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6년 9월 1일

집중분석 | 김정은의 체육정치 소통법

print

집중분석

김정은의 체육정치 소통법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개회식에서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

지난 8월 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개회식에서 북한 선수단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

제4차 핵실험과 핵보유국 선언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 속에서 북한은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런던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엄윤철을 포함한 31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그리고 개막식에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하여 선수단을 응원하고 브라질 및 주요 국가들과 대외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스포츠 외교 행보를 진행했다.

최근 북한은 탈정치적 영역인 올림픽 장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8월 7일 <노동신문>을 통해 “최룡해 동지는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우리 인민이 당 제7차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투쟁을 힘 있게 벌리고 있다.”라고 전하며, “미쉘 떼메르 대통령(미셀 테메르 현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은 브라질 정부가 조선과의 친선협조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데 대하여 강조하였다.”라고 전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올림픽을 활용한 대내적 선전선동을 하고 있다.

김정은의 체육 강조, 체제안정과 사회통합 도모에 긴요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 과거보다 체육을 강조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김일성 시대와 같은 체육 번영을 주민들에게 상기시키기 위함에 있고 체육을 통해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하고 주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다. 이와 같은 특징을 통해 짧은 기간 내에 체제안정을 도모하고 김정은 리더십 제고와 사회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에서 체육정치(스포츠정치)는 대내적으로 국가건설을 위한 주민통합, 국방력 강화, 노동생산성 증대, 주민 건강과 보건을 위해 활용되며, 대외적으로는 사회주의 동맹국 간 관계촉진 및 인접국가 간 친분관계 증대 그리고 국제경기대회에서 국위선양 등을 목적으로 작동된다.

우선 주민통합적 기능 측면에서 북한은 전통적으로 집단체조와 군중체육을 강조하여 일심단결을 강조하였다. 아리랑축전은 해마다 10만 명 이상의 학생·여성·군인이 고도로 훈련된 시민 배우로 참가한다. 이는 그 자체로 대중공연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며, 실제로 폐쇄적인 국가와 외부세계를 매개하는 ‘거대한 층위’를 형성하고 있다. 아리랑축전은 북한 주민에게는 도덕적·정치적 슬로건을, 국제사회에는 핵심적인 외교 메시지를 전달한다. 외부 침략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써 국방력 강화 기능은 “사상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튼튼히 준비된 나라는 침략자들이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라고 언급하면서 “육체적으로 준비를 갖추지 못한다면 고도로 발전된 전쟁을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노동생산성 증대를 위한 기능은 “정상적인 체육활동은 근로자들의 질병을 미리 막고 출근율을 높여줌으로써 생산능률을 훨씬 높이게 한다.”라고 언급하며 “체육활동이 주민 노동력과 생산성 강화에 효과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건강과 보건 기능으로 『인민보건법』 제3장 제26조를 통해 “체육을 대중화·생활화하여 병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가경쟁력 제고 기능으로 “체육은 나라의 명예와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이며, 체육이 나라 민족의 위력을 과시하는 중요한 분야로 되는 것은 체육발전 그 자체가 매개 나라의 발전수준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의 하나로 되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하며 강조하고 있다.

북한에서 체육은 『체육법』 제3조 “국가는 체육을 대중화, 생활화하여 전체 인민을 노동과 국방에 튼튼히 준비시키며 우리나라 실정과 현대 체육기술 발전추세에 맞게 체육기술을 발전시킨다.”라는 점에 준해서 작동되어 왔다. 그러나 김정은 시대 들어와 체육은 ‘노동과 국방’ 중심에서 ‘인민생활 향상과 대외관계 개선’을 위한 체육으로 변모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김정은은 주민편의 시설(능라인민유원지, 평양민속공원, 만경대유희장, 문수물놀이장, 마식령스키장 등)을 개선하고 증축하여 민심을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국제체육경기대회 개최와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부정행위에 대한 엄격한 단속과 공정한 규칙을 준수하여 세계화 추세에 적응하고 주요 국가들과 소통을 통해 대외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이 외에도 국제사회의 인권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을 처음 건설하였으며, 장애인 올림픽에 선수를 출전시켰다.

대내외 소통 위해선 스포츠가 적격이라 판단

북한의 체육정치는 각 시기별로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김일성은 전후 국가재건과 국가보위를 위한 체육정치를 하면서 노동과 국방에 기여하는 체육활동을 강조하였다. 김정일은 사회주의국가의 붕괴 속에서 체제수호와 자력갱생을 위한 체육정치를 통해 사상적·육체적으로 강화된 집단체육을 강조하였다. 김정은은 급작스런 권력승계로 인한 체제안착과 체제안정을 위한 체육정치를 꾀하면서 실용적이면서도 유희적 대중체육활동을 강조하였다.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공식적인 정상회담이나 대외교류는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체육정치를 활용한 국제경기대회 스포츠 교류의 장에서는 북한 공화국 깃발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으며, 이를 발판삼아 주요 국가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전에는 북한 권력자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이 인천에 방문하여 우리 측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장관 등과 스포츠 외교를 통해 소통을 실시했으며, 경색된 남북관계에 작은 변화를 모색하였다.

제31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은 대외적으로 ‘DPRK의 국가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사였으며, 대내적으로 김정은 영도에 의한 업적을 과시하기 위한 매우 유용한 스포츠 대회였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지속발전을 위해서 당분간 체육정치는 지속강화 될 것이다. 핵보유와 핵개발 그리고 잦은 도발 속에서 주민통합과 주요 국가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탈정치 영역인 체육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체육을 통해 북한이 전 세계 국가들과 소통하고 친선관계를 만들며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허정필 / 동국대 박사과정



댓글 0개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달기 위해서는 로그인 해야 합니다.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