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탐방 … 155마일 휴전선 따라 | 인천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서해 최북단 백령도 2011년 12월호
현장탐방 … 155마일 휴전선 따라 10
인천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서해 최북단 백령도
인천 연안부두에서 고속 페리로 4시간 이상 걸리는 서해5도는 정확히 말하면 DMZ 248㎞에 들어가지 않는다. 정전협정 당시 군사분계선 표지 말뚝을 임진강변에서부터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해 5도는 ‘남한의 최북방 관할지역’으로 결코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2010년 발발한 백령도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뼈아픈 교훈이다.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 점박이 물범 삼형제
동경 124도, 북위 37도. 더 이상 북상할 수 없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머리에 인 채 서해5도 중 최북단에 홀로 떠 있는 백령도. 그러나 백령도는 군사적 긴장감과 달리 동양화에서 금방 나온 것 같은 절경이 산재해 있다. 수정같이 맑은 바닷물과 고운 모래, 형형색색의 자갈들이 펼쳐진 해안은 백령도의 자랑이다.
대한제국 시절에는 황해도 장연군에, 해방 직후에는 경기도 옹진군에 속하다가 1995년부터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이 되었다. 시청 소재지인 인천까지의 거리는 173㎞, 평양까지의 거리는 143㎞로 인천보다 평양이 더 가깝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쾌속여객선에 몸을 싣고 잠시 환상의 섬 감상에 젖다보면 어느덧 백령도 용기포 부두에 다다르게 된다. 해안선 둘레가 57㎞에 이르는 백령도는 지리적 여건과 안보상의 문제 덕분에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깨끗한 환경과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자연관광과 생태자원의 보고인 것이다.
용기포 선착장을 빠져나와 남쪽으로 발길을 향하면 천연기념물 제391호인 사곶백사장이 펼쳐진다. 폭 300m, 길이 3㎞로 회백색 모래해변이 길게 펼쳐진 이곳은 해수욕장으로도 유명하지만 천연 비행장으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평소에는 매우 부드럽지만 물이 빠지면 군용 트럭이 지나가도 끄떡없을 정도로 바닥이 단단해지는 규조토 모래사장이다.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변과 함께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다는 천연 활주로용 해변은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임시 활주로로 사용하기도 했다.
백령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는 바로 해금강의 총석정을 빼닮은 두무진이다(국가지정 명승지 제8호). 백령도의 북서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두무진은 서해를 향해 두 팔을 벌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수천 년동안 파도와 바람에 깍인 바위들이 마치 장군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위에 60~70m까지 치솟은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고, 갈매기와 가마우지들이 서식하고 있어 자연경관과 잘 어우러지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때 수천 마리의 점박이 물범이 살았으나 점차 개체 수가 줄면서 지금은 300마리정도 살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점점 사라져가는 물범을 보호하고 빼어난 경관을 지닌 인천의 무한한 가능성을 대내외에 적극 알리고자 점박이 물범 삼형제를 캐릭터화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마스코트로 삼았다.
효녀 심청의 혼(魂) 담긴 심청각
또한 이곳 백령도는 심청이의 전설이 살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심청전’은 설화가 극화된 것이지만 최근 고증을 통해 심청전의 무대가 이곳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인당수와 장산곶이 내려다보이는 진촌리 북쪽산 마루에 심청각이 세워져 심청전에 관련된 판소리, 영화, 고서 등을 전시하고 심청전과 관련된 행사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백령도에도 분단의 아픔이 곳곳에 서려있다. 백령도 주민들은 1·4후퇴 당시 북한에서 피난 온 실향민과 그 자손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주민들 말투도 황해도 사투리에 가깝다. 이곳 주민들은 하루빨리 통일이 되어 지척에 두고도 가보지 못하는 황해도 북녘 땅을 밟아볼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취재 / 박윤식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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