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8년 7월 2일

북리뷰 | 체제의 이면, 주민의 시선으로 보다 201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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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체제의 이면, 주민의 시선으로 보다

이희은 /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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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우리에게 그동안 참 어려운 대상이었다. 오랜 시간 비슷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했지만, 현재는 상반된 체제 속에서 휴전선을 맞대고 대립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정상적’인 북한 체제가 어떻게 70년 동안 붕괴되지 않았는가에 의구심을 품어왔다. 북한 주민들의 의식에는 어떠한 사상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기에 이 ‘북한식 사회주의’가 아직도 작동할 수 있는 것일까?

북한 사회를 해석했던 기존 연구들은 하나의 시각에 치우친 사건 중심 전개가 주를 이뤘다. 이와 같은 방식은 ‘북한 지도자 활동의 역사’로 우리는 북한 사회를 단편적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단선적 구조만으로 북한 사회를 인식하는 것은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을 편협하게 만든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을 굉장히 비정상적인 국가라고 생각해왔지만, 정작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인식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비정상적인 국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 역시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주체의 나라 북한>은 주민의 일상과 사회 내면에 집중했다. 북한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의 관점에서 국가권력과 체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상’, 특히 ‘민족주의’ 담론이 주민들의 삶에 영향이 끼쳤음을 강조한다. 북한의 민족주의는 항일무장투쟁을 시작으로 외적 강압에 대항하기 위한 민족주의에서, 한국전쟁 이후 반미에 대항하기 위한 민족주의, 이후 동구권이 붕괴하면서 북한만의 ‘우리식 사회주의’, ‘조선민족제일주의’로 강화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한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주체사상’이 등장한다. 저자는 주체사상에 대해 “3대가 만들고 가꾸고 있는 주체사상은 민생단 사건에서 비롯되어 해방과 전쟁을 거쳐 중·소의 외압과 내부 파벌을 척결하는 과정에서 김일성이 세운 이념이자 정치로, 또한 김정일이 계승한 이론이자 과학으로 김정은에게까지 계승되어 주민들의 일상에 침투한 신념 체계이자 규율된 정체성”이라고 규정했다.

권력과 사상을 향한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복종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북한 외부에서 아무리 북한 체제에 대해 비난을 퍼부을지라도 북한 체제는 생각보다 견고하며, 다수의 주민들은 그 권력과 사상에 자발적으로 복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민들에 의한 ‘아래로부터의 복종’이 있었기 때문에 북한 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저자는 아직도 “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핵무기를 끌어안고 총폭탄이 되어 미제와 맞설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북한의 민족주의적 폐쇄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그동안 철옹성과 같았던 북한 권력과 통제시스템이 와해되기 시작하였지만 여전히 그 사회는 건재하다. 그 체제 속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결국엔 우리와 함께 상생해야 할 이들이다. 이 책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인권과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들에 대한 정체성과 인식까지 언급한다. 한국과 북한 사회를 동시에 성찰하여 단편적인 고정관념을 탈피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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