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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초점 | 그리스發 유럽 재정위기, 단일 유로존 구조적 한계 노정 2011년 11월호

시사초점

그리스發 유럽 재정위기, 단일 유로존 구조적 한계 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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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일(현지시각) 그리스 테살로니키 시에서 도시 환경미화원의 파업으로 도로변에 쓰레기가 수북이 쌓인 가운데 한 남성이 자전거를 가지고 길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초 그리스의 재정위기로부터 시작된 유럽의 재정위기는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여 유로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은 후 불과 6개월 후에는 1990년대 높은 경제성장으로 칭송받던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었고 올해 4월에는 장기간의 저성장을 거듭한 포르투갈도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후 유로존 3, 4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위기설이 대두되면서 일각에선 장기적으로 유로존의 존립가능성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고 있다.

무역적자·과대채무, 유로화의 뒷면?

오늘날 유럽 일부국가의 재정위기는 그 원인을 국가별 요인과 단일통화로서 유로화가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에서 찾을 수 있다. EU의 운영원칙 상 재정정책은 각 개별국가의 소관이며 재정위기가 개별회원국의 정책 미숙에 기인한다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단적인 예로 그리스의 경우 지난 정부의 통계조작과 더불어 성장한 지하경제로 인해 취약한 세수기반, 공공부문의 과도한 지출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국가별 요인 외에도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의 구조적 한계가 오늘날 재정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사실 단일통화의 사용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이익과 비용을 수반하게 된다.

대표적인 이익으로는 국경 간 거래비용을 감소시키며 환위험을 없앰으로써 안정적인 무역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국채 발행금리를 낮춤으로써 저금리 자금조달이 가능해져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여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통화 사용에 따른 비용도 큰데, 대표적인 것이 독자적 통화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개별 화폐를 사용하고 있을 경우, 국가채무, 경상수지 적자 증가와 같은 대외불균형의 확대는 통화가치 하락 및 금리상승을 동반하게 되며, 경제주체들의 행동에 반영되어 대외불균형이 자동적으로 교정된다.

또한 인위적으로 화폐를 평가 절하시켜 수출경쟁력의 회복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환율조절을 통해 대외불균형을 교정할 수 없게 된다. 이로 인해 유로화 도입이후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은 매년 GDP의 10%에 가까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여 왔으며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는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였다.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남유럽 국가들은 부족한 재원을 해외차입을 통해 충당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올 수 밖에 없었는데, 정부부채와 민간부채가 증가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결국 유로화 사용은 많은 혜택 이면에 지속적인 무역수지 적자와 저금리로 인한 과대채무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현재 그리스의 낮은 성장률과 산업경쟁력, 높은 채무수준을 고려할 때 자체적으로 채무를 상환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서는 채무재조정 또는 부분적인 디폴트 조치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주변국으로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유로화 도입 이후 유로존 은행 간에는 채무교차 현상이 가속화되어 은행 간의 상호의존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따라서 한 국가의 재정위기는 유럽금융시장의 통합과 통화공동체의 메커니즘 속에서 주변국으로 확산되기 쉽다.

실제로 외국은행에 대한 그리스의 대외채무 중 92%는 유럽계 은행들이 갖고 있으며, 프랑스와 독일 은행이 갖고 있는 채무는 각각 41%와 17%에 이른다. 현재 그리스의 디폴트는 전체 그리스 국채의 67%를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금융권의 붕괴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프랑스 금융권을 부실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한 프랑스 은행들의 자금회수가 이어지고 이는 전체 유로존 금융권의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 스페인의 경제규모는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을 합친 것의 두 배이며, 이탈리아는 이보다 더 크므로, 이 두 나라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경우, 현재 유로존이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그리스로부터 시작된 재정위기는 우리나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금융부문과 실물경제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듯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금융부문은 전 세계적으로 시장통합이 가장 진전된 부문으로 우리나라는 해외자본의 유출입에 제한이 거의 없어 소규모 개방경제의 전형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외국계 은행에 대한 우리 경제의 채무 중 절반 이상은 유럽계 은행에 대한 채무이다. 유럽 일부국의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계 은행들은 손실을 대비해 보수적인 자금운영으로 선회하고 있는데, 이 경우 우리나라로부터의 자본유출이 예상될 수 있다.

해외자본의 투자패턴은 수익률(신흥경제권)과 유동성(선진경제)의 두 가지 변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현재와 같이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는 유동성이 높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수익률과 유동성 측면에서 중간에 위치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선호도가 줄어들 수 있다.

한국, 對 EU 흑자폭 감소 예상

실물경제 측면에서 유럽의 재정위기는 EU에 대한 수출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EU는 우리나라의 제2의 교역국으로 글로벌 경제위기 이전인 2007년에는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무역흑자를 기록한 교역상대국이다. 그러나 재정위기와 이로 인한 긴축재정과 금융불안,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인해 EU의 경제성장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EU 경제는 1.7%의 성장률을 보인데 이어 내년에는 1.2%의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EU 내 수입수요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EU 흑자폭이 줄어들 소지가 크다 할 수 있다.

강유덕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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