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3월 1일

특집 | “동북아 신(新)냉전 구도 위험, 중·러와 협력관계 유지해야” 2016년 3월호

 특집 | ‘강 대 강’ 퇴로 없는 대치 … 한반도 정세, 어디로?

새해 들어 북한이 연쇄적으로 일으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의 후폭풍이 한반도를 휘감고 있다. 우리 정부가 그간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 했던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다며 맞대응에 나서자 북한은 개성공단을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겠다는 으름장과 함께 남북 간 연락통로를 폐쇄하는 등의 초강수로 되받아쳤다. 퇴로가 보이지 않는 남북의 ‘강 대 강’ 대치가 한반도 정세를 예측불허의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UN 차원에서 추진될 고강도 대북제재와 함께 역대 최대 규모로 예고된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향후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이슈의 시간표 역시 낙관적인 문제 해결을 그릴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최근의 한반도 위기 상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총체적인 대북정책의 변화 국면 속에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역할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제언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동북아 신(新)냉전 구도 위험, 중·러와 협력관계 유지해야”

  

개성공단 전면중단 사태, 어떻게 봐야?

“전방위 압박정책 … 北 정권교체와 체제붕괴 겨냥 초강수”

“국제사회와 함께 北 핵포기 유도할 수단 마련한 것”

“향후 대북정책 걸림돌 되지 않도록 선제 조치하는 효과”

“대북정책의 총체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 반영”

Q. 개성공단의 전면중단 조치로 남북관계는 완전한 냉각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정부가 이번에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초강도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과 기대한 효과는 무엇이며 앞으로 개성공단의 미래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유환 군사적으로 민감한 개성 지역을 남북협력 사업의 현장으로 만들 것을 제안한 인물은 기업인 정주영입니다. 남과 북의 치열한 대치점인 휴전선을 연 것은 총과 대포가 아닌 소떼였죠. 정주영이 펼친 소떼 퍼포먼스는 인간이 소보다 미련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개성공단은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잘 버텨왔어요. 그만큼 상호의존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한계 상황에 처한 우리 중소기업들은 북한의 저임금 숙련노동에서 활력을 찾고, 북한은 토지와 노동력을 남측 기업에 제공하여 부족한 외화를 벌어들였어요. 무엇보다 북한이 군사요충 지역을 남측 기업에 내준 배경에는 전쟁억지 효과를 의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성공단 지역은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는 북한군 기갑부대와 장사정 포병부대 및 보병 사단이 주둔하던 군사 지역이에요. 군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측 기업에 개성공단을 제공한 것은 사회주의권 붕괴 이후 고립무원에 빠진 북한 정권이 전쟁에 의한 흡수통일을 막기 위한 고도로 계산된 ‘인질전략’이 반영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개성공단을 추진할 당시 남북한 지도자들의 주관적 의지가 어디에 있든 개성공단은 남북 화해협력에 기여하고 대외신인도를 높였어요. 개성공단은 북한을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부분적으로 편입시켜 시장화를 촉진하는 기능도 수행했죠.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로켓 발사로 촉발된 불똥이 개성공단으로 가장 먼저 튀었습니다. 북한의 연이은 전략적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곤 하지만 너무나 전격적으로 취해진 전면중단 조치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제재를 불러오기 위해 우리가 먼저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에서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란 선제적 제재조치가 취해진 것인데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를 취한 데는 기존 방식과 선의로는 북핵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과 북한의 핵미사일 실천배치가 임박했다는 상황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햇볕은 뜨겁지 않았고, 채찍은 아프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 것처럼 기존의 햇볕정책과 상호주의 정책으로는 더 이상 북핵 능력의 고도화를 막을 수 없다고 보고 전면적인 전방위 압박정책으로 북한 정권교체와 체제붕괴를 겨냥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온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핵개발 동기를 3대 세습 정권의 체제유지에서 찾음으로써 체제를 겨냥한 제재와 압박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개성공단 전면중단 카드를 빼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특성상 대북제재는 일방적일 수 없습니다. 북한에 고통을 주는 만큼 우리도 고통과 손실을 감내해야 하죠. 관광객 피격 사건에 따른 금강산관광 중단과 천안함 폭침 이후 취해진 5·24조치로 남북경협 사업에 뛰어든 많은 사업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어요. 이번에도 수조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공단의 설비와 장비를 몰수하여 가동하고, 숙련된 인력을 중국 등으로 송출할 경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정부가 막대한 세금으로 피해를 보상하지 않으면 도산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남성욱 우리가 지급한 달러 대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쓰이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북한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사실상 지원하게 되는 이런 상황을 그대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세계 여러 나라가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도 국제사회의 도움이 북한 주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김정은의 체제유지에만 들어간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으로 현금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 모든 수단을 취해 나가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북한은 당·정·군이 나서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러한 외화는 당 39호실과 서기실에 보관되어 핵·미사일 개발 및 치적사업,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과 기타 비용은 미 달러 현금으로 지급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 근로자가 아닌 북한 당국에 전달되고, 궁극적으로 여타 외화와 같은 흐름을 거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중 70%가 당 서기실에 상납되고 있다고 확인되는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 근로자의 경우에는 우리 기업들이 전달한 미 달러 현금이 아닌 ‘북한 원화’와 생필품 구입을 위한 ‘물표’ 형태로 일부만 주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요.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진영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의 배경은 우선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호소하기 위해서 우리나라가 먼저 개성공단을 포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북한과 대규모 거래 및 현금을 지급하고 있으면서 다른 나라들에게 북한과의 거래를 단절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또한 북한 당국에 들어가는 현금을 차단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도 있죠.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 당국에 주어지는 외화 1억 달러는 북한의 무역수지 적자액 14억 달러에 비해 적지 않은 규모입니다. 순수한 현금 수입으로 북한의 무역규모 등 거래규모와 비교해 적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죠. 다음으로 북한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특구 전략의 성공에도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대북 투자 및 사업을 하는 것의 위험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해 압박 정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개성공단은 우리나라 대북정책의 큰 부담이 되는 것이며, 설사 우리나라가 먼저 중단하지 않아도 북한 당국이 중단이나 폐쇄 카드를 들고 우리나라를 협박하려 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분명하고 강력한 반대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줌으로써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할 수 있는 명분을 얻는 기대 효과를 노렸을 것입니다. 또한 중국에 대해선 우리나라의 강력한 대북제재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한 우리나라는 대북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고,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중국에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이러한 길로 나아가는 것을 중국이 바라지 않는다면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나서 주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개성공단이 더 이상 우리의 대북정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조치하는 효과를 기대했을 수 있습니다.

향후 개성공단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해법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가동재개가 불가능합니다. 적어도 2~3년은 가동중단 상태에 있을 것이며,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가시화되면 개성공단 가동이 협상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비록 최근 북한 당국이 자산을 몰수하고 독자적으로 가동을 재개할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가동할 수 있는 인력이 있고 전기공급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원부자재를 외국에서 들여오고 생산품을 해외시장에 내다파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선례는 북한 당국이 특구개발을 위해 필요한 외국자본의 유치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홍양호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이대로 계속 방치하면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 군사전략적으로 심각한 불균형과 위협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종합적 대처방법 중 하나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이라는 고강도 조치를 결단한 것으로 이해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조성을 위해 선의의 대북조치를 해왔는데, 북한은 지속적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를 높여나가는 핵·미사일 개발의 고도화를 계속해 나가는 판국에 더 이상 지금까지의 접근 방법은 안 된다고 생각하고 대북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할 때가 되었다는 인식 아래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도 판단됩니다. 그동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나 중국에 많이 의존해 온 것이 사실인데, 이번에는 주요한 한 당사자로서 주도적으로 나서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갖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강하게 견인하기 위해 선제조치를 한 의도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쉽게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개성공단이 가까운 시일 내에 재가동되기는 쉽지 않으리라 보고요. 개성공단 기업 대부분이 주문자 생산업체이기 때문에 사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한 내 납품보장이라는 상거래의 신용확보를 위한 개성공단의 안정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여러 차례 위기발생 사례를 통해 결정적 취약성이 드러났기 때문에 원청업체들이 개성공단 기업에게 생산주문을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사실상 고사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됩니다.

북한 이 지난 2월 7일 보도한 광명성 4호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월 7일 보도한 광명성 4호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 핵·미사일 연쇄 도발, 이유는?

“대미 핵억제력 강화 부각 … 경제건설 전념 의도”

“한·중관계 불만 표출 … 대중국 기세제압 측면도 있어”

“동북아 ‘한·중·일 vs 북·중·러’ 구도 유도 노려”

“강경한 젊은 지도자상 부각 위한 정치적 목적”

 Q.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단행한 북한의 대내외적 의도 및 전략은 무엇이며, 올해 대남 및 대외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올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유환 북한은 핵 개발의 동기를 북·미 적대관계에서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초 한·미합동군사연습을 하지 않으면 핵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제안한 바 있죠. 또 지난해 말 북한과 미국은 평화협정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4차 핵실험을 앞두고 미국에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제안들을 내놓았지만, 미국은 선 비핵화 행동조치를 요구하면서 북한의 요구를 거부했어요. 미국이 평화협정 논의 등을 거부하고 제재와 압박 일변도로 나가자 북한은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로켓 발사를 통해서 핵억제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일련의 전략적 도발에 나선 것은 5월 초 7차 당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제1비서의 치적으로 핵억제력 강화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 시대 출범과 함께 인민생활 향상을 공약했지만 외부 세계의 제재와 압박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핵억제력 강화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통치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김정은이 앞으로 수십년 장기집권을 염두에 둔다면 제재와 압박이 가중된다고 해도 핵억제력을 갖춰 놓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핵실험과 로켓 발사를 강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1월 6일 ‘수소탄’ 실험 이후 <조선신보> 1월 27일자 등을 통해 밝힌 북한의 의도는 ‘안보문제 풀고 경제건설에 주력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핵억제력 강화노선’을 채택한 배경에는 9·11테러 이후 미국의 반테러전쟁, 이라크 후세인 정권 몰락,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축출 등을 목격하면서 핵보유를 서두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오면서 북한은 통치 기반이 취약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2013년 3월 경제와 핵 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제시하고 핵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북한은 경제에 방점이 있다고 하면서 핵억제력을 갖춰놓고 경제건설을 위한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려는 데 핵실험의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미국의 고립압살 정책에 맞서 핵억제력을 갖춰놓고 경제건설에 전념하겠다는 것입니다.

남성욱 한 번에 네 가지를 노리는 다목적 카드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첫째, 미국과의 협상 전략의 일환입니다. 대미 교섭을 위해 임기 말의 오바마 행정부를 강하게 압박하여 미국이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난해부터 주장한 평화협정을 지속적으로 제안하여 관철하며 최종적으로 핵군축 협상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둘째, 중국에 대한 기선제압 전략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3일 전승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며 한·중관계가 심화되는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인 것이죠. 특히 모란봉악단 철수 등 소통 부재로 자신들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는 데 대한 우회적인 압박전략의 일환일 수 있습니다. 셋째, 남북관계 답보에 대한 강경대응 전략입니다. 지난해 8·25합의 이후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차관급회담이 결렬된 뒤 남측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을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평양 권력층들이 7차 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적극 관철하는 과정에서 북한 내부의 응집력을 제고하여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확고히 하고 3대 세습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핵실험은 김정은의 치적이라고 선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충성을 유도하는 방식이죠.

정진영 북한 당국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는 이러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북한 당국의 입장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갖추어야 최소한 체제를 보호하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한국을 공격했을 때 미국의 개입을 막으려면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핵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북한 당국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 주변의 국제관계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이 중국 및 러시아와 더욱 가까워지는 것을 막고 동북아에 ‘한·미·일 vs 북·중·러’의 구도를 유도하는 것이죠. 북한 당국은 자국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가 한·미·일 협력을 강화시킬 것이 분명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불편하게 볼 수밖에 없으며, 그렇게 되면 중·러는 북한을 버릴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금쯤 두 가지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대화공세가 되겠죠. 6자회담이나 남북관계와 관련하여 대화공세를 펼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를 희석시키려 하는 전략입니다. 다른 하나는 국지전이나 테러 행위를 통하여 남북긴장을 더욱 높여 한국 내 남남갈등을 고조시키고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도 높이는 전략입니다. 5월 초로 예정된 7차 당대회 개최 이전에 어느 한 쪽으로 방향을 선택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당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야만 김정은 권력의 정당화와 공고화가 명실상부 이루어지게 되는 상황에서 성공이 불확실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은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대폭 강화된 한·미연합군의 강력한 응징을 받을 것이 분명하고, 대화공세는 아무런 호응도 못 받을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당대회 개최 이전까지 당분간은 대외적으로는 조용히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사이버 테러와 같이 익명성이 보장되고 보복도 쉽지 않은 형태의 도발은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당대회 이후에는 어느 한 쪽을 선택하거나 두 전략을 병행하여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홍양호 북한의 선군정치 등 군사국가적 성향이 강해지고, 핵무기 및 미사일 발사 능력이 더욱 고도화 됨에 따라 이제는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자체를 포기할 수 없는, 즉 군사적·기술적 관성 상태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무조건 핵탄두 미사일의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핵·미사일의 폐기는 생각지 않고 있다고 봅니다. 이번 4차 핵실험을 하면서 중국에도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고,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해 중국이 북한을 방문해서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강행한 것으로 보아 이미 ‘루비콘강’을 넘은 입장을 확고히 가진 것으로 봅니다.

이런 것은 김정은 정권의 특성과도 관계가 있겠죠. 선대 김정일 정권이 완수하지 못한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미완의 ‘군사강국’ 완수와 ‘경제강국’ 실현을 김정은 정권이 유업으로 계속 완수해야 하는 임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젊은 지도자로서의 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할 대내 정치적 필요성에다 공격적·모험적 성격을 지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성격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잘 아는 군부 강경세력이 충성심의 과시로 계속 불을 붙이기도 하겠죠. 향후 일정을 고려할 때 상반기에는 남북관계의 경색과 긴장국면이 지속되고, 맞대응식의 ‘강 대 강’ 국면이 전개되리라 예상됩니다. 그러나 북한은 7차 당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향후 정세를 살펴가면서 적절한 시기와 수준을 정해 교묘한 방식의 대남공격과 대외공세를 펴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반기에 가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에 어느 정도 심각한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 태도가 정해지리라 봅니다. 현재 북한에는 국제적인 안목을 가진 있는 인사가 부족하고 오로지 과잉충성하는 강성인사가 주도하고 있어서 강공위주가 되리라 봅니다.

한국 핵무장론, 어떻게 봐야?

“한국, 대외무역 의존도 높아 … 국제제재 버티기 어려울 것”

“미국 핵항공모함 한국 배치가 현실적인 대안”

“한·미 전술핵 주한미군 배치 합의, 향후 북핵도발 억제 효과”

“일본처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주기 완성 가져야”

 Q.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대북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하며 한국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핵무장을 통한 상호억지만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에 핵은 핵으로 맞서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한국의 핵무장론은 현재 상황에서 북핵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까?

고유환 북한의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우리가 핵무장을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더구나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고,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미국 핵우산의 보호를 받고 있죠.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려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하고 핵무기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을 견뎌내야 합니다. 대외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핵무장보다 시급한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하여 독자적으로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자주국방을 실현할 때 북한도 우리를 두려워 할 것입니다.

남성욱 정부가 정책적 차원에서 핵무장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대안은 미국 핵항공모함이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다만 한국 영토까지 다시 핵 반입을 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입니다. 한국 영토에 핵이 있으나, 영토가 아닌 해양 위에 핵이 있으나, 효과는 유사합니다. 해양 위 핵이 우리를 위한 것이라는 보장만 미국이 해줄 수 있으면 북한 핵무기에 대한 불안감이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정진영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기를 가진다는 의미에서의 핵무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우선 미국의 강력한 반대 때문입니다. 한국이 핵무기를 갖고 일본이 핵무기를 가지면 미국의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독자적인 핵무기를 갖기보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기를 원합니다. 다음으로 대한민국은 고도로 대외의존적인 경제를 갖고 있습니다. 국제사회 또는 주변국의 경제제재를 견딜 수 없겠죠. 그렇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계속해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신뢰할 수 있는지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주한미군에 들여오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향후 핵실험을 할 경우 주한미군에 미국의 전술핵을 배치하겠다는 합의가 한·미 간에 이루어지면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홍양호 실제로 우리가 핵무장을 추진하기에는 국제규범과 국제정치 및 군사구조상 쉽지 않다고 봅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우리나라가 이로 인해 잃어버릴 것이 많기 때문에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일본처럼 군사적으로 전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등 핵주기의 완성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이것도 쉽지 않으나, 우리가 꾸준히 미국을 설득해 미사일 발사 사거리를 확대해 왔듯 안보 현실에 따른 설득 논리로 미국 등 국제사회를 설득해나가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전략적으로 원하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그 누구도 앞장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튼튼한 한·미군사동맹의 틀 속에서 대북 억지력을 높여나가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일본 가나가와 현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10만4,200t급) Ⓒ연합뉴스

일본 가나가와 현 요코스카 해군기지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핵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10만4,200t급) Ⓒ연합뉴스

대(對)중국 정책, 어떤 방향으로?

“중국, 북한 체제붕괴 염두에 둔 대북제재 반대”

“정냉경열에서 정냉경냉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 필요”

“즉각적·감정적 대응 자제 … 우호협력 관계 지속 발전시켜야”

“긴밀한 협력관계 강화 … 전략적 이해관계 높여 나가야”

 Q. 정부는 유엔 등 국제사회를 비롯해 주변국과 함께 강력한 대북제재를 추진해 나갈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핵심적인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국면을 맞게 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중국이 생각하고 있는 자국의 이해(利害)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유환 중국은 북핵불용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유엔차원의 대북제재에 동참하여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차 핵실험 이후 미국과 한국은 ‘중국책임론’을 제기하고 중국이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아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 하고 있다며 불만을 내놓고 있죠. 중국은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부분까지 고통을 주는 제재에는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북·중 무역의 확대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효과를 떨어뜨린다고 보고 중국의 보다 적극적인 제재동참을 요구하고 있죠. 하지만 중국은 한·미의 북한 체제붕괴까지 염두에 둔 대북제재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이라면 동의할 수 있지만 북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정권교체와 체제붕괴까지 포함하는 ‘북한문제’ 해결을 추구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죠. 중국의 북핵 해법 3원칙은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입니다. 최근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불거지자 중국은 북핵 해법의 네 번째 원칙으로 중국의 정당한 국가안보 이익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였습니다. 중국은 변경무역 확대 등으로 북한의 시장화가 촉진되는 등의 북한 변화에 기여하는 측면도 있는데, 이런 의미 있는 점은 무시당하고 북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방치하고 있다는 한·미의 책임 전가에는 당혹해 하는 것 같습니다.

남성욱 중국은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중국 책임론과 함께 미국의 대북 압박을 동북아 국제정치의 현상유지를 변화시키는 정책이라고 강하게 반대하며 유엔의 대북제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입니다. 중국은 대북제재보다는 대화와 협상이라는 명분 아래 6자회담의 재개에 주력할 것입니다. 향후 미·중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적지 않음에 따라 핵문제는 유엔안보리의 제재 논의 속에서 답보상태가 지속될 것입니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과거 후진타오와 원자바오 집단지도체제와는 달리 강력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일대일로(一帶一路), AIIB 창설, 남중국해 확장 전략 등을 통해 미국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유엔의 대북제재에 반대 입장이 확고합니다. 한·미 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의 반대로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므로 결국 대북제재는 형식상의 안보리 제재와 동시에 한·미·일 3국의 개별 제재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전승절 행사 이후 중국의 남북한 공동 중시 정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었으나 올해 상반기 한·중관계는 간조(干潮)에 의한 썰물 추세, 북·중관계는 답보상태를 보일 것입니다. 한·중관계가 정냉경열(政冷經熱)에서 정냉경냉(政冷經冷)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관계 관리가 필요할 것입니다.

정진영 중국의 대북한 정책과 대한국 정책은 모두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중국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무시할 수만도 없습니다.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명백하고 북한의 핵개발을 중국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중국은 대북제재에 관해 적극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얼마 동안 약간의 제스처만 취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중국 정부는 두 가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첫째, 중국이 대북제재에 미온적이고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한다면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선진국들이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렇게 되면 중국의 입장도 난처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 중국의 미온적 대북정책은 한국의 중국에 대한 불신을 높이고 그만큼 한국의 미국에 대한 의존을 증가시킬 것이며, 이에 따라 동북아에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위험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중국도 바라는 바가 아니죠. 따라서 중국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의 대한국 정책도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사드 배치 계획에 대한 중국의 강한 불만은 이것이 중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기보다는 이를 통해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더욱 반중국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에 대해 그동안 들인 공이 무너지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국내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에 대해 경제제재를 취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중국이 우리나라를 경제적으로 괴롭힐 수는 있습니다만, 국제사회에서 이를 정당화하기도 어렵고 한·중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긴밀한 한·중관계는 한국이나 중국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성은 매우 큽니다. 즉각적이거나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여러 채널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잘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큰 기대를 하고 크게 실망하는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양국 모두 양국관계와 관련하여 미묘한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사활적 이익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눈치를 너무 의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국익에 맞추어서 해야 합니다. 미·중관계의 현실에서 독자적인 외교 전략을 구사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우리 스스로 머뭇거리는 것 자체가 오히려 입지를 좁힐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하는 경우에 미국이나 중국도 크게 간섭할 수 없습니다. 중국과 통일한국의 비전 및 통일과정의 연착륙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설득하는 과정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양국 정상 간의 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통일한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독자적인 외교노선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고, 중국이 우려하는 부분은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홍양호 중국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국익을 위해 한반도에서의 전쟁 발생이나 북한붕괴 등 한반도에서의 혼란을 원치 않습니다. 중국은 접경지역에 중국의 안보에 위협요소가 되는 세력이 진출하는 것 또한 원치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을 중국의 안보상 완충지대로 생각하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위기를 조성하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개발을 원치 않으나 북한을 전략적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전략적 자산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재까지의 주된 흐름입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적 현상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북핵문제를 접근하는 데 있어서 압박도 하지만 대화를 더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중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는 데 대해 내심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지속적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이 결국은 중국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것을 설득시켜 중국의 대북 압박수위를 더 높여 나가도록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북핵이 일본, 한국, 대만 등 핵도미노로 진전되고 동북아에 신냉전이 전개되면 ‘중국의 꿈’을 위한 ‘일대일로’ 등 중국이 추진하는 야심찬 프로젝트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해야 합니다. 병행하여 우리가 중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강화하여 한국과 중국과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계속 높여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궁극적으로 중국의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신냉전 구도, 한국의 대외정책 방향은?

“북핵 국면 속 사생결단식 외교적 카드 소진 안 돼”

“미·중에 한반도 비핵화 나설 구체적 로드맵 제시·설득해야”

“북한 오판 막기 위한 충분한 대내외 군사 능력 갖추어야”

“이견 있어도 대(對)중·러 협력관계 키워나가야”

 Q.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주변국의 입장과 관련, ‘한·미·일 vs 중·러’ 구도의 소위 신(新)냉전 국면이 한반도에 도래하고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북한의 연쇄적인 도발 이후 나타나고 있는 한반도 정세 변화 국면 속에서 한국이 경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또한 주변국에 대한 나름의 외교적 레버리지를 가지려면 어떤 전략으로 나아가야 최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고유환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광명성 4호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기로 한·미가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결정할 경우 과거에 비해 경제적 상호의존성이 높아져 냉전시대처럼 치열한 대치국면이 형성되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문제는 한국과 중국의 관계입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아 사드 배치를 계기로 중국이 무역보복에 나선다면 경제적 충격이 클 것입니다. 개성공단 전면중단과 사드 배치 카드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우리가 사용할 후속 카드가 빈곤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외교적 레버리지는 꼭 필요할 때 사용해야 하고 사용하고 나면 다시 쓸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북핵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사생결단으로 모든 카드를 한꺼번에 사용하여 끝장을 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는 점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와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가 남남갈등으로 번지고, 중국, 러시아와의 외교 마찰로 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남남갈등과 주변 국가들과의 마찰은 대북제재 효과를 반감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하고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북핵 해결에 집중력을 발휘하려면 동북아 지역 질서가 ‘신냉전’ 질서로 비화하지 않도록 균형외교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남성욱 미국은 대북제재에 관해 중국과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개별 제재 및 대중국 압박 차원에서 사드의 배치를 통해 동북아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한·미동맹의 확고함을 과시하려 할 것입니다. 일본은 대북제재 국면을 자신들의 군사력 증강의 기회로 활용하고 또한 한·미·일 3국 공조로 중국과 대립구도를 확고히 하고자 합니다. 어려울 때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고 중국을 비판하면 한·중관계가 악화되고, 한·중관계의 악화는 한국 경제에 어려움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 역시 자국의 국익에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북핵 해결에 소극적입니다. 따라서 북핵의 당사자는 한국이라는 인식 아래 직접 남북문제 해결 구도를 형성하고 6자회담 대표 국가를 적극 참여시켜 단계별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미·중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나서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1993년 NPT를 탈퇴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무력화되었고 한국도 미국 전술핵의 국내 반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공론화할 수 있습니다. 과거 남아공, 리비아, 우크라이나 및 2015년 이란 등의 비핵화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이 향후 북핵 해결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정진영 미·일과 중·러의 전략적 경쟁관계는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포위하는 동맹체제를 구축하여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려 하고, 중국은 ‘일대일로’ 등을 통해 이 틀을 깨고 나오려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장거리 로켓 발사는 한반도를 이러한 경쟁구도 속에 끌고 들어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그러한 구도가 오히려 자신만이 외톨이가 되는 구도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예상대로 작동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을 고립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한·중, 한·러 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한국은 미·중, 미·러 간의 경쟁구도 속에서 중·러와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서 충분한 군사적 대처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핵을 갖지 못하더라도 북한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고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압도적으로 북한을 응징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이 있어야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강력한 한·미동맹이 유지돼야 하는 것도 물론이고요. 그런데 이를 위해서도 역설적으로 한국의 충분한 방위능력이 필수적입니다. 미국의 방위 공약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고 한국의 입장에서 위험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이 충분한 방위 능력을 스스로 가질 때 미국에 대해서도 협상력을 갖게 되고 한·미동맹 강화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에 대한 외교적 레버리지도 한국의 충분한 방위능력과 강력한 한·미동맹이 유지될 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홍양호 북핵문제로 인해 동북아에서 신냉전 국면이 도래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미·중·러·일의 주변강국들이 모두 세계적, 동북아 차원에서 상호 견제를 하면서 자국의 전략적 국익을 최대화하려는 경쟁적 요인이 밑바탕에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북핵문제가 아니더라도 미국과 일본은 전략적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는 이러한 흐름을 강화시켜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당면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우리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는 국가들과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를 배척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합니다.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와도 국가이익을 위해 협력할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가 이들 국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많기 때문에 북핵문제에 대해 접근법상 입장 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이들 국가도 우리와 전면적 단절이나 적대적 입장을 취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의 얽힘을 평소에 꾸준히 쌓아나간다면 그것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고 때로는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은 누가 더 전략적 이해관계를 더 많이 확보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오직 국익만 있다는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16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중국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사드 협의에 대해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연합방위력을 증강시키고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협의 개시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16일 국회 국정연설에서 중국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사드 협의에 대해 “강력한 대북 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연합방위력을 증강시키고 한·미동맹의 미사일 방어태세 향상을 위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며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협의 개시도 이러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향후 남북관계와 대북정책 제언?

“제재와 압박 지속하면서도 대화 통한 설득 병행해야”

“北 정권과 인민 분리 위한 각종 심리전 진행해야”

“대북압박 정책 국내적 합의 기반 강력한 군사대비태세 유지해야”

“상당기간 경색 전망 … 신뢰프로세스 기조는 유지할 필요”

 Q. 박근혜 정부가 임기 4년차를 맞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향후 남북관계를 전망해보는 동시에 박근혜 정부가 남은 기간 대북정책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고유환 지금은 개성공단 폐쇄와 함께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선이 끊어짐으로써 완충장치 없이 ‘강 대 강’의 브레이크 없는 치킨 게임의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사소한 충돌이 국지전 또는 전면전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외부 투자가들이 한반도 정세를 관찰하는 바로미터 중의 하나가 개성공단 유지 여부였습니다. 남측 인력이 북측 지역에 머물고 있을 경우는 적어도 남측에 의한 무력 사용이 쉽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죠. 이제 그런 부담이 없으니 언제라도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가신인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안보환경 변화를 반영한 집권 후반기 대북·통일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사실상 폐기하고 대북 강경압박 정책으로 선회함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미국이 소련과의 대결에서 강력한 군비경쟁을 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헬싱키프로세스를 통한 ‘평화적 이행전략’을 추진했던 것처럼 제재와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북한 핵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하여 대화를 통한 설득 노력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남성욱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외교·국방·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지금은 대화를 할 시기가 아니다. 원칙과 일관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앞서 통합방위회의에서는 “정부는 북한이 마땅한 대가를 치르도록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실효적 수단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강경기조를 역설하였습니다. 2월 7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2월 11일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였듯 박근혜 정부 후반기 2년 대북정책의 중심은 대화보다는 안보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정부의 대북정책 핵심은 비핵화가 될 것이므로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에서 남북한 교류협력은 중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은 물론 차기 정부에서도 비핵화 정책이 최우선 과제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남북한 사이의 교류협력은 북한 주민의 변화를 유도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북한 정권과 인민을 분리하기 위하여 각종 심리전을 입체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1940년 처칠 수상은 독일군을 상대로 심리전을 전개하기 위해 영국군에 특수조직 구성을 지시하고 독일 점령지역에 80억장의 전단을 살포하며 히틀러와 괴벨스의 선동을 차단하였습니다. 한국도 개혁·개방의 바람을 평양, 원산 등 북한의 주요 대도시에 불어넣어야 할 것입니다.

정진영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도발에 대한 응징으로 강력한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적 공조와 개성공단 전면중단 카드를 선택했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이제 얼마나 효과적으로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충분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지가 대북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것입니다. 효과적인 대북제재가 이루어지고 우리 스스로 충분한 방위태세를 갖춘다면 북한 정권의 변화나 진정성 있는 남북대화의 창이 열릴 것입니다. 북한이 아무리 폐쇄적이라고 해도 국제적 제재가 강력하고 중국이 조금만 협력해 준다면 북한 당국이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 계속해서 북한에게 무상지원을 제공할 수는 없는 일이고, 북한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다르게 보전할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2~3년 이내에 이러한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북압박 정책에 대해 국내적으로 합의가 유지된 가운데 강력한 군사적 대비태세를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남북관계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힘입니다. 힘이 뒷받침 해주지 않으면 밀리게 됩니다. 북한과 군사력 경쟁을 벌일 각오를 해야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더 많은 창을 만들면 우리는 더 많은 방패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우리의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또한 중국과 긴밀하면서도 은밀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대북제재와 관련하여 중국과 우리나라는 근본적으로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국이 합법적으로 북한과의 관계를 관리만 해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중국의 미온적인 대북제재 태도에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대에도 너무 민감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국도 우리나라를 필요로 하고 있고 우리나라를 반대편으로 몰아넣고 싶지 않습니다. 한·중 협력의 지속적 발전에 대한 양국 간의 공감대를 넓혀 나가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홍양호 올해 들어 발생한 북한의 4차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남북한에 위기가 고조되고 냉각 국면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종래와 다른 국면, 즉 ‘강 대 강’ 국면이 상당기간 지속되리라 봅니다. 우리 정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고강도의 대북제재 조치를 결단하였기 때문에 임팩트를 강하게 지속시키기 위해선 이러한 기조를 상당히 오랜 기간 가져가야 일정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동안의 오랜 남북관계를 볼 때 단기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는 없었고 결국 중장기적 입장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야 정책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안보는 국가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에 이를 지키기 위해 상당기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봅니다. 대북 군사적 억지력을 높여 나가는 노력을 계속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지지를 획득해 나가는 외교적 노력도 꾸준히 펼쳐야 합니다. 또한 국민적 단합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고 초당적 지지도 이끌어내야 합니다. 이러한 일은 대북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전방위적인 노력과 대국민 소통 강화 및 단합된 모습으로 이번에는 북핵의 저지라는 정책목표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를 바랍니다.

또한 우리는 미래 가치인 평화통일의 과제를 한 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게 역사적 과제인 남북통일을 위한 정신적 자세를 함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보편적 정신인 순수한 인도주의 사업도 단절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북한 주민의 대남 적대감을 없애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당기간 동안 남북관계가 경색되겠지만 명분상 우위를 가져가기 위한 신뢰프로세스의 기조는 계속 살려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TS_201603_11

고유환(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정진영(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  홍양호(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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