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5월 1일

특집 | 5당 통일정책, 유연한 대북적용 가능하도록 여지 남겼다 201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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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선택 2017, 대한민국 통일·외교·안보 청사진

5당 통일정책

유연한 대북적용 가능하도록 여지 남겼다

지난 4월 23일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 4월 23일 서울 여의도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관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각 당 후보자들의 ‘통일 및 대북정책’ 분야의 공약을 검토해 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당선이 되면 그 정부에서 실질적으로 구현될 통일 및 대북정책의 가장 강력한 골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사실 이러한 골격은 적어도 5년 동안 한반도의 통일 환경과 남북관계 환경에서 아무리 급격한 변화가 발생해도 큰 수정 없이 계속 실행되는 경향이 있었다. 한반도 정세와 환경이 변화해도 5년 동안 결코 변하지 않을 그 ‘지속성’ 때문에 한반도의 정세와 통일 환경에 ‘중요한 것’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제19대 대선 후보자들의 10대 공약을 들여다보면 두 가지 커다란 특징이 드러난다. 첫째, 안보 분야의 정책 공약이 각 후보자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가장 강력하게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둘째, 한반도 통일정책이나 통일비전 제시는 역대 대선과 비교했을 때나 이번 대선의 다른 분야 정책 공약과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미약하다는 점이 그것이다.

먼저 각 후보자들의 통일 및 대북정책 공약이 들어가 있는 ‘통일·외교·통상과 국방’ 공약 분야의 슬로건(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의 제목)이 어떠한 표현을 통해서 제시되고 있는지 안보 경향, 통일 경향, 평화 경향 등 3가지로 구분해 분석해 보자. 문재인 후보는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으로, 홍준표 후보는 ‘강한 안보, 강한 대한민국’으로 표현하였다. 안철수 후보는 ‘튼튼한 자강안보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으로, 유승민 후보는 ‘게임 체인지를 선도하는 최강군 육성’으로, 심상정 후보는 ‘튼튼한 안보, 적극적 평화외교로 평화공영 시대’ 등으로 각각 표현하였다. 정리하자면, 첫째, 모든 후보들의 슬로건에서 ‘강력한 안보 혹은 튼튼한 안보’가 전면에 강하게 내세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평화’에 대한 언급은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에게서만 나왔고, 셋째, 유승민과 홍준표 후보는 ‘안보’만을 표현하였다. 마지막으로, 어떤 후보자도 통일을 직접적으로 공약 제목에 표현하지 않았다.

안보정책 강세 비해 통일정책은 쇠퇴 기조

다음은 통일 및 대북정책 분야가 각 후보자의 정책 우선순위(10대 공약 중)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살펴보자. 물론 이러한 위치가 각 후보자와 정당이 통일 및 대북정책 문제를 중요시 한다거나 혹은 소홀히 한다는 식으로 귀결될 수 없기 때문에 객관적인 지표로 사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여러모로 참고하고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통일 및 대북정책 분야는 홍준표와 안철수 후보에게서 공약 1순위를 차지하였고, 심상정 후보 공약에서는 2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문재인 후보에게서는 공약 순위 4순위, 유승민 후보에서는 7순위로 랭크되어 있어 다소간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검토해 보았을 때 각 후보 진영의 공약 분야에서 안보정책의 강세와 통일정책의 쇠퇴에 대해 몇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첫째, 제19대 대선 자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인해 조기 실시됨으로써 장기간의 구상이 필요한 통일 및 대북정책이 시간 제약상 제시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둘째, 대선 준비기간 중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위협이 지속되고 미사일 발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셋째, 이에 대응한 미국 등의 대북 군사적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는 위협과 한반도의 안보 불안정성에 대비하여 한반도 주변국들이 공세적 혹은 방어적인 의미 모두에서 급변 대비 태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제19대 대선 후보자와 그 정당들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북 안보관에 선명성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반면에 북한에 대한 특정한 입장(통일 및 평화)을 내세워 오히려 비판당할 여지가 있는 남북한 통일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반도 평화통일 의무와 그에 수반되는 통일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대통령의 헌정(憲政)적 사명(『헌법』 제4조, 66조 3항)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가적 이벤트인 제19대 대선의 이러한 경향과 특징은 결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각 후보자들의 통일 및 대북정책 분야의 공약들은 어떠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또 어떠한 차이점들을 보여주고 있는지 통일비전 및 통일정책, 대북정책,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검토해 보자. 먼저 통일비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후보자별로 공약에서의 차이점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편이다. 이번 제19대 대선 후보 진영 중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이 한반도 통일비전을 비중 있게 제시, 적극적인 방식으로 통일정책 담론을 제시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통일비전을 대략적으로 제시하는 선에서 정리하였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10대 공약 내에 통일정책 공약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후보별 프로필 및 주요 공약

후보별 프로필 및 주요 공약

대북제재 국면 속 남북대화 및 경협 재개에 온도차

먼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진영은 한편으로는 ‘한반도 통일외교 추진’을, 다른 한편으로는 ‘평화로운 과정으로서 통일추진’을 통일비전 및 통일정책 기조로 제시하였다. 특히 ‘평화로운 과정으로서 통일추진’은 ‘남북관계 개선 → 북핵 해결 → 평화체제 수립’이 선순환하는 원칙에서 대북정책을 구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진영은 3단계로 구성되는 단계별 ‘과정으로서의 통일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 방안은 제1단계로 당국 회담 및 민간교류 확대를 설정하였고, 제2단계에서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 장관급 회담 정례화, 민간교류의 자율성 제고를 설정하였으며, 제3단계로는 상주대표부 설치, 남북 각급회의 정례화 및 민간교류 전면 자유화 등을 제시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 진영은 구체적인 통일정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큰 틀에서 남북한 경제통합(하나의 시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점진적으로 통일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개진하였다.

대북정책 분야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진영은 ‘남북한 기본 협정’을 체결하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제도화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한 북핵문제가 해결된다면 동해와 서해, 중부 지역에 ‘한반도 신(新)경제벨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개성공단 재개 및 확장 입장을 명확히 하였다. 당선이 되면 계획대로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10배 이상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 남북 언론·사회·문화·체육 교류 활성화, 남북 접경지역 공동관리위원회 설치, 생활밀착형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도 제시하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진영이 내세우고 있는 대북정책은 대북제재(유엔 안보리 및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지속하면서도 민족화해, 개혁·개방,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상을 모색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평화 관리를 지향하는 문화, 학술, 종교, 체육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진영은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및 상설화, 남북상생 협력 사업의 재개를 제시했다. 특히 ‘남북경제사회협력강화협정’을 체결하여 민간과 지자체의 교류협력 자율성 보장 및 남북관계 불가역화를 제도화, 개성공단 재개 및 제2, 3단계로의 확대, 남북철도 도로·해운·항공 협력 및 유라시아 대륙과의 교통 에너지 인프라 연결, 북한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국제금융 및 경협기구 가입 추진 등을 남북한 간 구체적 협력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반면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남북한 관계에서 경제협력 이전에 북핵문제 해결과 북한의 변화를 각각 촉구하였다. 홍준표 후보는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남북한의 경제협력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오히려 전방위적 대북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유승민 후보 또한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북한이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시하였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분야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단계적 포괄적 접근으로 과감하고 근본적인 북한 비핵화 추진의사를 밝혔다. 6자회담을 비롯해 다양한 양자 및 다자회담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북한 핵폐기에 따라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임을 제안하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한반도 군사력의 비대칭을 시정하기 위한 전술핵무기 재배치를 제안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 국제사회와의 공조(전방위적 대북제재와 압박)를 통한 노력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않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엔 안보리 및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실행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을 재개하고 4자 평화회담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를 통해서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지향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히 통일·대북정책 미약 기민한 대응 측면에선 긍정적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에 집중하기보다는 북한 핵무기 위협을 사전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을 강조하는 등 북핵 대응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비전은 제시하지 않았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화체제 구축 부분에 대한 비중을 많이 두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북핵 미사일 동결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 재개, 비핵화 6자회담과 평화협정 4자회담 병행 추진, 남북정상회담 추진, 한반도 평화선언을 위한 4국 정상회담 추진, 비핵화 완수로부터 평화협정을 비준하고 북·미와 북·일이 수교하면 동아시아안보협력기구를 상설화한다는 등 상대적으로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제시하였다.

제19대 대선은 다양한 이유에서 통일 및 대북정책 분야의 공약이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구성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근본적인 부분에서 이를 성찰해보면 그리 부정적인 상황만은 아니다. 정부가 바뀌더라도 여야 합의와 국민적 합의로 입안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지속적으로 실효성을 가지고 있고, 대선이 끝난 이후 한반도 상황과 남북관계 상황을 검토하면서 대북정책을 유동적이고 기민하게 입안해 실행해 나간다면 목표를 더욱 효율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문석 /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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