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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미·중 갈등 부각 가능성,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해야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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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트럼프의 ‘AMERICA FIRST’ … 한국, 준비되어 있는가?

·중 갈등 부각 가능성,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해야

유웅조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지난 9월 6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버니지아비치의 타운홀에서 열린 미국 퇴역 장성·제독의 공개지지 미팅 도중 전 국방정보국(DIA) 출신이자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마이클 플린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이후인 11월 17일(현지시간) 플린 전 국장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 시절인 지난 9월 6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버니지아비치의 타운홀에서 열린 미국 퇴역 장성·제독의 공개지지 미팅 도중 전 국방정보국(DIA) 출신이자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마이클 플린과 대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이후인 11월 17일(현지시간) 플린 전 국장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했다. ⓒ연합

 

2016년 9월 8일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새 행정부의 국내외 정책 방향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은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가 기존 미국의 국내외 정책과 차별화되는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 또는 언급했기 때문인데, 당선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러한 입장을 부정하거나 다소 수정하면서 관련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핵이나 환경 또는 인권 문제 등에서 국제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국제규범을 다소 경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동맹관계를 재구조화하여 세계안보 상황이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다른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새로운 외교·안보정책이 동맹국들의 자주 국방력을 제고하고 유럽,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정책은 대통령뿐만 아니라 의회와 정책결정자 및 여론 등에 의해 수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트럼프 당선자의 외교정책이 가감 없이 구체화될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 선거 기간에 트럼프 당선자는 대테러 대응 차원에서 국내감시체계를 재활성화하고 테러용의자에 대한 고문 허용, 관타나모 수용소 유지, 그리고 무슬림의 국내 출입 억제 등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 내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국제적 인권규범의 차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어, 정책을 실행할 경우 국내외의 강력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러시아와 협력 제고 중 유럽과 갈등 빚을 수도

또한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운 주요한 외교관계 변화 중 하나는 러시아와의 협력관계 제고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공공연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서 협력관계를 제고하겠다고 주장했으며, 당선 직후에도 푸틴 대통령과 제일 먼저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트럼프 당선자가 밝히고 있는 러시아와의 협력관계 제고 정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 비판하던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유럽연합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불법적인 확장 정책에 대해서 매우 우려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러시아와의 협력관계 제고는 유럽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나토(NATO)가 미국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역량을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와의 협력관계를 제고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한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우에는 글로벌 현안에 대한 중국의 참여와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남중국해 문제나 중국 내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갈등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과의 협력보다는 주로 통상관계나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 비판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당선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여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교환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의례적인 차원의 언급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트럼프 신 행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미·중 간의 협력관계가 매우 약화되거나 갈등관계가 부각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 최근 중국은 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동유럽에 대한 대대적인 원조 정책을 토대로 이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대규모 원조를 통해 그 영향을 확대해 왔다. 이와 더불어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포기하면서 유럽국가들까지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지위가 강화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각에서는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퇴장하고 중국이 전면에 나서는 새로운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식 고립주의 노선의 빈틈에 중국이?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기간 동안 아시아 또는 동북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명확한 정책에 대해서 언급한 바 없다. 다만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히고 있으며, 나아가 동북아 지역 국가의 핵무장을 허용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핵무장 허용을 언급한 바 없다고 이전 입장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트럼프 신 행정부가 들어서서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될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트럼프 신 행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한국 및 일본과의 관계가 좀 더 구체화되고 큰 틀에서는 기존의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트럼프 신 행정부는 어떠한 수준에서라도 일본이 자구적 역량을 토대로 안보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기대할 것이다. 이에 따라 동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위상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한편에서는 현재 일본의 위상이 미국의 지원으로 가능해진 것이기 때문에 미국의 지원이 없는 경우에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다른 편에서는 아베 정부가 보통국가로서 자국의 군사력 사용을 정당화하고 합법화하기 위해서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있으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의 기여를 확충하는 한편 공적개발원조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공공재 공여정책을 확대해 왔기에 자력으로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러한 외교·안보정책이 그대로 실현될지에 대해서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음과 같은 변수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선거기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미국 내 주요 인사의 발언이나 언론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실제로 선거기간에 유권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 파격적인 정책을 제시한 것일 수 있다.

전세계 미군 주요 주둔 현황

전세계 미군 주요 주둔 현황

다음으로 미국 정당 및 의회의 영향력이다. 미국 정치에서 정당이나 의회의 영향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강한 편이어서 입법과정이나 예산편성 등을 통해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통제와 조정의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선거기간 동안 미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에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하여 트럼프의 외교·안보 정책이 공화당의 입장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의회를 통해 통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 당선자가 정치 영역에서 ‘아웃사이더’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정치 영역에서 ‘아웃사이더’ 대통령이 당선된 경우 기존 정책이나 노선 등에 대한 체계적인 경험이나 전문적인 식견이 부족하여 외교정책에 대해서 다소 정제되지 못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 또한 신 행정부에 참여하게 될 외교·안보라인의 영향력도 변수다.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이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자들의 역할이 필수적인데, 새롭게 영입될 정책결정자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비현실적인 정책은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관련 국제조약의 제약이 미치는 영향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5조에 근거하여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이루어지는 바, 현재 계획되어 있는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2018년까지 이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단기간 내에 수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여론의 영향력이다. 일단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지만, 외교·안보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미국 내 반대 여론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관련 국가들의 반발이나 이견이 첨예화될 경우 트럼프 당선자가 추진하려는 외교·안보정책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미 관계 다소 후퇴할 수도 국제적 위상 재정립 긴요

그렇다면 한국은 트럼프 신 행정부의 등장과 관련해 어떠한 외교적 준비를 해나가야 하는가. 우선 한국의 국제적 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 기존의 긴밀한 한·미 관계에서는 미국의 지지와 협력이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정립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트럼프가 제시하고 있는 외교·안보 정책이 구체화된다면 기존의 긴밀한 한·미

관계가 다소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의 독자적인 능력과 입장에 의거한 국제적 위상 정립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한국의 이익에 기반한 동북아 평화협력 질서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중 간의 갈등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일본의 국제적 위상이 급부상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협력 질서의 방향과 동력에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국방정책에 대한 입장도 정립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재 트럼프가 제시한 정책에 따르면 국내 일각에서 주장하는 ‘자주국방론’이나 ‘핵무장론’ 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국회의 역할 제고가 필요하다. 미국 정치체제 상 외교 정책에 있어서 의회의 역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대하다. 즉 의회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구체적인 외교 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국회의 대미 외교 및 관련국과의 의원 외교를 더욱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교·안보 정책 관련 국내외 법제도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를 통해 행정부 차원의 대응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한계점을 보완하고 오류를 수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7년 1월 트럼프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이 기존의 정책과는 구분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의회와 정책결정자 및 국내외 여론, 그리고 국제조약의 제약 등으로 인해 현재 제시된 정책이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즉 현 시점에서 트럼프 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서 단정적으로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새롭게 전개될 동북아 질서에서 한국의 이익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한국 외교·안보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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