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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남북-한미 간 균형 유지 … 국민 눈높이 맞춘 정책 펼쳐야 2018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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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 물꼬 튼 남북, 첫 단추 제대로 꿰려면?

남북한미 간 균형 유지 … 국민 눈높이 맞춘 정책 펼쳐야

박인휘 /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새해 들어 남북의 당국자 간 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월 17일에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총 10차례에 걸친 각종 접촉이 있었고, 밤늦은 시각 남북한 대표는 극적으로 공동선언문이라는 성과까지 내놓게 되었다. 대규모 북한 방문단의 한국 공연,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무엇보다도 금강산 사전행사와 한반도의 동과 서를 잇는 통로의 재개 등에 이르기까지 당국자 간 합의에는 거침이 없다.

이에 지난 1월 21일에는 북한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대표로 한 사전점검단이 강릉과 서울의 각종 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4월 위기설, 8월 위기설, 11월 위기설에 시달렸던 상황과 비교하면 꿈인지 생시인지 싶을 정도로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지난해 위기의 한가운데에서도 정부 당국자 사이에서는 해가 바뀌면 남북한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없지 않았고, 그렇다면 지금의 각종 대화와 합의는 우리 나름대로 정교하게 준비된 거대한 로드맵의 일부일 것이라고 믿는다. 대규모 공연단이 서울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면 우리 국민들은 어떤 심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볼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까지 도달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만에 하나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수만 있다면’이라는 마음으로 지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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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한시적 평화우려,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

전문가와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핵심은 한 마디로 ‘3개월 한시적 평화’에 있다. 연초부터 시작해 패럴림픽을 포함하여 평창동계올림픽 상황이 모두 종료되는 3월까지는 북한이 숨을 죽이고 일시적인 평화에 동참한다는 설명이다. 평화 모드가 끝나고 그 이후 예정되었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고, 북한이 이에 반발하여 미사일 실험을 포함한 도발을 또 다시 감행하게 된다면, 한반도 안보 상황은 전보다 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시계제로’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더구나 우리 국민들과 국제사회는 핵무기를 개발하고도 국제평화에는 적극 동참한다는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북한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려고 하는 정부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조금 복잡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평창 이후 북한의 태도변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서 차제에 북한이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의 대화 수준과 틀을 만들어 놓으려는 의도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북한을 향해 국민들이 조금은 의아해 할 수도 있는, 더 과감한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에게 두 가지 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국민의 마음과 눈높이에 맞춘 대북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마식령스키장의 눈발을 헤치는 모습과 금강산에서의 사전행사가 남북대화의 분위기를 달구는 핵심고리가 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래서 근본적인 평화정착과 비핵화로 어떻게 연결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역시 이러한 점을 모르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 국민은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부의 노력을 믿는다. 또한 정부의 노력이 우리 국민의 안위는 물론 한반도를 넘어서는 세계평화의 보편적인 원칙과 맞닿아 있을 것이라는 점을 믿는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이 긴 안목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접근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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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합리적 대북정책으로 의미 있는 성과 거둬야

둘째,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의 불안한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입장에서 이 문제가 가장 어려운 숙제일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 지역에 대해서 미국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이해관계를 우리 뜻대로 조정할 수는 없다. 외견상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한·미 간 공감대가 확실한 것 같지만, 트럼프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안보이익과 남북평화 비전이 같을 수는 없다. 외교가 어려운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과 중국을 우리 쪽에 묶어두지 못하고서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물론 미국과 중국을 한·미·중 공감대 안에 위치하도록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북한을 향한 과감한 제안이나 국민적 성원을 등에 업은 속 깊은 남북대화로, 또 때로는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한 진심어린 협조의 요청으로 미국과 중국이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끈끈한 한·미·중 연대에 빠져들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난 1994년 10월 제네바 합의 이후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는 선택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동원하여 북한의 변화와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 적어도 현재의 기준으로만 보자면 우리의 모든 정책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각 정부가 남긴 교훈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지난 20여 년간의 대북정책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우리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정부의 대북정책은 국민과 함께 해야 하는데, 다행히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의 제일 덕목은 ‘국민참여외교’다. 이제 막 꿰기 시작한 남북대화의 첫 단추가 평화정착으로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한반도 안과 밖은 모두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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