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겨레말 | ‘도박’은 같아도 ‘도박죄’는 달라 2016년 9월호
알쏭달쏭 겨레말
‘도박’은 같아도 ‘도박죄’는 달라
“사람들이 왜 노름을 하냐고요? 글쎄요…. 화투, 말이 참 예뻐요. 꽃을 가지고 하는 싸움. 근데 화투판에서 사람 바보 만드는 게 뭔 줄 아세요? 바로 희망. 그 안에 생명이 있죠.”
“인생을 망치고 싶음 차라리 마약을 하라! 화투는 슬픈 드라마야. 모르는 기 약이지.”
첫 번째 말은 영화 <타짜>에서 정 마담(김혜수 역)이 한 말이고, 두 번째 말은 화투를 배우러 온 고니(조승우 역)에게 평경장(백윤식 역)이 한 말이다. 도박으로 집 팔아먹고 가정이 산산조각 났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위의 영화 속 대사들은 사람들이 도박을 하는 이유와 그 폐해를 잘 나타내는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박은 가정을 해체시키고 사회를좀먹기 때문에 남과 북 모두 도박을 한 사람이나 도박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도박죄’라는 이름으로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남과 북이 같으면서도 다른 것이 있다. 그 차이는 아래의 표에서 쉽게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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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의 유형 |
도박죄 성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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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
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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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추석 등의 날에 가족이나 친척끼리 미삼아 푼돈을 걸고 하는 것 |
x |
o |
| 친구들끼리 재미삼아 푼돈을 걸고 하는 것 |
x |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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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큰돈을 걸고 하는 것 |
o |
o |
남측에서는 재미삼아 푼돈을 걸고 하는 노름은 오락으로 볼 뿐 도박죄로 보지 않는다. 오로지 재미가 아닌 한탕을 목적으로 제법 큰돈을 걸고 하는 노름만을 도박으로 인정하여 ‘도박죄’로 처벌한다.
그러나 북측은 재미삼아 하는 노름도 ‘도박죄’로 본다. ‘도박’이라는 것 자체가 ‘사회를 좀먹는 악’이라고 생각해 푼돈을 걸고 재미삼아 하는 것도 죄로 보는 것이다.
이런 남과 북의 ‘도박죄’ 적용 범위의 차이를 알고 각 측의 사전을 보면 그 풀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표준국어대사전》
도박죄 : 형법에서,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걸고 노름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조선말대사전》
도박죄 : 법으로 금지된 도박놀이를 하여 지은 죄
<여기서 잠깐!> 북한에서도 화투를 칠까?
북에서는 옛 어른들이나 화투의 존재를 알고 있을 뿐 젊은 사람들에게 화투는 사전으로만 접하는 말이다 . 북은 서양식 카드놀이인 트럼프를 주로 친다고 한다.
김완서 /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