것이다.

러시아가 남·북·러 기능주의적인 경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경제적 실리를 호혜적으로 증진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려하는 것은 그간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에게 동북아에서의 지분을 인정하여 2선에서 중국의 정책을 지원하던 정책을 수정하는 것이다.

특히 우방인 중국이 국력의 급속한 증대를 바탕으로 동북 3성 개발을 넘어 북한의 나진, 청진 등을 통해 동해로 진출하고 군사력도 맹렬히 강화하자 러시아는 접경국으로서 또한 1860년 불평등조약인 ‘베이징조약’을 통해 연해주를 병합한 과거 제국주의 국가의 후계자로서 불안한 것이다.

더구나 동북 3성의 인구가 1억이 넘는 반면 접경지역인 러시아 극동의 인구가 700만명에 불과하고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월등히 크므로 러시아 극동지역이 무혈 점령당할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과의 관계를 직접적으로 저해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중국의 부상과 동진을 견제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은 바로 남·북·러 3각경협 증진을 통한 기능주의적인 남진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 정책 따라 중·러관계 급변 할 수도

물론 러시아는 G2인 중국과 미국을 견제하고 러시아의 동북아 지역 영향력 증진을 위해 극동지역 경제개발과 이웃 국가들과의 경협 증진 외에도 극동 지역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남쿠릴열도(북방4도) 반환 요구와 군사력 강화, 북한의 군사 도발 및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 그리고 미국의 대북 군사제재 가능성 등이 그 명분을 제공해주고 있다.

작년 11월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남쿠릴열도를 방문하여 실효적인 지배강화 의지를 천명한 뒤 이 지역 군사요새화가 진행되고 있고, 1만km의 사거리를 가져 전 세계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장착한 최신 핵잠수함의 극동함대 배치가 예정되어 있으며, 최근 이 지역에서 러시아 해·공군의 기동 및 훈련이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초 시행된 극동지역 군사기동훈련 ‘동방 2010’은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러시아 해군이 9월 중 일본 및 미국과의 합동훈련을 가졌으며 내년에는 북한과 수색 구조훈련을 시행할 예정인 것도 중국의 위협에 사전 대비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보여준다.

러시아가 그간 소홀히 대했던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과도 협력뿐만 아니라 견제를 도모하게 된 것은 북·중·러 3각관계가 유동적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중·러관계가 경쟁 및 대립관계로 악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중·러 양국은 사실상 중·러관계보다 각각의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시하고 있고 양국의 유대가 신뢰보다는 초강대국 미국 견제라는 유동적인 이해관계에 기반하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 여하에 따라서는 중·러관계도 급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러시아의 위상 강화가 우리의 국가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러시아는 다원적 정치체제를 지향하는 민주국가이다.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더 이상 북한의 동맹국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의 체제유지를 매우 중시하여 한반도 통일에 유보적이지만, 러시아는 북한이 한·러 경제협력과 극동의 발전, 러시아의 동아시아 경제권 편입에 장애가 될 뿐 아니라 마약, 위폐, 인신매매, 불법입국 등 각종 범죄의 유입처이므로 한반도 평화통일(사실상 남한에 의한 북한 흡수)을 도전과 함께 새로운 기회로 간주하고 있다.

러시아는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도 제창하고 있다. 끝으로 러시아는 이미 미·중관계에서도 거중 조정자 역할을 지향하고 있으므로 한국과도 전략적 협력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호혜적인 협력을 증진하는 지혜만 발휘할 수 있다면 우리는 국가전략 수행에서 새로운 강력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홍현의 /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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