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 북한 보건의료 역량강화 모색하는 어린이어깨동무 2011년 11월호
IPA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캠페인 11
북한 보건의료 역량강화 모색하는 어린이어깨동무
평양의 중심지인 평양시 중구역 동흥동에 있는 평양의학대학병원(이하 평의대병원) 구내에는 깨끗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병동 건물이 하나 서 있다. 남쪽의 어린이병원에 해당하는 소아병동으로, 남쪽의 대북지원 민간단체인 어린이어깨동무(이하 어깨동무)가 지난 2008년 준공한 병동이다.
평양의학대학(이하 평의대)과 평의대병원은 북한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도 큰 대학과 의료기관이다.
평의대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시대인 1933년에 세워진 평양의학전문학교에 이르지만, 공식적인 설립일은 1948년 9월 28일이다. 당초 1946년 10월 1일 김일성종합대학이 개교할때 의학부로 출발했지만 독립해 평의대로 불리다가 지난해 다시 김일성종합대학에 편입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는 소아병동이기는 하지만, 남쪽의 민간단체가 북한의 종합병원에 병동을 하나 새로 건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병동을 건설하는 재원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깨동무가 어렵고 힘든 일에 착수한 것은 어린이를 주요 대상으로 지난 15년간 대북 지원사업을 꾸준하게 펼쳐온 어깨동무만의 저력과 뚝심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가장 큰 병원에 속하기는 하지만 평의대병원은 시설과 설비가 대단히 낡아 있다. 대부분의 북한 병원은 1970년대 모습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 건물은 물론 의료 설비와 기기들도 1970년대 러시아나 동유럽에서 들여온 것들이 대부분이다. 창문은 부실하기 그지없으며 지붕에서 물이 새는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니다.
평양의학대학병원 어깨동무소아병동 신축
이러한 상황에서 어깨동무가 평의대병원 소아병동 신축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어깨동무는 이에 대해 “평의대병원 소아과의 열악한 상황”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평의대병원 소아과를 방문했던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의료진의 한 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이 공간에서 아이들을 탈출시키는 것만으로도 의료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서울대 어린이병원 의료진의 의견이 동기부여를 했다는 게 어깨동무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실 대북 지원사업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특히 민간단체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선순위 선정은 대북 지원사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어깨동무는 대북 보건의료 협력사업을 진행할 때 북측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내용과 향후 자립을 위한 역량 강화라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지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
어깨동무측은 북측 어린이를 위한 보건의료 협력사업에서 평의대병원 어깨동무소아병동을 신축키로 한 것이 오랜 기간 이와 같은 요소들을 종합하여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다.
어깨동무에 따르면 평의대병원은 북측 전체 주민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최상급 의료기관으로 종합병원에 해당한다. 따라서 주로 중증의 환자를 치료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지원의 혜택이 북측 전역에 미친다는 점에서, 질병 치료 수준을 높이고 수혜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의미있는 현장이다.
또한 평의대병원은 북측 전역의 의료인들을 (재)교육하는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의료인들의 진료 역량을 개선하여 북측 전체의 의료 수준을 끌어 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병원 현대화사업과 의료인 교육사업 병행 추진
이에 따라 어깨동무는 북한의 각 단계 병원간의 연계 치료 체계를 구축하여 치료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북측 의료인 교육을 강화하는 것, 이 두 가지를 평의대병원 어깨동무소아병동 건립의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깨동무는 북측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병원 현대화사업)과 북측 인적 자원 양성 및 재교육 사업(북한 의료인 교육사업)을 병행 추진했다.
어깨동무가 소아병동 신축에 착수한 것은 지난 2006년 6월이다. 약 28개월에 걸린 신축 기간 동안 어깨동무는 남북 협력의 새로운 시도를 해 나갔다. 그중의 하나는 병동 신축에 들어가는 벽돌을 북한에서 자체로 제작하게 한 것이다. 소아병동 신축을 위해서는 약 45만장의 벽돌 소요가 예상되었다.
남쪽이나 중국에서 구입하여 이를 지원할 경우 제품 가격보다 수송비가 훨씬 더 많이 지출되는 상황에서 어깨동무는 현장에서 벽돌을 제작할 것을 북측에 요청했다. 북측이 이를 수용하면서 시멘트와 벽돌 제작 틀은 어깨동무가 지원하고 모래는 평의대 측에서 조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병원 신축에 들어가는 경비가 대폭 감소할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어깨동무는 창호 제작도 북한의 기술진이 참여하는 방안을 창출했다. 어깨동무가 창호 원자재를 평양 건재공장에 지원한 후 남측 기술진이 공장을 방문, 기술을 이전하고 평양 건재공장에서 창호 완제품 제작과 현장 시공을 맡기로 한 것이다.
평양 건재공장은 평양시 역포구역 소심동에 위치한 공장으로, 타일과 위생 도기, 수지창, 인조대리석, 외장재 등을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의 민간단체 대북 지원사업에서 북측의 역량을 높이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있어 왔지만 이처럼 명확하게 사업을 추진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어깨동무는 또 북측 의료진의 역량을 높이는 데도 매우 구체적인 방법으로 큰 힘을 쏟아왔다. 병원 시설에서 건물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지만 건물만으로 병원이 기능을 다할 수는 없다. 효율적인 의료 장비와 설비, 도구가 충분히 갖추어져야 하고 또 소모품과 의약품들이 제때에 공급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러한 장비와 설비, 도구, 소모품, 의약품들을 제대로 잘 사용하고 환자 진료와 병원 운영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갖춘 의료인이 충분히 있어야만 한다.
평의대병원측과 어깨동무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구체적인 방법을 도출했다. 어깨동무가 북측과 합의한 북측 의료진 교육사업은 보건의료분야의 대북 지원사업에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는데, 평양과 중국 연변에서 북측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1차 교육은 2007년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됐다. 소규모 의료기술 전습과 소아과 전과로 확대 적용할 북한 의료인 교육사업 프로그램과 교육 방식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 2차 교육은 2008년 9월 27일부터 10월 14일까지 소아병동 신축 건물에서 평의대병원 의료인 일평균 28명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및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등 남측 의료진 29명이 참석하여 진행됐다.
3차로는 2009년 4월 9일부터 29일까지 중국 연길시의 연변대학 부속병원에서 평의대병원 의료인 9명,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및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등 남측 의료진 7명, 연변대학 부속병원 의료진 30여 명이 참석하여 의료기술 전습모임이 이루어졌다. 어깨동무측은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의 의료 현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됐으며 이후 무엇이 필요한 지를 더욱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2008년 평양에서 진행됐던 2차 의료인 교육 모습. 서울대 어린이병원 의료진이 의료기기 사용법을 시연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과 협약 체결
한편 어깨동무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과 협약을 체결, 함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북한 의료인 교육사업에서 현대화된 의료 기술 전수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남측에서 공신력 있고 전문성을 가진 기관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어깨동무는 밝히고 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은 소아병동 신축 관련 의료분야의 조언뿐만 아니라 북한 의료인 교육사업의 프로그램 구성,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의료인 파견, 교육프로그램 진행 후 평가 단계에 이르기까지 어깨동무의 협력적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평의대병원에 소아병동이 들어서고 북한 의료진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지만 어깨동무의 지원사업은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지원된 장비들이 정상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소모품과 시약 등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북한 의료진에 대한 교육사업은 추가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남북관계 냉각으로 소모품과 시약 등의 지원이 차질을 빚고 있다. 어깨동무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큰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사업이 다시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종도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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