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7년 8월 1일

특집 | 대화와 압박 균형 잡힌 ‘이미지 메이킹’ 필요 2017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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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레드라인 넘는 북한, 대북정책 ‘주도권’은?

대화와 압박 균형 잡힌 이미지 메이킹필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월 17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7월 17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북한은 거듭된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보유국’ 지위 획득에 대한 집착을 지속하면서 ICBM 시험발사에 이어 제6차 핵실험 징후를 노출하여 남북관계의 냉각상태를 여전히 유지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문제를 외교·안보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고서 ‘대화전환’ 가능성과 더불어 ‘선제타격’ 등 군사적 옵션에 대해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현 상황에서 향후 한반도 문제의 불확실성 증대와 안보 환경의 불투명성이 고조될 것이라 판단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힘을 통한 평화’에 기초한 전략 기조를 유지해 나가는 가운데 중국에 대해서는 ‘공세적 관여 전략’을 유지할 전망이며, 중·일관계 역시 센카쿠 분쟁 등 기존의 대립 및 불신 관계의 획기적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중관계 및 중·일관계 불안정성 역시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도 불구하고 상황에 따른 ‘방기(abandonment)’ 우려가 상존하며, 진보 정권의 등장을 계기로 대북 및 통일 정책 관련 국론분열 및 안보 우려감이 증대될 수도 있다.

한국의 종속적 변수 위상 인정하고 틈새 전략 노려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환경은 대내적으로 대북정책의 정쟁화 및 남남갈등 구조가 상존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국제질서의 다극화와 미국 트럼프 정권의 등장, 미·중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동아시아에서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북한 자체의 변수를 보면 북핵 문제가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고, 북한 내 위기요인이 상존하는 등 전반적으로 복합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권이 창출되었기에 행정부 및 집권 여당의 독자적인 정책추진력에 일정 부분 제약이 존재하는 상황이며, 북핵 문제만 하더라도 이미 레드라인에 도달하여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 문제 전체를 압도하는 변수로 부상했다. 또한·미·중 경쟁구도에 따라 한반도의 전략적 중요성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되는 수준이 과잉됨으로써 남북한 당사자 해결 원칙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베를린 선언을 통해 대북정책 방향의 기조를 밝힌 가운데, 북한의 붕괴와 흡수 및 인위적 통일을 배제한 평화추구,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남북철도 연결, 남·북·러 가스관 연결 등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함께 비정치적 민간교류 협력추진 등 5대 정책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와 더불어 추석 성묘를 포함한 이산가족 상봉재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적 행위 중단, 남북 간의 대화재개 등을 주장하며 대화 등 남북한의 주도적 역할을 전제로 한 평화적인 방식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결을 강조하였다.

더하여 문 대통령은 완전한 북핵 폐기 추진, 남북정상회담 추진 가능, 미·중협력을 통한 비핵화를 주장하며, “우리 외교의 역량은 열린 남북관계일 때 발휘 가능하다”는 것으로 향후 냉각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기 위한 시도를 다양화, 본격화 할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전임 김대중·노무현 정부와는 차별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핵화 문제와 남북관계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려는 의지가 강하며, 이는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주요 외국들의 역할을 기대하며 기다리기만 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비핵화 협상을 포함한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의 당위성과는 별개로 현실가능성, 수단과 방법, 주변국의 협조, 북한의 호응 등 적잖은 과제를 지니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미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수적인데, 한·미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의 문구에 대해서도 우리의 폭넓은 해석과 달리 미국은 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핵·미사일 위협보다는 장기적인 평화통일에 국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문제의 적극적 지위자 역할 확보, 어떻게?

결국 한국이 대북정책의 주도권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서 정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은 여전히 종속적 변수의 위치에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인정하고, 그로부터 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가 최대화 할 수 있는 틈새를 만들며 상황을 적절히 이용하는 실사구시적 인식과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우리가 주도하는 역할공간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미 간의 긴밀한 협의와 정책조율이 필수적인데, 최근 한·미정상회담의 성공은 우리 주도의 정책 추진력을 확보하는 데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한반도 문제의 적극적 행위자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북 간 대화채널 복원, 소통 및 신뢰구축을 위한 대북특사 파견, 여건 성숙에 따른 정상회담 추진 등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한·중관계 개선을 통한 중국의 지지와 역할 견인이 필요하다. 중국은 대북협상은 물론이고 대북압박에 있어서도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에 대한 효과적 압박수단도 강구해야 한다. 이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수단의 역할 뿐 아니라 한국이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대화와 압박의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법을 구사한다는 것을 보여줄 ‘이미지 메이킹’에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박병광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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