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일본, ‘동적 방위력’ 개념 도입…수동적 전수방위 벗어나 2011년 12월호
특집 | 동북아, 군비경쟁 늪에 빠지다
일본, ‘동적 방위력’ 개념 도입…수동적 전수방위 벗어나
1976년 최초로 제정된 이후 1995년, 2004년 그리고 2010년에 개정된 방위대강은 일본정부가 스스로의 안보정책 기조를 대외적으로 표명하는 공식문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일본의 안보정책 기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2010년도 방위대강(이하 ‘신방위대강’)의 내용을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신방위대강의 내용을 ‘미·일동맹의 심화’, ‘중국에 대한 경계’, ‘동적 방위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일본의 안보정책 기조를 살펴본다.
미·일동맹, ‘대등’에서 ‘심화’로
우선 미·일동맹의 심화이다. 민주당 정권은 2009년 성립 당시에는 ‘대등한 미·일동맹’을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자민당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하토야마 정권이 붕괴된 이후에는 미·일동맹 강화로 입장을 선회하여 ‘미·일동맹의 심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게 되었다. 신방위대강에서는 2004년도 방위대강보다 거의 2배에 가까운 분량을 할애하여 미·일동맹의 의의를 강조하면서 미·일동맹을 새로운 안전보장환경에 걸맞는 형태로 심화·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에 대한 경계이다. 일본의 방위대강에 최초로 중국에 대한 명시적 지목이 나타난 것은 2004년도 방위대강에서였다. 중국의 동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하며 처음으로 중국을 명시적으로 지목했으며, ‘도서부에 대한 침략에 대한 대응’이라는 항목 역시 중국을 의식한 것이었다.
그런데 신방위대강에서는 중국에 대한 기술의 수위가 조금 더 강해져서 중국 군사비의 증가, 군사력의 근대화, 활동범위의 확대, 투명성 부족 등을 지적한 후 그와 같은 것들이 “지역·국제사회의 우려사항이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은 ‘동적 방위력’이다. 신방위대강은 최초의 방위대강 이래 30년 이상에 걸쳐서 일본의 방위력 구축방향의 기본방침이었던 ‘기반적 방위력’개념과 결별하고 새롭게 ‘동적 방위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일본의 안보정책의 역사적인 전환을 가져왔다.
‘기반적 방위력’이 동서가 대치하는 냉전시대라는 환경속에서 방위력의 존재에 의한 억지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었던 것에 반해, ‘동적 방위력’은 군사력을 보다 능동적으로 운용하여 침략가능성을 사전에 제어하는 데에 역점을 두고 있다. 동적방위력은 고도의 군사기술력과 정보능력에 의해 구축되며, 이를 통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안보환경을 더욱 안정화시키고 글로벌한 안보환경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동적 방위력’은 수동적인 ‘전수방위’라고 하는 일본의 기존 안보정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요인을 내포하고 있으며, 일본을 ‘보통국가’로 만드는 추진력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한편 방위예산을 방위력의 가장 큰 지표로 생각한다면 현재 일본의 방위력이 증강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일본의 방위예산은 1997년도를 정점으로 하여 계속 감소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위력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방위예산이 감소했다고 하여 반드시 방위력이 감소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1997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자위대의 일본 영역 밖에서의 미군에 대한 병참활동이 1999년 주변사태법, 2001년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성립에 의해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된 것은 방위력의 획기적인 증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을 염두에 두고 일본의 방위력 증강 현황 중 특징적인 것으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대비 방위력 대폭 증강
우선 현재 일본에게 있어서 초미의 경계대상이 되고 있는 중국에 대비한 방위력은 대폭적으로 증강되고 있다. 즉 신방위대강에 의거하여 작성된 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1~2015년도)은 중국과의 사이에 영토문제를 계속 일으키고 있는 남서지역의 방위력 증강에 역점을 두고 작성되었다.
올해 발간된 『방위백서』는 ‘자위대의 체제 : 남서지역의 방위태세의 강화’라는 독립된 칼럼에서 이 점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11월초에서 현재까지 이 지역에서 연이어 계속되고 있는 미·일 해상연합훈련, 육상자위대의 훈련, 육해공 자위대의 통합훈련 등은 신방위대강에 의거한 대중국 방위력 증강의 현실을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일본은 해상자위대의 전력을 특히 증강하고 있다. 2004년과 2006년에 각각 ‘휴거’형 헬기탑재 호위함(DDH)이 건조되었는데, 현재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인 배수량 1만9,500t의 DDH가 계획되고 있다. 또한 잠수함 전력을 증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최신예인 소류급 잠수함 1척을 진수한 데에 이어 내년에 다시 1척을 건조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우주개발이용을 통한 방위력의 증강이다. 일본은 현재 4기의 첩보위성을 운용 중에 있는데, 2008년 5월 성립된 우주기본법에 의거 방위분야에 있어서 우주공간의 특성을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방위성은 ‘우주를 이용한 C4ISR’의 기능강화를 위한 조사·연구, 기상이나 지형의 제약을 잘 받지 않는 X밴드(일반적으로 약 7~11Ghz)의 전파를 이용하는 위성통신인 ‘X밴드 위성통신’ 기능향상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비록 일본의 방위예산은 늘고 있지 않지만,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비하며 필요한 방위력을 증강시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준섭 /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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