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중국, 희토류 생산량 97% 점유…내수 위해 수출쿼터 축소 중 2011년 11월호
<편집자주>
동북아가 자원을 둘러싸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동북아의 자원대국은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이다. 먼저 러시아가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바탕으로 중국, 한국, 일본을 향해 적극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과거 천연가스 수출을 매개로 중국과 일본에 접근했던 러시아는 최근 한국 시장을 겨냥하여 남·북·러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연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북한도 원칙적인 동의를 표명하였다.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지속해 가면서 세계적으로 자원을 흡수하는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자국 내에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고성장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 게다가 미래전략 차원에서 세계적인 수출자원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희토류가 그것이다. 반면 북한은 막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자본과 기술부족 등으로 인해 제대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북아는 세계적 경제성장의 중심축으로 발돋움하면서 자원을 둘러싼 새로운 협력과 갈등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자원을 둘러싼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야기되고 있는 동북아에서 각국이 지역협력을 통해 자원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용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상생의 길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는가? 유럽통합을 선도하였던 석탄철강공동체와 같은 협력의 제도화는 동북아에서 불가능한 것인가? 이번 호에서는 동북아가 상생할 수 있는 협력의 하나로 자원공동체 가능성을 탐색해본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자원인 러시아의 천연가스, 중국의 희토류에 더해 북한의 자원보유 현황을 살펴보고 동북아가 지향할 수 있는 협력의 사례로 유럽의 석탄철강공동체를 살펴보았다.
특집 | 동북아 상생의 길, 자원공동체
중국, 희토류 생산량 97% 점유…내수 위해 수출쿼터 축소 중
중국의 희토류 확인매장량은 2,700만t, 추정매장량은 8,900만t으로 전 세계 확인매장량의 30.9%와 추정매장량의 57.71%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희토류 매장량 분포도에 의하면 현재 희토류를 채굴 중인 대규모 광산(국제 희토류 가격에 영향력이 있는 광산)은 전 세계를 통틀어 오직 9곳 밖에 없는데 중국에만 4곳이 집중되어 있다.
이처럼 타고난 희토류 자원 강국인 중국은 1987년부터 희토류 생산량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각 연도별로는 2006년 13만3천t, 2007년 12만8백t, 2008년 13만9천t을 생산하였고 2009년 기준으로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점유하였다.
특히 초정밀 유도미사일, 무인기(UAV) 등의 첨단무기 제조와 영구자석 등의 녹색기술 산업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의 경우에는 무려 99%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중국은 현재 희토류의 확인매장량, 추정매장량뿐만 아니라 비축량, 생산규모, 생산품의 다양성(4백여 종), 소비량(6만여 t, 2010년), 수출량에서도 모두 압도적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2011년 희토류 총 생산량은 2010년 대비 5% 가량 증가한 9만3,800t에 달한다. 하지만 이중 수출쿼터는 3만184t으로 오히려 2010년 3만258t 대비 다소 줄었다. 게다가 올해 안으로 장시성과 광저우의 주요 8개 희토류 광산 중 3개를 생산 중단시킬 예정이다.
특히 광저우는 중국 내 희토류 총 생산량의 약 38%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지역이어서 이곳의 생산 중단조치는 장차 중국이 희토류 생산량과 수출쿼터를 늘릴 계획이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중국, 희토류 활용 녹색 산업에 집중
해마다 증가하는 희토류 수요에 역행하는 이러한 흐름은 이미 정치적으로 예고된 일이었다. 2010년 중국의 희토류 수출쿼터가 2009년 대비 40% 이상 축소됨으로써 희토류 국제거래 가격이 급등하자 일본은 2010년 8월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에서 희토류 수출쿼터 확대를 공식 요청했으나 중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하였다.
지난 1월 리커창 부총리는 독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을 순방하면서 각국으로부터 희토류 수출쿼터 축소를 완화해달라는 공식 요청을 수차례나 받았지만 이 또한 거절하였다. 또 2009년부터 미국, EU 등 주요 희토류 수입국가들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 철회를 공식적으로 요구해오고 있으며, 만약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에는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까지 밟을 것이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희토류 수입국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실 중국이 이 같은 외압에 못 이겨 희토류 수출쿼터를 억지로 확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WTO 분쟁 절차 같은 국제기구의 압력 따위는 오늘날의 중국에게 어떠한 위력도 행사하지 못한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구성원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가득하다. 강력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자하는 태도를 자국의 자원민족주의적 정책수립과 외교정책에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화석 연료는 두 자릿수를 넘나드는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뒷받침 해 왔다. 또한 중국의 경제구조는 ‘자원의 블랙홀’로 일컬어질 만큼 자원의 소비규모가 거대했다. 중국은 이 두 가지 조건 하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새로운 성장 동력인 희토류를 활용한 녹색기술의 가능성을 1990년대에 이미 확인하였다.
자국 내 관련 산업에 가장 먼저 희토류 자원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가라는 불명예를 씻고 희토류를 적극 활용하여 명실상부한 녹색국가로 탈바꿈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0월 15일부터 4일 간 열린 제17차 당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의 중요 의제 및 임무를 살펴보면 희토류를 활용한 자원민족주의 정책의 의도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12차 5개년 계획에서 7대 전략적 신흥산업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녹색에너지 관련 기술 축적’을 핵심 과제로 선정하였고 특히 ‘신재생 및 청정에너지 확대와 지원’ 등을 포함한 에너지시스템의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것은 오직 녹색기술에 대한 어마어마한 투자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먼저 그 핵심 조건인 원활한 희토류 공급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정 가능한 과제였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 규모를 계획된 채굴 비례로 계산할 경우 경희토류는 무려 1,023년, 중희토류는 87년 간이나 수급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원민족주의 … 수출 증가하지 않을 듯
따라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쿼터 축소를 통한 자원민족주의 정책 이면에는 자국의 모든 생산량을 국내 산업에만 집중시켜 상기의 원대한 계획의 실현을 앞당기고자 하는 계산이 숨어 있었다.
결국 중국이 희토류 생산량을 증가시킨다 하더라도 이는 오로지 자국 내 산업을 위한 것일 뿐 특별한 이변(자원 무기화, 특별 현안에 따른 협상카드, 미국, 호주 희토류 생산 기업 견제 등)이 없는 한 수출쿼터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녹색 국가로 탈바꿈하고자 철저히 계획하고 있는 국가는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다. 화석연료시대의 종말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녹색 혁명에 대한 투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도 현재 녹색 혁명에 대한 계획만큼은 결코 어떤 국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녹색 혁명 성공률 ∝ 희토류 활용도’란 공식을 대입해 본다면, 희토류의 안정적인 확보에 매진해야 할 책임이 더욱 분명해 진다. 수입처의 다변화와 같은 단순하고 단기적인 접근은 희토류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
그동안 유지되어 온 비축과 수입 위주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해외광산 직접개발’, ‘경제성이 확인된 해외광산 인수’, ‘외국 기업과의 공동투자’ 방식으로 전환, 희토류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전환이 시급히 이루어져야만 할 것이다.
김동환 /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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