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2월 1일

통일교육,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 상아탑에서 펼치는 분단극복 평화학 2015년 12월호

 통일교육,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7

상아탑에서 펼치는 분단극복 평화학

어느 사회든 대학은 사회적 양심의 보루가 되기도 하고 때론 상아탑 속에 묻힌 지성인의 침묵소가 되기도 한다. 지성인의 요람이라고 일컫는 대학의 이러한 양면성은 사회변혁기에 그 특성이 두드러지게 된다. 북아일랜드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학사회는 사회적 문제에 침묵하거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양태를 보여 왔다. 그 가운데 형성된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학은 참여적 지식인 사이의 중심 화두로 작용해왔다고 볼 수 있다. 평화학의 측면에서 본다면 북아일랜드 대학은 분단극복이라는 역사적 책임에 이론과 실천으로 응답하여 왔다.

전문대학과 달리 사범대학의 경우는 학교평화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지하듯 북아일랜드 교사 양성은 종파별로 분리되어 있어 가톨릭학교 교사양성은 세인트매리스 대학교에서, 개신교학교 교사 양성은 스트랜밀리스 대학교에서 이루어진다. 세인트매리스 대학교는 가톨릭 교육이념에 맞춘 교육자 양성을 분리주의에 기반하여 실시하여 왔고, 스트랜밀리스 대학교는 개신교 교리에 입각하여 모든 교육과정을 준비시켜 왔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두 사범대학 체제는 분리주의 교육의 온상이라고 볼 수 있다.

얼스터 대학교 매기 캠퍼스의 국제갈등연구(INCORE) 센터에서 진행된 학술회의

얼스터 대학교 매기 캠퍼스의 국제갈등연구(INCORE) 센터에서 진행된 학술회의

“정체성 다르더라도 더불어 사는 능력 키워야”

이러한 분리주의적 교육을 비판하며 상호이해교육 운동을 전개하는 데 앞장을 선 학자가 스트랜밀리스 대학교의 노먼 리처드슨 교수다. 그는 1990년대 특히 상호이해교육의 주창자로 배타적인 종파주의 교육으로는 변화하는 세계에 대면할 수 없음을 지적하며 서로의 정체성을 견지하더라도 서로 소통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능력을 배양하는 상호이해교육만이 북아일랜드의 분단성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해왔다. 포커스(Focus)라는 교육전문가 모임을 주도하면서 다양성과 상호이해 프로그램(DMU)을 확산하는 데 선두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면서 세인트매리스 대학교와 공통의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교류하는 한편 북아일랜드 정부로 하여금 상호이해교육을 교육과정화 하도록 적극적인 자문역할도 병행하였다.

영국에서도 그 학문적 권위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벨파스트 퀸스 대학교는 북아일랜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론적·정신적 지원활동을 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현재 교육대학의 토니 갈러거 교수팀은 북아일랜드 공유교육 담론을 주도하는 싱크탱크다. 영국 사회학회장을 역임한 존 브루어 교수가 주관하는 갈등해결 센터에서는 갈등 후 사회에서의 사회적 통합을 위한 평화학 수립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84년 기존의 대학기구들을 통합하여 하나로 거듭난 얼스터 대학교는 적극적으로 북아일랜드 분단 이슈에 도전하며 대안을 만드는 데 대학 전체가 관여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아일랜드 전역에 4개의 캠퍼스를 특징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얼스터 대학교 콜러린 캠퍼스에는 유네스코 센터가 있고 데리의 매기 캠퍼스에는 유엔 대학이 연합되어 있는 인코어(INCORE : International Conflict Research Centre)가 있다. 1999년 유네스코 석좌교수로 임명된 앨런 스미스 교수가 2001년부터 시작한 유네스코 센터는 북아일랜드 통합교육 이념을 다원주의,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한 교육의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연구해오며 이를 지지하고 있다. 유럽의회 영국대표로서, 전환적 정의 관련 국제비교 연구에 관여하면서 분단사회에서의 역사교육을 중심으로 평화교육적 관점에서 글로벌시민교육적 대안을 제시하며 EU 글로벌시민교육을 주도하고 있다. 코리밀라 소장을 역임하기도 한 데릭 윌슨 교수와 지역사회교류 평화학을 이론화 한 던칸 모로우 교수는 ‘화해로 가는 길’로서 열린 지역사회 가치를 주장하고 있다.

데리에 있는 매기 컬리지의 인코어는 유엔 대학과 얼스터 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세계가 공인한 분단지역 평화학의 산실로서, 평화협정 이전인 1993년 분단사회가 폭력적 갈등에서 지속가능한 평화로 전환되는 세계로 나아간다는 비전을 가지고 북아일랜드 갈등의 원인과 결과를 세계적 수준에서 논의하기 위한 기구다. 해마다 평화와 갈등 관련 국제 섬머스쿨을 미국의 클린턴 섬머스쿨과 공동으로 개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평화학 석박사를 배출하는 학위과정도 개설되어 있는 평화와 갈등연구기관이다. 소장인 브랜든 햄버는 북아일랜드뿐만 아니라 남아공과 시에라리온 등 분단지역의 갈등해결 국제전문가로도 명성이 있다.

분단극복 평화학, 연구·교육·운동 함께 이뤄져야

한편 북아일랜드가 종파적 분단성에 기초한다는 현실은 이의 극복을 위한 평화신학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아일랜드 에큐메니칼 대학원은 벨파스트에 사무실을 두고 갈등해결과 화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 신학의 선봉자인 존스턴 맥마스터 교수는 북아일랜드의 신학은 교회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평화롭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평화신학을 제기하며 지역에서의 화해 프로그램을 종교적 주제를 중심으로 펼치고 있다.

이렇듯 북아일랜드의 분단성은 그대로 북아일랜드 분단극복을 위한 평화학을 탄생시키는 이론과 실천적 토대로 작용한다. 북아일랜드의 분단상황에서 폭력적 분단의 원인을 현장에서 분석하며 극복을 위한 보편적 이론틀을 창출하여 적용하고 평화체제로 전환되는 정의로운 정치화 과정과 함께 하는 역동적인 분단극복 평화학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화학은 연구와 교육 그리고 운동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요한 갈퉁의 정언이 분단극복을 위한 북아일랜드 평화학에 그대로 살아있다.

강순원 / 한신대 심리아동학부 교수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