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군(軍) 대비태세는? 2011년 11월호
기획 | 연평도 포격 1년…현장을 가다
군(軍) 대비태세는?

지난 6월 15일 경기도 화성 해병대사령부에서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북 5개 도서의 방어를 전담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식이 열려 사령부 장병들이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정부와 군은 국민들에게 북한위협에 대비해 취약전력을 긴급히 보강하고, 현존전력이 완벽하게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적극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8월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해안포 사격을 가했을 때 군의 대비태세상의 취약점(지휘체계, 장비기능, 민방위체계 등)이 또 다시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대비태세상의 취약점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비태세 취약점 다시 노출
이 때문에 현재 국민들은 정부와 군의 능력과 의지로 앞으로 북한이 부가하는 복합적(hybrid) 군사위협(전통적 위협과 비전통적 위협의 혼재)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비태세 강화와 관련해 근본적인 방책은 제시하지 않고, 북한의 도발로 취약점이 발생하면, 그것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그때 가서야 보강하려하고, 또 한미공동실시간 감시체계 및 해군·해병대 관계만 제대로 구축해도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데 큰 문제가 없는데도 육·해·공 합동성을 강화시킨다는 명분으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와 같은 조직을 신설, 보고체계만 하나 더 가중시키는 그런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서해 5개 도서를 방어하는 역할을 맡은 한국군 최초의 육·해·공 합동사령부인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실체를 보면 이런 우려를 잘 알 수 있다.
이런 소극적·피동적·형식적 대비태세로 인해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오히려 ‘전면전쟁’을 들먹이며 우리에게 여전히 협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군의 대비태세에 대한 이런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서해 NLL 및 5도, 휴전선 전방 접적지역에 대한 군의 대비태세를 근본적이고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공세적 억제전략 및 그것을 뒷받침하는 세 가지 기반능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적극적 억제전략은 전술적 섬멸(Tactical Annihilation)과 전략적 마비(Strategic Paralysis)개념을 도입, 공세적 개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전술적 섬멸은 북한의 무력도발이 있을 경우, 도발에 1차적 책임이 있는 북한의 교전주체(예: 지상차량, 포대, 군함 등)를 현장에서 즉각, 신속하게 파괴·섬멸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략적 마비는 전면전 혹은 대량살상무기 위협에 맞서 북한의 정치·경제·군사적인 핵심을 우선적으로 파괴, 제압하는 것이다. 북한의 정치·군사지도부, 북한군의 주요 지휘통제시설 및 체계,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의 배치지점, 그리고 대량살상무기의 배치·비축시설과 이들의 발사수단 등의 핵심표적들을 전쟁초기 신속·정확하게 무력화시킨다면, 단기간 내에 북한의 침공역량을 제거·소모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공세적 억제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반능력을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첫째, 휴전선 전방 접적지역, 혹은 후방을 겨냥한 북한의 국지도발 감행능력과 의지를 사전에 견제 및 거부하고, 무력충돌을 전후로 조성된 군사·외교적인 위기를 주도적으로 관리, 통제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
이는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휴전선 일대, 서해상 NLL 등지에 배치되거나, 유사시 해당지역에 1차적으로 동원될 각 군 병력의 전투력 강화를 위한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에,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벌어지는 기습 및 침투전의 특성을 고려할 때, 북한의 기습, 침투능력을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는 ‘역(逆) 비대칭 전력’을 개발,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례로 감시·정찰능력의 향상을 위한 정보수집 자산, 정확성과 제압효과가 우수한 전술급의 정밀화력, 그리고 기동성이 높은 항공 전력을 들 수 있다. 이런 전력들을 빠른 시일 내에 배치시켜 대비태세를 강화해 나가지 않을 경우, 북한은 치고 빠지기(hit and run)식의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둘째, 북한이 부가하는 복합적 군사위협에 대한 ‘순평가’(net assessment)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북한의 기습, 침투 등의 국지도발이 예상되는 휴전선 일대, 서해 5도, NLL을 비롯한 전방 접적지역에 대한 현장시찰, 모의실험, 워게임 등을 통해 대비태세상의 강정·약점·기회·위협(SWOT)분석을 수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부가하는 위협을 구체적으로 분류해 각 위협별로 우리의 대응능력을 평가하고, 부족능력을 식별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북한이 다양한 전략·전술을 혼합해 어떤 군사적 위협을 가하더라도 이에 대처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전력을 식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공세적 억제전략과 기반능력 갖추어야
셋째, 서해 NLL과 5도의 전략적 이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략을 발전시켜야 한다. 북한의 다양한 도발위협 시나리오를 구상해보고, 각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한 방책을 수립하고, 전투실험을 통해 전투발전요소별(작전교리, 무기·장비, 조직편성, 리더십, 교육훈련, 군수지원 등)로 미흡한 점을 식별, 그것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서해 5도를 북한위협에 대한 비대칭적 유리점, 즉 평시에는 북한의 NLL 침범도발을 억제하고 유사시는 공세작전 수행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해야만 기존의 ‘선수후공’(先守後攻: 먼저 방어하고 이후에 공격한다) 개념에 입각한 수동적인 억제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공세적인 억제전략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공세적 억제전략,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세 가지 기반능력 구축은 현재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또 우리 군을 전투형 강군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실행에 옮겨나가야 하는 방책이다.
김종하 /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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