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5년 12월 1일

집중분석 | ‘닫힌 영토’에서 ‘열린 영토’로! 본격 시동 나진-하산 프로젝트 2015년 12월호

집중분석

‘닫힌 영토’에서 ‘열린 영토’로! 본격 시동 나진-하산 프로젝트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새로운 유라시아 건설을 위해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을 제안하였다. 특히 남북 및 유라시아철도사업은 동북아와 유라시아 지역의 경제·사회적 연계 강화와 그에 따른 번영을 지역 전체로 확산시키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의 입지 및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통일한반도라는 미래비전을 실현해 가기 위해서는 이 지역에 산업특구조성과 교통물류망의 연계가 선결조건이며, ‘닫힌 영토, 폐쇄적 영토’에서 ‘열린 영토’ 개념으로의 한반도 공간 발전을 추진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하여 러시아 극동지역, 중국 동북 3성에서 남·북·러, 남·북·중 3각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최근 진행된 나진-하산 프로젝트 개요

최근 진행된 나진-하산 프로젝트 개요

유라시아 물류비 절감, 무역확대, 경제 활성화 기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남·북·러 간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한반도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사업과 유라시아철도 사업의 시범사업이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나진항 제3부두에서 하산까지 철도(54km)를 개보수하고, 화물터미널 건설과 화물열차 확보를 통해 나진항과 TSR을 연계하는 물류사업이다. 본 사업은 ‘부산·포항~나진 간 해상 수송 후 TSR 경유 물류수송’인 SEA&RAIL형(形) 유라시아 국제복합물류 운송사업이며, 상업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다. TKR-TSR을 이용한 완전한 철도운송은 아니지만, 해운과 철도가 결합한 SEA&RAIL형 유라시아복합물류운송을 남·북·러 3자간 추진하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러한 유라시아 지역의 물류와 에너지네트워크는 역내 국가 간 물류비 절감과 무역확대에 기여하고, 역내 지역의 경제권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나진항은 하산을 통해 TSR과 연결될 뿐만 아니라 한만(韓滿) 철도노선의 동북부 종착역으로, 하얼빈에서 투먼 방향으로 운송되는 화물들을 국제무역과 연계시키는 주요 항만 중의 하나이다. 1번, 2번 부두에서는 주로 중국 측 석탄을 중국 남방으로 운송하고 있으며,

3번 부두에서는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투자를 통해 3번 부두의 연장과 준설이 시행되었고, 3번 부두 현대화를 통해 5만t급 벌크선박이 접안 가능하게 되었다. 이 사업은 2012년 러시아 석탄회사인 메켈사가 포스코 측에 제안하면서 실태조사가 시행되었다.

현재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1, 2차 시범운송을 완료하였고, 지난 11월 3차 시범운송이 진행됐다. 지난 2차 시범운송의 규모는 1차 시범운송보다 3배 이상이었다. 14만t의 러시아 석탄은 나진항을 거쳐 광양, 당진, 보령으로 운송되었다. 5만t급 선박 2척이 투입되었고,

1척은 나진항을 2회 왕복하였다. 이번 3차 시범운송에는 5만t급 벌크선박 2척뿐만 아니라 1만t급 컨테이너 선박 1척이 운행됐다. 유연탄 12만t은 광양과 포항으로, 컨테이너 10개 분량의 중국산 생수는 부산항으로 각각 입항했다. 이번 3차 시범운행 이후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도 저리의 대출을 통해 나진-하산 사업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길림성·흑룡강성, 부산항·상해지역 최단거리 연계 가능

이번 3차 시범운송의 의미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벌크뿐만 아니라 사업성이 높은 컨테이너 운송 사업을 시도한 것이다. 그동안 벌크사업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향후 고부가가치의 백색가전과 자동차를 처리할 경우, 사업성이 매우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나진항 3호 부두는 2척의 선박이 동시접안 가능하다. 이번 3차 시범수송으로 나진항의 동시 접안능력, 컨테이너 처리능력, 컨테이너 하역과 선적 프로세스를 점검할 수 있었다.

둘째,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의 컨테이너를 운송한다는 것이다. 나진-하산 사업은 남·북·러 3자간 추진하였다. 향후 중국의 사업 참여를 통해 다자간 사업으로 발전가능하다. 중국의 길림성과 흑룡강성의 물류가 최단거리로 부산항과 중국 상해지역으로 연계 가능하다. 북한 입장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국제복합물류운송 사업뿐만 아니라 나선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정치적·경제적 효과가 큰 사업이다. 이렇듯 나진-하산 사업은 동북아 역내 국가들의 상호이익에 부합되는 사업이다.

나진-하산 사업은 2006년 시작하면서 컨테이너항으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현재 석탄벌크 항으로 사업모델이 변경되었다. 사업 초기 한국이 러시아 지분의 40%를 인수해줄 것을 희망하였으나 현재 49%까지 인수요청을 하고 있다. 참고로 초기 러시아 측에서 발표한 나진-하산철도의 개수공사 착공내용은 다음과 같다. 54km의 새로운 철로를 건설하고 10개의 철도역, 3개의 터널, 40개 이상의 교량과 그 외의 설비들을 개수 공사하는 것이다. 북한 철도성과 러시아 철도공사가 함께 설립한 합작회사가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두만강-나진 구간은 일 12열차의 왕복, 연간 400만t의 화물을 처리 할 수 있다.

본 사업은 아태지역 특히 한국으로부터 매년 10만TEU 화물을 TSR로 유치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은 연간 40만TEU를 수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지만 향후 70만TEU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나진-하산 구간은 표준궤와 광궤가 동시에 부설된 복합궤이며, 북·러 국경에서 환적·환승 없이 나진항에서 바로 광궤 열차로 운송가능하다. 따라서 국경 통과시간과 절차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사업에 따라 연간 400만t의 화물을 처리 할 수 있으며, 컨테이너의 경우 초기 10만TEU 화물을 TSR로 유치할 수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북·러 간의 협상과 협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운임구조, 빠른 수송시간, 신속하고 투명한 통관절차, 풍부한 항만 인프라를 구비해야 한다. 특히 한·러 양측은 나진-하산 프로젝트 항만이용료 절감, 화차 렌탈비용절감, 할인운임제 적용, 빠른 수송시간과 통관절차 간소화로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경쟁력 높은 물류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3차례에 걸친 시범운송 사업은 이러한 선진국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의미가 있다. 나진항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나진-하산 간 열차 운행, 통관, 하역 등 각 단계에서 최종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극동·시베리아 지역의 TSR 물동량은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컨테이너 수송량은 1999년 7만TEU에서 2007년에는 62만TEU로 9배 증가하였다. 같은 기간 총 컨테이너 수도 과거 10년간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위의 그림은 1999년 이후 TSR를 이용한 국제컨테이너 물동량 추이이다. 이처럼 TSR 물동량의 증가는 향후 남북철도와 시베리아철도 연결사업의 전망을 밝게 한다.

TSR 이용한 국제컨테이너 물동량 추이(단위 : TEU)

TSR 이용한 국제컨테이너 물동량 추이(단위 : TEU)

공존의 유라시아 시대 열어갈 남·북·러 윈–윈사업

남북 및 대륙철도의 시범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남·북·러 3자 모두에게 실익이 되는 사업이다. 북한은 노후 된 북한철도 일부를 복원하여 나선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북·러 협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북·미관계 개선에 따른 다자간 경협 사업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도 있다. 러시아는 포화상태의 극동항을 해결하고, TSR 경쟁력 제고를 통한 유라시아 물류망을 활성화할 수 있다. 북·러 관계를 개선하고, 동북아지역에서 철도·에너지 대국으로서의 정치·경제적 영항력을 확대할 수 있다. 한국은 한·러 간 경제협력에 새로운 추동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3자 또는 다자사업을 통함으로써 5·24조치를 우회한 새로운 형태의 남북경협을 추진할 수 있다.

본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수송시간 및 비용절감이다. 현재 벌크운송을 컨테이너로까지 확대할 경우, 부산에서 모스크바 간 수송시간을 약 20일까지 단축할 수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 화물의 재고기간을 20일 이상 단축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자동차산업과 연계하여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 비용적인 측면에서 고비용의 극동항만을 대체하고, 화차구매에 따른 비용절감 및 정시성 제고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비교우위에 있다. 이럴 경우 중앙아시아 물류의 경쟁력도 대폭 제고될 것이다. 물류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자원개발과 연계한 패키지 사업을 통해 한반도의 경쟁력 제고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한반도 통합철도망을 구축하기 위하여 초기에는 저비용, 정부주도형의 파급효과가 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후 고비용, 국제투자가 가능한 민간 참여의 대규모사업으로 확대해 가는 단계별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단계별 한반도 통합철도망 현대화와 국제물류사업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여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저비용, 정부주도형의 파급효과가 큰 시범사업 중 하나가 바로 최근 추진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이다. 본 사업은 남북철도 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철도협력의 교두보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향후 국제사회에서 북한철도 현대화 및 유라시아 철도연결 사업의 공론화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다.

21세기 한국철도는 ‘통일시대’, ‘유라시아 시대’라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남북 및 유라시아 철도는 바로 그 미래로 가는 길이다.

나희승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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