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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 필리핀, 서비스 산업 중심 경제발전 박차 2011년 12월호

세계 경제지도가 바뀐다 12

필리핀, 서비스 산업 중심 경제발전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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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6일 필리핀의 마닐라 항구에서 화물선에 선적된 컨테이너가 부두로 하역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들에게 영어 어학연수지, 은퇴 후 이민지,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필리핀은 약 7천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다. 전체 면적은 30만㎢로 한반도의 1.3배이다. 지도상으로 보면 필리핀은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인도차이나 반도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북쪽으로는 대만, 남서쪽으로는 보르네오섬과 인접해 있다.

필리핀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태국을 제외한 여타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외세의 지배를 받았다. 1565년부터는 스페인의 통치를, 1898년부터는 미국의 식민통치를 받은 바 있으며, 1943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점령당하기도 하였다. 1946년에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면서 오랜 식민 역사를 청산하였는데 여전히 필리핀의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미국의 영향이 깊게 자리하고 있으며 냉전 기간 및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지지하는 등 미국과는 우호적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필리핀과 우리나라는 1949년 3월 국교를 맺은 바 있다. 필리핀은 이듬해 발생한 6·25전쟁에 7천명이 넘는 군대를 파견한 명실상부한 혈맹국가로서 우리나라와 긴밀한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필리핀을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부문 주요 현안과 에너지, IT 분야의 교류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참전용사비 참배, 비지니스 포럼 등에 참석하여 우호관계를 재확인하였다.

아웃소싱 산업, 필리핀경제 버팀목

우리의 주요 협력파트너인 필리핀의 주된 산업으로는 업무처리아웃소싱(Business Process Outsourcing, BPO) 및 전기전자 산업을 꼽을 수 있다. 2010년 기준 필리핀경제는 서비스업이 55%, 그 뒤로 제조업이 31%, 농업이 14%의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지니고 있다.

BPO산업은 필리핀 서비스업의 대표주자로, 강점을 가진 세부 분야는 콜센터, 의료기록 전사, 영화자막 작성 등이다. BPO산업은 2010년 기준 90억달러의 수익, 53만개의 고용을 창출하였고 이중 콜센터 분야 수익은 57억달러로 인도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하여 제조업에 취약한 필리핀경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필리핀에서 BPO산업이 선전하는 배경으로는 저렴한 인건비, 영어구사가 자유롭고 교육수준이 높은 인력수급, 미국식민지 경험으로 인한 영미권 문화 이해 등을 들 수 있다. 필리핀정부는 아웃소싱 산업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해당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4~8년 간 소득세를 면제해주며 100% 외국인 투자를 허용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인구 10% 해외취업 … GDP 12~13% 송금

필리핀의 제조업 부문은 전기전자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 전체 수출의 절반가량이 반도체를 필두로 한 전자제품 수출이라는 점이 해당 산업의 위상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와의 교역 품목 대부분도 이들 반도체 및 부품류이다.

하지만 필리핀의 동 산업은 해외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국내에서 조립 및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이로 인한 낮은 부가가치 창출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술향상을 통해 국내 부품생산을 가능케 함으로써 높은 부가가치 창출을 이루어내는 것이 전기전자 산업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겠다.

BPO산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의 발달, 높은 전자제품 수출 비중 외에 주목할 만한 필리핀경제의 특징으로는 9,400만 인구의 약 10%에 육박하는 1천만명 정도가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 일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금액은 GDP의 12~13%에 달할 정도로 필리핀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로 송금된 외화가 대부분 주택마련, 교육 등 소비경제에 주로 쓰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에 필리핀정부는 2010년 기준 연간 187억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해외송금액이 저축 및 투자로 이어져 국가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필리핀은 2010년, 약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7.8%의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등 태국,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 글로벌 경제위기에 상대적으로 타격을 적게 받았다고 평가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할 만한 사안들이 많이 있다.

먼저, 우리나라의 약 3배에 달하는 비싼 전기료, 열악한 도로 및 물류시설 등 인프라 미비로 인해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고 이러한 점은 외국인 투자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극심한 빈부격차로 인한 민심 불안정과 이로 인한 불안한 치안이 경제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어학연수지, 관광지로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만 1960년대까지 동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높은 경제수준을 자랑했던 나라이다. 하지만 1965년부터 21년 간 마르코스의 장기집권 동안 만연하였던 부정부패가 국가발전을 가로막아 현재는 절대빈곤계층비율이 26%에 달하고 1인당 GDP가 2천달러에 채 못 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0년 5월 새로 취임한 베니그노 아퀴노 정권은 필리핀의 고질적 병폐인 부정부패 척결, 재정적자 축소 등을 통한 경제발전을 주요 정책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성공적으로 이행하여 다시금 옛날의 광영을 되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신민금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남아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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