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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 오바마, 대북제재 행정명령 발동 … 북한 정부·당 겨냥 201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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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북제재 행정명령 발동 … 북한 정부·당 겨냥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2일 소니 영화사 해킹사건과 관련하여 대북제재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Executive Order) 13687호를 발동했다. 미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 행정명령은 북한의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유도하는 억압적인 행동과 정책에 대한 대응이며, 특히 소니 영화사에 대한 파괴적이고 강압적인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에 북한은 1월 4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우리에 대한 체질적인 거부감과 적대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이 우리에 대한 압살 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릴수록 선군정치에 의거해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우리의 의지는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의 대통령 행정명령이란 미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행정집행 명령권한으로 연방기관과 기관의 장, 연방공무원들에게 시달되는 일종의 행정지침이며, 입법과 비슷한 효력을 지닌다. 기존 북한을 특정해 제재를 가한 행정명령에는 2008년 6월 13466호, 2010년 8월 13551호, 2011년 4월 13570호 등이 있다. 이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등을 포함해 북한과 관련된 불법행위에 대해 개인과 단체들을 제재대상으로 삼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과 관련해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사진은 영화 를 우선 상영 시작한 미국 애틀란타 플라자 극장의 간판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일(현지시간) 소니 픽쳐스 해킹 사건과 관련해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사진은 영화 <인터뷰>를 우선 상영 시작한 미국 애틀란타 플라자 극장의 간판 ⓒ연합뉴스

실효성보다 상징성 커 … 미국 국내 여론 겨냥?

이번에 발효된 행정명령 13687호의 주요 내용은 소니 영화사 해킹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해킹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되는 북한 정찰총국과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조선단군무역회사 등 단체 3곳과 이 단체와 관련된 개인 10명이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행정명령의 제재대상이 된 북한 정찰총국은 각종 대남, 해외 공작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부서로서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핵심 국가기관의 사이버공격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는 겉으론 여성용과 아동용 의류를 거래하는 상사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이란, 시리아 등과 대량살상무기를 거래하는 곳이고, 조선단군무역회사는 미사일과 핵 연구를 담당하는 곳으로 이 3개 기관 모두 이미 미 국무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제재대상에 포함된 개인 10명은 주로 러시아, 중국, 시리아, 이란 등에서 자금 세탁과 관련한 활동을 하는 해외 금융요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행정명령은 기존의 대북제재와는 달리 북한 정부와 산하 기관들 및 관련 인물들을 포괄적 제재대상으로 삼은 점, 기존 대량살상무기 확산과 관련된 불법행위뿐만 아니라 사이버를 통한 공격 또는 위협행위, 인권과 관련한 불법행위도 제재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특징이 있다. 하지만 제재대상으로 지정된 3개 기관들은 이미 미국의 제재대상에 포함되어 있고, 10명의 개인들은 현재 미국과 거의 거래를 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조치의 실효성보다 정치적 상징성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미국이 행정명령 발동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하는 직접적 공격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함으로써 국내의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려 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번 해킹사건을 미국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으로 분류하고, 북한의 해킹을 미국 문화에 대한 사이버 반달리즘(Vandalism)이라고 표현할 만큼 심각하게 인식하여 이를 방치할 시 미국의 국내 여론 및 세계적 지도력에 해를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은 2001년 9·11 사태의 교훈으로 인해 자국의 영토, 국민 그리고 기업 등 미국의 국익에 해를 입히는 공격행위에 대해서 단호히 대처하고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니 영화사는 사건 초기 영화 <인터뷰>에 대해 극장상영 포기 등을 발표하는 등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때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없었다면 자국 국민들에게 미국의 기본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기업 활동의 자유도 보장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던 상황이었다. 따라서 대북제재를 통한 행정부의 강력한 대응조치는 미국의 국내 여론을 컨트롤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이번 행정명령의 발표는 미국의 국내정치적 요소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미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드라이브가 더욱 강화되었다. 실제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을 중심으로 지난 113차 회기에서 발의되었던 ‘대북제재 금융 강화법안(HR 1771)’이 이번 회기에서 다시 발의될 예정이다. 더불어 공화당 소속 일리애나 로스-레티넨 의원을 중심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못하도록 하는 ‘2015 북한 제재와 외교적 승인 금지법안(HR 204)’이 발의되었다. 이처럼 공화당 중심의 의회가 대북 강경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소니 해킹사태에 대한 대응이 신속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외교정책 분야의 주도권을 공화당에게 빼앗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아울러 최근 경제회복에 따른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과 쿠바와의 국교정상화 조치 등과 같은 외교정책 치적이 북한발(發) 해킹사건으로 인해 수면 아래로 묻히고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공화당에 완전히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북한에 대한 응징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했다.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커지 않을 듯

이번 조치가 남북관계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듯하다. 우선 이번 조치는 북한이 미국 기업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공격행위를 가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대응조치를 취한 측면이 강하다. 또한 비록 1.5트랙 형태의 회담이기는 하지만 행정명령 발표 이후 지난 1월 18일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포함한 북한 대표단과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포함한 미국대표단이 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볼 때 향후 남북관계에 소니 해킹사건으로 인한 일련의 과정들은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듯하다.

이우태 /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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