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9월 1일

기획 | 통일교육,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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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통일교육,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통일교육,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난 4월 27일 서울시 강북구 통일교육원에서 열린 ‘통일부 어린이기자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통일을 기원하며 희망의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연합

지난 4월 27일 서울시 강북구 통일교육원에서 열린 ‘통일부 어린이기자단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통일을 기원하며 희망의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연합

통일교육을 교육적 입장에서 자유롭고 의미 있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의 방향이 필요하다. 사회적 공감대의 문제는 실제 통일교육 현장에서 수시로 접하게 되는 시급한 문제다.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남북대치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이념적 대립이 심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다.

이른바 ‘남북갈등’의 문제보다 심각한 것이 ‘남남갈등’이라는 말도 있다. 동일한 이슈에 대해서 보수 집단과 진보 집단의 의사 표현이 극명하게 나누어지다 보니, 합의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할 통일교육은 제 갈 길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해지기 때문이다. 학교 통일교육의 현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그것은 ‘교무실 갈등’으로 나타났다. 통일교육의 방향에 대해서 교사들 간에도 뚜렷한 견해 또는 시각 차이 때문에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로서도 곤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지속된 ‘북한이해교육’은 그러한 단상을 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든 국민이 통일의 당위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그 접근 방식에 대한 합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통일을 해야 한다고는 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 접근에 대해 다른 관점을 취하고 있거나 이해가 부족하여 곳곳에서 갈등이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일부 학교에서는 6·15 기념 노래를 방송하는 문제를 두고 학내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앞에서 수레를 끌고 김대중 대통령이 뒤에서 미는 것으로 남북정상회담을 표현한 학생 그림을 교실에 전시하는 문제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남한과 북한에 대한 상징의 이해를 위해서 서울 시내 한 학교에서 인공기와 태극기를 비교하는 차원에서 그리도록 한 다음 게시판에 게시한 것에 대해 논란이 발생하는 등 매우 구체적인 갈등들이 수없이 발생하였다.

한국판 보이텔스바헤르 합의로 통일교육 갈등 극복해야

이러한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이제 독일의 ‘보이텔스바헤르 합의’에 준하는 우리만의 합의를 도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더 이상 이념적, 정치적 발목잡기에 통일교육이 볼모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정치적·사회적 이슈에서 자유로운 통일교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보이텔스바헤르 합의’는 우리의 통일교육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는데 그 원칙은 바로 교화 또는 주입을 금지할 것, 학문과 정치에서 논쟁적인 것은 수업에서도 역시 논쟁적인 것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학생은 어떤 정치적 상황과 그 자신의 이해관계 상황을 분석할 수 있고, 또한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당면한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알다시피 통일부에서도 통일준비의 내실화를 위해 지난 1월 19일 새해 업무보고를 통하여 ‘국민이 참여하는 통일준비’를 추진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통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의 학교통일교육 내실화와 탈북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일인재 양성 프로그램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북한과 함께하는 통일 준비’ 항목에서는 ‘남북 주민 간 동질성 강화를 위한 문화통로 개척’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모습이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한편, 교육부와 통일부는 양해각서(MOU)를 통하여 통일준비를 위한 교육을 여러 가지 면에서 함께 하기로 하여 몇 가지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2014년부터 조사되고 있는 초·중·고 통일교육 의식조사를 함께하고 있거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통하여 ‘남북교육통합’을 위한 기초연구 및 과목별 통합방안이 진행되고 있는 것과 같은 사안들이다.

학교 및 시민사회 차원에서 새로운 통일교육 운동 나와야

문제는 이러한 동력을 받아서 추진할 통일교육 세력이 없다는 것인데, 따라서 우리는 ‘시민단체’나 ‘교원단체’ 또는 ‘교사단체’의 노력과 새로운 운동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김대중 정부가 그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소위 ‘아래로부터의 통일교육’ 논의를 국가적 차원으로 흡수했던 것과 같은 노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통일교육이 정치 이데올로기 교육의 테두리를 벗어나고 있지 못할 때 통일을 생각하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이해교육’을 시작하고 널리 전파함으로서 경색 국면의 타파와 더불어 통일의 희망을 강하게 피력하였던 사실을 상기하자는 것이다. 아니, 그 이상의 진전된 결실의 토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제도화 역시 필요하다. 현재 ‘헌법’ 개정 논의가 활발하다. 그런데 미래의 우리나라 모습을 상정하는 어느 정치인이나 정당도 아직 ‘통일’ 헌법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차제에 통일교육 또는 통일 논의 전담기구를 헌법적으로 확립하는 개정이 필요하다. 통일교육에 대해서 정치의존적이거나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을 철저히 봉쇄함으로써 국민의 합의에 바탕을 둔 안정적 통일교육과 통일 논의가 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황인표 / 춘천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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