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1월 3일

특집좌담 | “이야기가 있는 통일교육, 감성의 문 두드린다” 2018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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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좌담 | 책 밖에서 만나는 통일미래 … 통일교육이 진화한다

이야기가 있는 통일교육, 감성의 문 두드린다

(왼쪽부터) 김은수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국장, 강민서 서울 목동중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왼쪽부터) 김은수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국장, 강민서 서울 목동중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차세대를 위한 통일교육은 남과 북이 공존의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기초적 역량을 증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통일된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호 간 부정적 선입견을 극복하고 서로의 문화를 포용적으로 이해하며 만남과 통합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역량을 증진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일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있는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시기 통일교육 실태와 개선점을 되돌아보고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공유해본다. ※편집자주

. 분단시대, 학교통일교육 의미는?

역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길러주는 교육강민서

건강한 미래사회 그리는 기초 작업여현철

분단의 불편함,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변준희

공동체 문제의 대안점 모색 가능하게 해김은수 

김은수 서울 청원여자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청원여고는 사립학교로, 새로운 재단이 들어오면서 학교 발전을 위한 연구학교를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통일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늘 좌담은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 사회, 특히 학교통일교육이 실질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어떠한 부분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직접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토대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선 학교통일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도록 하죠. 분단시대, 학교통일교육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고 학생들에게 왜 중요할까요?

강민서 저는 서울 목동중학교에서 도덕 교과와 교무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국민윤리교육을 전공했고요. 도덕 교과를 맡은 지 30년차입니다. 학교 교육 현장에서 통일교육이 예전과는 달리 요즘 학생들 성향에 맞게 진행하려다보니 참 많이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어요. 그래도 자유학기제가 시작되면서 통일교육에 대한 시간적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라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통일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학교의 통일교육 현실은 도덕 수업 교육 과정이 1학년과 2학년에만 편성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물론 학교마다 차이가 있어 어떤 학교는 2~3학년에 편성되어 있기도 하지만 저희 목동중의 경우는 주당 1학년 3시간, 2학년 2시간으로 편성되어 있죠.

학교 현장에서 통일교육의 중요성이라고 한다면 역시 우리의 역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우리 역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분단이 언제 되었으며 배경과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갖지 못한 학생들이 많죠. 분단의 시작으로 한국전쟁을 꼽는 학생들도 많거든요. 이 땅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역사 인식을 길러주기 위해서 통일교육이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여현철 국민대학교 교양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북한학으로 석사 과정을 거쳤고 이후에는 계속 통일 분야와 관련한 연구와 강의를 이어가고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의식을 좌우하는 것이 교육이라면 초·중·고교 때 내재된 인식이나 가치관이 평생을 좌우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실천적 의미로 학교통일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보고 듣고 배우며 느낀 것이 지금의 분단을 극복하고 보다 건강한 미래 사회를 위한 기초로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학교통일교육에 대해 ‘같은 민족이기 때문에 통일을 해야 한다는 것’, ‘원래 하나였는데 둘로 나뉘었기 때문에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식의 당위론적 입장으로 접근해 온 것이 사실이에요. 민족사나 민족적 담론 속에서 주입식으로 진행되어 온 교육이 주를 이뤘죠. 일부에서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요. 물론 이러한 방식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간 학교통일교육에서 이 부분에 과도하게 집중해 교육을 실시해왔던 경향은 앞으로는 발전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과거 통일교육이 건전한 안보관을 바탕으로 민족의 동질성 회복, 자유민주주의 정신 그리고 시장경제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주시민교육, 즉 서로에 대한 차이성을 인정하는 교육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죠. 통일이라고 하면 영토나 제도적인 통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결국 통일은 사람과의 통합으로 완성되는 것입니다. 사람 간의 통합을 염두에 둔 통일교육을 기초 단계부터 실행해야 되고요. 통일이 이룩되지 않은 현 상황의 폐해를 진단해보고, 통일 과정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상력을 펼쳐 그려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 그래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학생들 스스로 고민해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죠.

변준희 저는 통일드림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통일학을 전공했고요. 2010년 처음 통일부에 학교통일교육강사 과정이 생겼을 때 1기로 수료한 뒤 통일교육원 강사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강의 활동을 했습니다. 현재 정부 차원의 통일교육 문제점을 자각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 통일교육 교안을 만들고 있고요. 올해는 경기도에서 참여활동 중심의 통일교육 ‘공감통일동아리’ 활동을 지원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밖에 문화 사업 측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전 연령대가 참여할 수 있는 문화 사업도 병행하고 있고요.

현재 학교통일교육의 의미를 말하기 전에 우선 시기적으로 봤을 때 분단시대가 70년이 넘었잖아요. 지금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8세부터 19세입니다. 이 학생들에게 분단과 한국전쟁 등의 일은 너무나 먼 이야기로 들리겠죠. 통일의 필요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수가 적은 것 역시 이 때문이라 생각해요.

사실 이전 세대는 달랐던 것 같아요. 통일은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라는 일종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고요. 무엇보다도 한국전쟁을 직접 겪었거나 전쟁 직후의 극심한 고통을 삶 속에서 체험한 세대였기 때문에 이러한 상처가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되고 근본적인 해결책은 통일뿐이라는 공감대가 있었잖아요. 하지만 요즘 학생들에게 분단과 통일 문제는 너무나 멀리 느껴지는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가슴으로 와 닿지 않는 것 같아요.

분단시대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통일교육 목표 중 하나는 학생들에게 분단의 불편함과 불합리성, 폭력성을 가슴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앞서 말한 것처럼 전쟁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세대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우선적으로는 머리로 인식하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슴으로 분단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때 자연스레 통일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오로지 분단만이 존재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물론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통일을 향해 다가가는 과정이 공존하고 있는 시대거든요. 지금 우리 사회에 탈북민이 이미 3만여 명이 넘어와 함께 사는 시대가 됐잖아요. 그런데 학생들에게 통일시대라고 말하면 아직도 매우 먼 미래의 일이라고만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에게 통일교육을 할 때 통일이 미래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통일시대는 지금 진행되고 있고, 우리가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 또한 통일을 멀리 있는 일로 느끼지 않도록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면서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우리 곁에 있는 탈북민들이 언제든 서로 함께 만나고 일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등이 통일교육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 입시·취업 지상주의 속 학교통일교육은?

입시 현실과 통일교육 추진의 공통분모 찾아야김은수

교육 가치 고려한 교육 당국자 인식 전환 필요여현철

김은수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김은수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김은수 지금 학교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꼽으라면 역시 입시가 될 것입니다. 대학에서는 취업일 것이고요. 통일 연구학교를 진행하면서 주변 교사들에게 통일 관련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실제로 반응은 ‘왜 저런 것을 하고 있지?’라는 분위기입니다. 현행 고등학교 교육의 현실적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일정과 과정이 입시에 맞춰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렇게 바쁜 와중에 통일교육? 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요?’라고 묻고 싶은 것이죠. 이것이 지금 고등학교 현장의 통일교육이 가진 딜레마입니다.

물론 통일교육의 중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어요.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의 분위기와 동떨어진 채 중요성만 계속 강조하면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겠죠. 둘 다 놓칠 수 없고 중요한 가치라고 한다면 지혜롭게 공통분모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계속 통일의 당위성과 편익만 이야기하면 학생들이 질려요. 저는 고등학생을 가르치다보니 이 친구들은 통일에 대해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들어 왔던 내용이거든요. 하지만 지금 눈앞에 당장 급한 것은 입시입니다. 물론 곧 직업을 가져야 하는 학생들도 있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교육을 학생들의 입시와 진로교육에 접목하면 학생들의 몰입도가 달라집니다. 통일교육이 미래의 진로나 직업과 연결된다고 하면 수업 태도나 효과가 확연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실제로 언론보도에 서울대학교가 통일선도대학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의 일인데요. 고등학교는 아무래도 입시가 가장 민감한 문제고, 입시에 있어 서울대의 지침은 여타 대학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때문에 고등학교 교사들은 대부분 서울대 입시 정보를 가지고 학부모를 초청해 설명자료로 활용하고는 합니다. 이때 서울대의 통일선도대학 지정 기사를 복사해서 동료 교사들에게 전파하면서 대학 입시와 학교통일교육의 연계성에 대해 강조했더니 이전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더라고요. 학생들 반응 역시 마찬가지고요.

지금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시대라 학생별로 학교생활기록부에 어떤 활동이 많이 기재되어 있는지에 따라 입시 결과가 달라져요. 실제로 저희 학교 통일동아리 학생들이 서울대에 면접을 보는 과정에서 통일 현장체험으로 외국인과 도라산 전망대를 방문해 느꼈던 소감을 자세하게 기재한 적이 있었는데요. 면접관들이 상당한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여타 학교에서 통일교육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인데 매우 특별한 활동을 진행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죠. 물론 학생들의 입시 결과도 좋았고요.

이렇게 통일교육과 입시가 연결될 수 있는 사례를 지켜보고서 교사들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통일선도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통일교육의 분위기가 고등학교에 전파될 수 있다면 학교통일교육은 양적인 측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현철 사실 수학능력시험 문제에 통일 관련한 내용이 반드시 출제된다고 하면 학교통일교육의 위상은 지금보다 달라질 수 있겠죠. 그런데 우리의 교육 환경에서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저는 교육 당국자들의 인식에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봐요. 지금은 통일교육이 우리의 분단 현실에 대한 특수성과 통일의 사회적 가치를 고려했을 때 마땅히 교육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많은 여러 교육 중에 하나의 분야로 보는 경향이 크거든요.

. 과거 학교통일교육, 어디에 중점을 뒀나?

남북 이질성만 드러내면 부정적 통일 인식 형성강민서

“1회성·주입식 교육과 수동적 학생 참여가 지적돼변준희

자율성만 강조? 대학별 교육 편차 벌어져여현철

김은수 학교에서 통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적 의의와 입시 및 취업 지상주의 속에서 학교통일교육의 위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요.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의 학교통일교육은 어디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진행해 왔는지 논의해 보도록 하죠.

서울 목동중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서울 목동중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강민서 사실 과거 통일교육에 해당하는 관련 교과서의 내용을 보면 남북의 이질화를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언어의 이질화로 북한의 용어와 남한의 용어를 비교하는 표는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고요. 명절의 문화나 교육 학제 등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도 남과 북을 비교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았죠. 문제는 이러한 교육의 바탕이 남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진행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현재의 통일 관련 교과서에는 북한의 실상에 대한 객관적 설명이 많이 담겨 있는 반면 남한의 우월성을 부각하는 식으로 편집된 내용은 거의 대두되지 않고 있어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남북의 이질화된 부분을 필요 이상으로 부각하게 되면 학생들의 통일 인식은 부정적으로 확립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다른데 굳이 통일을 해야 하나?’, ‘통일되면 지금보다 더욱 혼란스럽게 변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훨씬 우월한 상황에서 하나가 되면 엄청난 돈이 들텐데, 왜 해야 하나?’라는 식의 사고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죠. 과거에 진행되었던, 남한의 우월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북한을 비교대상으로 설정한 통일교육의 방식은 앞으로도 경계해야 할 것 같고요. 북한을 경쟁의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대상이자 동반자로 인식할 수 있는 내용의 콘텐츠를 고민해 담아야 할 때라고 봅니다.

변준희 지난 시기 학교통일교육은 정권의 통일·대북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교육 내용 측면에서도 현장의 교사나 강사들의 의견이 더욱 확대·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죠.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1회성이면서 주입식으로 진행되거나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구조 그리고 통일의 당위성과 경제성 측면에 지나치게 집중하거나 특정 학교 소수에 교육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 등을 지적받아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후 학교통일교육에서 하나의 논리에 편중된 정치적 요소를 배제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요. 논지의 균형을 확보하는 노력을 지속한 가운데 방법론 측면에서도 체험과 놀이식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기도 했죠. 이후 지금까지는 큰 변화 없이 이러한 틀이 유지되고 있고요.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는 전체적인 통일교육 기조와 방향성 측면에서 보다 평화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현철 대학 기관의 통일교육을 되돌아보면, 보통 학교의 자율성에 맡겨놓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교의 특성에 따라 원활하게 운영되는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었죠. 또한 통일교육이 시행된다고 해도 교수들의 성향에 따라 교육 내용이 좌지우지 됐던 것이 사실이에요.

. 학교통일교육 환경, 개선 과제는?

단발성 교육 매몰 위험, 실적 위주 접근 지양강민서

기관장 의지와 학교 간 정보공유 시스템 절실여현철

교장·교감단 통일 인식 제고 위한 연수 긴요김은수

·관 소통 및 협력 구조, 보다 발전되어야변준희

강민서 제도적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 있어요. 예전부터 저는 학교통일교육의 개선과 관련하여 의견을 낼 때 통일교육 단원을 5월 또는 6월에 수업할 수 있게끔 교과서를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통일교육의 중요성을 기타 단원만큼 크게 인식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아요. 항상 통일 단원은 교과서 뒤쪽에 위치해 있죠.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단원은 더욱 적어지고 내용도 짧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일교육이 현행 도덕 교과에만 한정되고 있는 상황도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요. 통일교육이 단순히 특정 과목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양한 교과목에서의 통일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통일과 통일 이후 본인에게 미칠 영향 등을 자꾸 고민해보도록 할 필요가 있거든요.

또한 교육 현장의 실상과 특성을 제대로 반영한 통일교육이 진행되고 있는지 반성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번 2015 개정교육과정 범교과 주제학습에 10개 주제가 나와 있는데 이 중에서 다행히 통일교육은 살아있습니다. 하지만 주제선택에 강제성은 없거든요. 지금 현실에서 통일이라는 주제를 선택하는 학교가 과연 얼마나 될지 우려됩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선택하는 주제는 ‘환경·지속가능발전’이나 ‘인성’, ‘진로’, ‘인권’ 등인데요. 통일교육이 가지고 있는 중요성과 사회적 의의를 고려해 볼 때 단순한 분류와 학교별 기호에 따른 선택적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입니다.

또한 매년 5월이 되면 학교통일교육 실적을 제출하라는 공문이 내려오는데요. 그러다보니 교사들은 실적용으로 통일교육에 접근하게 됩니다. 가장 쉽게 단발성으로 진행되는 행사성 통일교육을 추진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진정한 통일교육을 위해서는 단순한 실적 위주가 아닌 학생들에게 통일의 가치와 중요성을 꾸준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주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봐요.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통일교육이 가능한 시스템이 정비되어야 할텐데, 구체적으로 교육과정에 통일교육이 편재되는 것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죠.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국장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국장

변준희 개인적으로는 통일전문강사 문제를 지적하고 싶어요. 학교통일교육이 중요한 만큼 이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니까요. 매년 학교통일교육 전문강사가 배출되어 현재 8기까지 배출된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통일전문강사 양성과 그 이후 직업 연계성까지 고려해보면 아직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일을 전공하고, 합숙 등 여러 지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전문강사로 훈련 받았지만 실질적으로 이와 연계된 직업을 갖는 사람이 소수인 실정이에요. 또한 통일 관련 직업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생계를 보장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다른 직업을 병행하고 있고,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리면 전혀 다른 직업을 찾게 되는 경우도 많죠. 언제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학교통일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통일전문강사들이 자신의 일에 전문적으로 열중할 환경이 조성되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현철 대학생 전체의 통일 의식과 의지를 고취시킬 수 있는 교육의 방향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보면, 효과성 측면에서는 역시 기관장인 총장의 의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봐요. 교양 필수나 전공 필수 등에 통일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운영하면 효과가 매우 높겠죠. 국내 많은 대학교에서 통일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선도대학 간에 교육 방법과 성과에 대한 정보 및 지식의 공유도 이뤄져야 하고요. 더 나아가 대학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통일교육 역시 대학의 평생교육원 등을 통해 함께 이루어질 수 있으면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고 봅니다.

김은수 학교통일교육의 현장에서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기관장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중·고등학교를 보면, 통일교육의 중요성에 교장 및 교감 선생님이 얼마나 공감하는지, 또 이를 학교에서 구현해낼 의지가 있는지가 관건이 되겠죠. 교장단 또는 교감단 연수를 통해 학교통일교육에 대한 사회적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이 분들의 인식에 전환을 주는 계기가 마련될 때 학교통일교육 추진 환경의 여러 난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한 실제로 통일교육은 현장 교사들에게 상당한 지식을 요구해요. 시민과 환경 등의 분야는 생활과 밀접한 비교적 가벼운 주제이기 때문에 접근하기 용이하지만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면 정치, 경제, 문화, 역사, 세계사를 비롯해 국제정세, 시사까지 모든 것이 총망라되는 분야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교사들이 의욕만 가지고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감이 있어요. 저도 대학원에서 통일 관련 전공으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국사와 세계사 등 역사는 물론이고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국의 세계 및 동북아 전략처럼 국제정치 측면에서도 축적된 지식이 있어야 학생들과 토론했을 때 논리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고, 더욱 설득력 있게 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할 수 있더라고요. 통일교육은 일반 교사들의 전문적인 학습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수업하기 매우 힘든 분야라고 봅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통일전문강사가 정말 필요한 부분이에요.

그런데 방법론 측면에서 세밀하게 봤을 때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바로 최근 학교통일교육 현장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탈북강사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물론 대다수의 탈북강사들이 성실하고 진지하게 강의에 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부 강사의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조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거든요. 통일 이후의 남북 간 화합과 평화 유지를 위한 활동보다는 남한의 우월성에 초점을 맞춰 강의하는 분들이 있어요. ‘본인이 얼마나 어렵게 탈북했는지’, ‘남한에 와보니 얼마나 좋은지’, ‘지금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은 이렇게 좋은 곳에서 태어났고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지’ 등의 내용을 북한과 하나씩 비교해가며 풀어가거든요. 이러한 교육 내용을 듣고 있으면 과연 이것이 진정한 통일교육인지, 아니면 분단체제를 고착화하는 교육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가 많아요. 탈북강사가 일정한 교육을 받고 배출될 때 꼭 유념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개선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여현철 그렇죠. 통일교육을 진행하는 탈북강사가 북한의 어두운 실상만 집중해 알려준다면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수업이 끝나고 학생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차라리 통일하지 말자’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겠어요. 북한의 실상을 아는 것, 그것도 제대로 아는 것은 물론 상대를 이해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과정일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을 향해 갈 수 있으려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죠. 북한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밑거름으로 북한 이해교육을 받아야 되는 것입니다. 물론 탈북강사 수업의 장점은 남한 강사가 알려줄 수 없는 북한 실상을 보다 면밀하게 잘 알려줄 수 있어 학생들이 탈북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지만 통일 과정과 이후 갈등 관리 등의 측면에서 전문적인 역량은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봐요.

변준희 저는 민·관이 협력하는 통일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통일교육을 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으면 못하잖아요. 관련 정책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는 곳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관(官)에서 열린 시각으로 통일교육 활동에 대한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저희 통일드림이 ‘공감통일동아리’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 역시 경기도의 의지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었어요. 일부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양적’ 부분보다는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통일교육에 대한 ‘질적’ 부분을 강조하여 진행된 사업인데요. 지금까지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경기도 공무원들의 실적 위주 접근보다는 진정한 교육을 향한 열린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봐요. 관과 민간이 소통하면서 협력하는 구조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실제로 지금까지 봐왔던 많은 학교 교사들은 비록 통일교육에 열정이 있어도 정작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가 학교에 통일교육 강의를 나가게 된 첫 번째 계기도 어떤 한 분의 교사가 학교에서 통일동아리를 맡게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오지를 않는다고 이야기하면서 통일전문강사로써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었거든요.

더욱이 학교 관리자와 학부모들의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처음에 통일동아리를 학교에 만든다고 하니 학부모들이 항의가 심했어요.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내용을 교육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면서 진행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학교 교사들이 직접 나서서 학부모들과 일일이 통화하면서 설득했거든요. 교육 내용이 건전하고 편향적이지 않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통일 문제에 대해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통일동아리가 시작됐고, 전문강사들이 투입되어 기존에 설정된 9차식 강의안 교안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총 1년에 걸쳐 진행했고, 학교 축제에 참여하게 되면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죠. 결국에는 교장, 교사, 학생, 학부모를 아울러 학교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통일의식까지 개선할 수 있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이렇게 보면 학교 공동체 구성원과 전문강사 그리고 예산을 지원한 관이 모두 통일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연계되어 있고, 서로 소통하며 협력할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강민서 관(官)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해요. 저희 중학교도 통일교육을 진행할 때 학교 자체에서 편성된 예산은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구청에 보조금을 신청하여 지원받은 금액으로 교육합니다. 학교통일교육 과정에서 체험식 활동이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방법이지만 사실상 예산이 없으면 추진할 힘이 없어요. 특히 학생들과 외부로 통일교육 체험활동을 나가려면 기본적으로 버스도 대여해야 하고 기타 등등 일정 부분 자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거든요.

또한 효과적인 학교통일교육이 진행되려면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하여 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중학생의 경우 당장에 중요한 과제는 성적이기 때문에 수행평가를 할 때 반드시 통일교육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그러면 학생들이 통일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고, 더구나 수행평가가 성적과 연결되기 때문에 정성을 기울이거든요.

문제는 교사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수업지도안이라는 것입니다. 이번에 통일교육원에서 ‘통일을 JOB아라’라는 제목으로 자유학기제에 활용 가능한 17차시 수업지도안을 제작해 배포했는데요. 내용이 참신하고 알차기 때문에 자유학기제 수업용으로 효과가 좋을 것 같아요. 문제는 이러한 양질의 내용을 자유학기제뿐만 아닌 일반 수업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의 콘텐츠를 고민해야 할 것 같고요. 모든 교과의 특성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각각의 교육 내용이 많이 개발되었으면 해요. 이를테면 통일교육 콘텐츠를 국어 시간에는 문학으로, 미술 시간에는 포스터 그리기나 캘리그라피 수업과 연계한다던지, 음악 시간에 작사·작곡 분야로 다뤄보는 등 기존의 도덕 교과를 넘어서 모든 교과에 적용될 수 있는 방법론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신규 교사 임용교육 시에도 통일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최근 신규 교사 임용교육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요즘에는 통일교육을 따로 받지 않더라고요. 제가 임용될 당시에는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2박3일 숙박하면서 연수를 받았던 기억이 나거든요. 요즘에는 스마트 교육이나 기타 등등 받아야 하는 교육 과정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통일교육을 신규 교사 임용교육 과정에 반영해서 전 교과의 교사들이 각 학교로 발령 받기 전에 전문가들로부터 통일교육의 중요성과 학교 현장에서의 적용 방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현철 대학에서는 통일 관련한 기초 교양과 필수 교양 적용이 제대로 자리 잡아서 지금보다는 확장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대학통일교육이 지속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봐요. 최근 통일교육의 미래를 고민하며 민주시민교육 등의 논의가 나오고 있는데 상호 이질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평화롭게 극복하며 통합해 나가는 역량을 키우는 이러한 대안적 교육 내용도 충분히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현장의 경험, 효과적인 통일교육 방법은?

영화·뮤지컬·연극 활용한 감성적 접근 효과적여현철

현장 방문 등 체험형 프로그램, 학생 반응 좋아강민서

생활기록부와 긴밀한 연계도 동기부여에 효과김은수

교구재를 활용한 놀이식 교육 시도해볼만변준희

변준희 통일드림에서 했던 활동 중 하나가 남북한 전래놀이 만들기였는데요. 학생들한테 체험활동을 할 때 먼저 설명을 해줬어요. 우리가 북한 친구를 만나게 됐을 때 많은 이질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전래놀이는 한민족의 공통적인 문화이기 때문에 서로 화합하고 함께 놀 수 있는 소통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요. 그래서 얼마 전 진행한 캠프에 북한에서 온 학생이 전래놀이에 참가했거든요. 그런데 북한에서 온 학생의 담당자가 이러한 말을 사전에 하더라고요. “이 친구가 하나원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대화할 때 눈동자도 마주치고 않고 말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래도 경계심이 많은 상황이니 잘 이해해 달라”고 말이죠. 그런데 그 북한 학생은 중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우리 말도 전혀 못하는 상태였어요. 옆에서 중국인 친구가 통역을 해주는 상황이라 같은 민족인데도 소통조차 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는데요.

그렇게 말 한마디 하지 않던 북한 학생이 전래놀이 활동 중에서 돌팔매 놀이를 하면서 마음을 확 열더라고요. 돌팔매 놀이는 북한에서 많이 알려진 전래놀이였거든요. 그 친구가 결국 전체에서 2등상을 받기도 했죠. 그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통일교육 방식이 맞다는 확신을 했습니다. 이러한 놀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던 이유가 북한 친구와 함께 소통하기 위함이었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그 효과성을 본 것이라 감동도 매우 컸어요.

여현철 국민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여현철 국민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여현철 학생들이 통일교육에 대해 단순히 교실 안에서 책과 강의를 통해 일방향으로 습득하는 방식을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전반적인 통일문화운동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진행해야죠. 앞서 지적되었던 것처럼 요즘 학생들은 앉아서 수업 듣는 것에 흥미를 잃고 있습니다. 저희 국민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서 효과가 좋았던 것을 살펴보면, 통일됐을 때 화폐 디자인은 지금처럼 신사임당이나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등이 그려진 도안을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학생들한테 디자인 공모를 시켰죠. 그랬더니 남한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손을 잡는 디자인도 나왔고, 강감찬이나 무궁화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결국 1등상은 새가 그려진 도안이 당선이 되었는데요. 전 세계 화폐 디자인을 살펴보면 인물이나 건축물이 대부분이잖아요. 그런데 공모전 1등으로 새 도안이 선정되었다는 것은 분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새의 특징, 또 평화라는 상징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거든요. 이러한 선정 의미에 대해 참가 학생들과 깊은 인식의 공유가 이뤄지기도 했고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통일교육을 주입식으로 강요하는 게 아니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 즉 스토리텔링의 방식을 통해 쌍방향식 교육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현재 전국 대학교에 탈북민 학생들이 많이 있잖아요. 탈북민 학생들과 연계한 통일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 곳이 한국외대와 서강대 등이 있는데요. 저희 국민대는 작년부터 통일동아리 단체인 ‘통일노마드’를 만들었어요. 여기서 탈북 학생들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구성해 만들었죠. 그들의 이야기를 실화를 바탕으로 ‘달콤한 철쭉’이라는 제목의 뮤지컬 작품으로 제작했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극본 제작에 참여한 학생이 작품의 실제 배우로도 출연했는데 이 친구 역시 탈북민이었거든요. 작품이 끝나고 소개를 할 때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니 두 번, 세 번에 걸쳐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더라고요.

12월 14일에도 국민대학교에서 ‘우연의 바다’라는 뮤지컬 공연을 진행했는데 탈북민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 학생 중 배우 10명을 선발해서 7월부터 지도교수가 매주 트레이닝을 거쳐 준비한 작품이거든요. 큰 호평을 받았고요. 또 하나 국민대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지금 한국의 여러 학술회의를 가보면 국민의례부터 시작하여 전문가들의 발표 및 토론의 순서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잖아요. 그런데 학술회의를 조금 다른 형태로 변형해서 진행해 봤어요. 이산가족을 주제로 한 학술회의였는데 장소는 일반 회의장과 똑같았지만 제1세션이 끝나고 제2세션에 들어갈 때 회의장 뒤편에 이산가족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샌드 아트’ 녹화 화면을 틀어놓고 앞에서는 성악가가 노래를 불렀죠. 딱딱한 학술회의의 분위기를 벗어나 감성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니 분단의 아픔을 한층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 감동을 느낍니다. 영화나 뮤지컬, 연극 등의 방식은 감성적인 접근이 보다 용이하기 때문에 더욱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통일교육에도 이러한 감성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봐요.

강민서 저도 수업시간에 ‘통일한국 미래상’이라는 주제로 통일 화폐와 통일한국 국기 만들기를 해봤거든요. 실제로 효과가 아주 좋더라고요. 학생들의 몰입도도 매우 높고요. 요즘 학교 현장에서 통일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 주입식 교육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본인이 잘하는 것으로 표현하는 것, 즉 통일이라는 주제를 노래나 글, 그림 등 자신이 편한 방법대로 표현해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잘 해나가요. 각자 가진 재능이 다르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수동적으로 교사가 제시하는 학습지에 질문과 답을 적는 식이었지만 학생들이 잘하는 것으로 표현해보라고 하면 보다 능동적인 교육이 되고, 수업 집중도도 올라가죠. 훨씬 다양한 감성들이 표현되는 것은 물론이고요. 꿈과 끼를 표현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또한 제가 경험해 본 결과 통일교육은 체험형 교육이 매우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많은 체험활동 프로그램으로 학생들과 함께 현장에 다녀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앞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생활기록부 활동사항을 보다 풍부하게 만드는 기회의 장으로 통일교육을 접근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중학교의 경우에는 마찬가지로 수행평가가 있거든요. 여기에 통일교육을 포함했을 때 학생들의 참여도가 더 활성화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은수 감성적인 통일교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감합니다. 2015년도에 저희 학교에서 ‘통일 스승의 날’ 행사를 했어요. 남북교사협의회라는 단체를 통해 탈북한 북한 교사들을 섭외하고 학교로 초청하여 스승의 날 행사를 가졌거든요. 이날 <KBS>를 비롯하여 유수의 언론사가 취재하는 바람에 학교명이 포털 실시간 검색순위 1위로 올라갈 정도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탈북 교사들을 1~2학년 각 교실에 한 명씩 배정하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현장에서 학생들과 대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상당히 효과가 좋았습니다. 교과서로 보고 알아가는 것을 넘어 직접 분단의 피해 한 가운데서 삶의 역경을 극복한 분들을 만나고 대화하니 평소에는 엎드려 자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이 날은 눈이 말똥말똥해져서는 집중도도 높고 질문도 열심이더라고요. 통일교육 경험의 문이 한꺼번에 확 열린다는 느낌을 받았죠. 다른 학교에서도 진행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고요.

또한 실제로 요즘 고등학교에서는 논문대회를 많이 열거든요. 입시를 위한 하나의 ‘스펙’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인데요. 저희는 5년째 통일 분야를 개별 주제로 놓고 대회를 진행하고 있어요. 여기에 참여한 학생들의 소감문을 받아보면 감성적인 체험에 의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생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고, 논문도 써내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이벤트나 1회성 성격의 교육만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죠. 하지만 분명 현장에서는 이러한 감성적인 부분의 접근법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봐요. 진심으로 감동을 주는 통일교육 행사라면 학생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울림을 전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밀알이 되어 통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통일교육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법의 긍정적인 파급효과는 분명 있다고 봅니다.

그 다음에 제가 진행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영재반 수업인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학생들이 생활기록부 활동란을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소위 ‘스펙’을 쌓기 위한 작업으로 영재반에 지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영재반 프로그램에 통일 항목을 10시간 정도 넣었거든요. 요즘 영재반에 지원할 정도의 학생들은 토론식 발표 수업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이 돼요. 그래서 저는 통일 수업 2주 전에 주제 10개를 주면서 학생들에게 전원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발표로 진행하도록 지도했습니다. 사실 학생들이 주입식 교육으로 진행하면 15분 정도 지나면 흥미를 잃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스스로 팀을 2~3명으로 구성해서 발표로 진행하는 수업을 하니 참여도가 다르더라고요.

예를 들면 한 번은 분단을 경험했던 나라와 지금 통일을 이룬 나라에 대해서 비교하는 내용으로 발표를 해보라고 했는데 <JTBC> 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의 방식으로 각 나라 대표를 설정하고 이를 응용한 방법으로 진행하더라고요.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토론 수준에도 깜짝 놀랐어요. 정말 잘하더라고요. 그렇게 학생들한테 발표 수업을 하도록 지도하고 교사는 점검해야 할 사실관계가 있거나 원활한 흐름을 위해 필요할 때마다 한 번씩 개입하여 정리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죠. 이후 사후소감문을 받아봤는데 학생들 의견은 ‘본인들이 직접 수업을 진행하니 너무 좋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어요.

이전까지는 학생들이 통일편익 등 한정된 주제로만 통일에 대해 배웠었는데 스스로 여러 분야에서 직접 찾아보고 발표로 수업을 진행하니 효과가 매우 좋았던 것 같아요. 통일에 대한 인식도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한 번의 수업 과정으로 끝나면 안 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 할 필요가 있고요. 동기부여를 위해 생활기록부에 활동 사항을 넣어주는 작업도 중요합니다.

변준희 앞서 잠깐 소개해드렸지만 저희 통일드림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기주도적 참여활동 중심의 통일교육 프로그램인 ‘공감통일동아리’ 활동을 자세히 소개하고 싶어요. 현장의 반응과 교육 효과가 매우 좋거든요. 이전에 1회성으로 수동적인 방식의 통일교육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강사들 사이에서 많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입니다.

공감통일동아리 활동의 경우 9차시로 진행되는 장기간의 매트릭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시간의 주제는 공감과 소통으로 학교 교사와 탈북민이 포함된 통일강사, 학생들이 만나 서로 알아가고 소통하는 시간이고요. 이렇게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라는 전체적 개념을 교육 현장의 핵심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업을 같이 할 북한 출신의 탈북민과 개인적으로 알아가면서 친근감을 쌓아 나간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그 다음 차시의 수업으로는 북한과 생활로 사회·문화를 알아갈 수 있는 활동을 하고요. 상생과 이해, 평화와 비전 그리고 기존에 다루어지지 않았던 평화교육적 요소나 민주시민교육적 요소도 전체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구성하여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감통일동아리 프로그램이 처음부터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 학교에 공감통일동아리를 진행하기 위해 갔을 때가 기억나는데요. 학생들이 동아리에 지원을 하지 않더라고요. 약 20명 이상이 동아리에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갔는데 처음에 5명이 와 있었고 최종적으로 뒤늦게 합류한 학생까지 포함해 총 11명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11명 중에는 공부는 물론 학교 생활에 그리 흥미가 없어보이는 소위 ‘불량스러운’ 친구들도 있었고요. 물론 저도 학교에서 통일과 관련한 동아리활동을 지도하는 것이 처음이라 서툴렀던 점도 있었죠. 그런데 공감통일동아리 활동이 1년 정도 이어지자 학생들이 변하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나중에 활동한 내용을 바탕으로 전국 글짓기 대회에 나갔는데 저희 동아리 11명 학생 중 4명이 수상하기도 했고 대상도 저희 동아리 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이런 경험을 실제로 해보면서 학생들이 변하는 모습과 산출되는 결과물을 보면서 너무 놀라웠어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이상으로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교육은 이런 식으로 이뤄져야 하는구나’라고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죠.

방법론적으로 보자면, 교구재를 활용한 통일교육 수업이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학생들이 수업에서 활동을 할 때 놀이도구가 주어지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 북한 지리에 관한 내용이라면 가상 여행을 활용한 보드게임으로 만드는 거예요. 그래서 각 지역별로 칩을 만들어 게임을 하면서 북한 지역 각 도의 위치나 특산물, 유명 문화재 등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죠.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 찾아가 진행을 해봤는데요. 교구재 수업은 학교에서 통일교육을 진행할 때, 특히 캠프나 축제 시기에 많이 신청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한 가끔씩 전 학년에서 통일 수업을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학년별로 수준이 다르니까 교구재를 활용한 수업을 하면 전 연령대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특히 요즘처럼 다문화 시대에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 학생이나 남한어가 어색한 탈북 학생 등이 모였을 때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함께 어울려 활동할 수 있으니 학생들 마음이 확 열리더라고요.

. 발전적 학교통일교육을 위한 제언?

제도권 지원 긴요, 전체 교사 대상의 교육 절실김은수

교사 현장연수 참여 기회 등 인센티브 있어야강민서

현행 통일전문강사의 교육 시간 늘려야변준희

재정 지원 확대로 통일교육 공공성 강화해야여현철

김은수 학생들 교육도 필요하지만 교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일교육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앞서 지적되었듯 범교과적인 노력도 중요하고요. 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 과정도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다양한 교과 속에서 통일 관련 수업 지도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개 교과목에서만 통일교육을 진행하는 현실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에요. 과거 사례를 보면 국어, 윤리, 지리 교과목에서만 진행되었는데요. 이제는 전 교과목 교사들이 통일교육에 함께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를 위해서는 지식적 측면의 강화를 위해 전 교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민주시민교육과 관련하여 발송된 공문을 보면 학교 자체 평가에 들어가는 항목으로 권장연수가 있어요. 이를테면 기초학력부진아 연수는 교사들이 꼭 들어야 한다던지,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안전교육 관련 연수는 필수로 참가해야 한다는 식인데요. 2017년에 처음으로 통일교육이 추가됐습니다. 교직원의 4%라는 명확한 기준도 있죠. 이렇게 제도로 마련되니 현장에서 근무하는 통일교육 담당교사들은 제도권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돼요.

이것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관련 정보를 공유할 때도 그저 통일교육 담당교사니까 동료 교사들에게 단순히 홍보하는 것과 공문을 바탕으로 통일교육이 권장연수임을 알리며 홍보하는 것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전혀 다르거든요. 이렇게 권장연수에 포함이 되면 교육청에서 관련 실적을 학교 평가에 반영하게 되니 학교 차원은 물론 교사들의 반응도 달라지게 되고요. 결과적으로 학교통일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교사 역량 강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제도권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시대적 흐름상 이제 통일교육은 단편적으로 흐르는 게 아니라 시민교육과 다문화교육이 융합된 형태로 나아가게 될 텐데, 우리나라는 사회 교과에서 시민교육이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거든요. 이제 학교 현장에서도 윤리 교과뿐만 아니라 사회 교과에서도 통일교육이 이루어질 때라고 봐요. 간혹 사회과 교사들과 대화하면 통일교육이 사회 과목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당혹스러움을 느끼거든요.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민서 교사의 역량 강화 과제가 제기되었는데 정말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통일교육을 위한 교사의 역량 강화는 학생들의 통일 의식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모든 교과 교사들의 역량 강화를 이룩하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봐요. 현장연수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식으로 말이죠. 예를 들어 통일교육원의 통일교육 과정 이후 북·중 접경지역 연수를 다녀오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여기에 참가한 교사들이 통일 의식 개선과 통일교육 동기부여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평가를 하거든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다시 한 번 더 강조해보면 학교통일교육 전문강사 또는 관련 분야 대학 교수들을 강사로 초빙하여 신규교사 임용 과정에서의 통일교육도 꼭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변준희 현재 운영되는 통일교육 프로그램은 1회성 교육이면서 동시에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소화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통일전문강사 입장에서는 시간이 너무나 제한적입니다. 탈북강사 30분, 눈높이 강사는 30분 혹은 이보다 적을 때는 20분에 진행해야 할 때도 있고요. 그러다보니 통일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을 말하고 나면 강의 시간이 끝납니다.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도 못한 채로요. 1회성의 수동적 통일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대안책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통일에 대한 여러 말이 많이 오가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 생각하는 통일관은 모두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대북정책도 많이 바뀌었고, 이에 따라 통일교육의 내용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죠. 정말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일관성 있는 통일교육을 실행할 수 있도록 통일 담론에 대해 민·관을 넘어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교, 정부, 민간에서 함께 소통하면서 통일을 공론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무엇이 될지 고민해봐야 하고요. 이러한 인식이 제도적으로 반영되고 앞으로 바람직한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의 통일 의식도 확장될 수 있도록 하는 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야겠죠. 통일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더 이상 이념적 대결이 아니라 서로 협력해서 화합의 길을 열어가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해요.

여현철 통일교육은 과거 분단이라는 상황의 특수성 때문에 안보 교육을 많이 강조해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는 통일비용과 편익 등 경제적 측면에서 많이 이야기 했고요. 앞으로 통일교육이 나아갈 방향이라면 평화와 함께 발전된 경제,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통일교육으로 발전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수반 조건으로 고등교육 재정을 증가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현재 한국은 2016년 기준 GDP 대비 고등교육 예산규모가 명목상 0.6% 정도에 그치고 있고 이는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OECD 평균인 1% 정도까지 끌어올리면서 동시에 통일교육의 공공성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국립대학은 필수적으로 통일교육을 의무화해야 하고, 사립대학은 비용의 50% 보전을 시켜서라도 통일교육을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왼쪽부터)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국장, 강민서 서울 목동중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김은수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왼쪽부터) 변준희 통일드림 사무국장, 강민서 서울 목동중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김은수 청원여자고등학교 통일교육 담당교사,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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