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1년 12월 1일 0

북한인권을 말한다 | ‘표현의 자유’ 불허도 국가 특수성? 2011년 12월호

<연간기획> 북한인권을 말한다

‘표현의 자유’ 불허도 국가 특수성?

 

북한의 공식 국명은 ‘조선민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북한은 헌법과 국명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형식적으로나마 최고인민회의가 국가 주권기관으로 위치하며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국가를 공식적으로 대표하게 되어있다.

북한헌법에는 정당결성의 자유와 의사표현의 자유도 보장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북한의 헌법규정은 모두 실제 관행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정치상의 의사결정은 종국적으로는 국민을 통해 이루어지지만 적절한 의사결정을 이루려면 그 전제로서 충분한 정보와 그러한 정보에 바탕을 두는 정파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 정보를 취득하고, 민주적 토론을 구성해 나가기 위해서 ‘표현의 자유’는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다. 말하자면 ‘표현의 자유’는 현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北헌법, 표현자유 보장? … 실상 달라

한편 표현의 자유와 유사한 개념으로 ‘언론·출판의 자유’가 있다. 이는 넓은 뜻으로는 표현의 자유의 별칭이며, 좁은 뜻으로는 표현의 자유 중 언어와 인쇄를 매체로 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 헌법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헌법 21조). 언론·출판의 자유는 민주정치에서 필수적인 사상표현의 자유이며, 소극적인 자유이기보다는 적극적인 민주정치의 구성원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에 한정하지 않고, 예술 등의 창작적 활동에 대해서도 폭넓게 인정되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경우를 특히 ‘창작의 자유’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편 예술적 창작성이 희박한 것, 예를 들면 단지 외설물이나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나 이념을 전파하는 것, 청소년에게 유해한 정보를 유포하는 것, 범죄 수법 등을 밝히는 것 등에 대해서는 표현·창작의 자유와 공동체의 통합과 안정사이에서 그 허용한계에 관한 논쟁이 발현되기도 한다. 이러한 한계점과 제약에 대해서 민주사회는 재판제도를 통해 최종적인 ‘사회적 선택’을 하고 있다.

오늘날 북한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존재하는가? 우리는 이미 정답을 잘 알고 있다. 또 우리는 북한사회가 왜 ‘표현의 자유’를 허용할 수 없는 지 그 이유도 잘 알고 있다.

北, 외부접촉 차단위한 주민통제 강화

조선노동당이 검열하는 공식 국가언론보도 이외에 어떠한 경쟁적 정보를 산출할 수 없는 사회. 만수대창작사 등 국가이념을 표방하는 집단창작 이외에 개인의 주관에 기초한 어떠한 예술작품도 허용하지 않는 사회. 사실에 기초한 외부소식을 전파하는 것을 국가보안사범으로 처벌하는 사회. 더 이상의 예를 들 필요조차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민주사회의 근간을 구성하는 ‘표현의 자유’조차 허용하지 않는 관행을 국가의 특수성, 혹은 집단적 주권의 논리로 항변할 수 있을까?

북한은 1981년 국제인권협약에 유보없이 가입하였다. 국제인권협약의 모체이자 오늘날 국제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규범으로 인정되는 세계인권선언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간섭받지 않고 의견을 가질 자유와 모든 매체를 통하여 국경에 관계없이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고, 전달하는 자유를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표현의 자유’이외에도 북한이 정당한 이유없이 국제인권규약과 스스로 가입한 국제협약을 무수히 어기는 사례들을 이미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허용하지 않는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정보의 자유를 대다수의 북한주민들이 희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주의를 그 어떤 언어로 정의내릴 지라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이다. 북한에서 국민은 북한을 구성하고 있는 주민들이며, 그 주민들이 새로운 정보, 새로운 가치, 새로운 이념을 얻기 위해서 수천km의 먼 길을 걸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다.

북한당국은 최근 북한주민들의 외부정보 접속통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라디오 수신기는 물론 컴퓨터 CD, DVD, USB 등 저장매체들에 대한 단속을 크게 강화하고 있으며 적발 시에 엄중한 처벌을 내리고 있다. 중국을 통한 휴대전화 통신을 차단하기 위해서 고가의 전파추적 장비들을 구입해서 배치했다고 한다.

이제 북한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을 넘어서 주민들의 ‘알 권리’ 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다. ‘알 권리’는 현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 개개인이 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대한 정보를 자유롭게 알 수 있는 권리, 또는 이러한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통칭하는 개념으로서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45년 미국 통신사의 쿠퍼(Kent Cooper)가 ‘알 권리’를 제창하는 강연을 하면서부터인데 그는 1956년 저서 『알 권리』를 출간해 개인의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역설해 알 권리를 세계로 확산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개인을 둘러싼 사회환경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정보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개인들 역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하는 욕구가 강해지게 마련이다. 사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처럼 주변사회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 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우리 개개인의 삶의 성공과 행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북한당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탈북자단체와 납북자가족단체가 보내는 전단이라고 한다. 또 남한의 심리전 방송에 대해서는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러한 탄압정책이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얼마나 억압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이원웅 / 관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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