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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라운지 | 일본 군사대국화 견제할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 긴요 2018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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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라운지

일본 군사대국화 견제할

새로운 안보 패러다임 긴요

김한수 / 육군종합군수학교 정작장교

지난 2015년 10월 18일 일본 가나가오현 사가미만에서 해상자위대 관함식이 열린 가운데 군합들이 기동하고 있다. ⓒ연합

지난 2015년 10월 18일 일본 가나가오현 사가미만에서 해상자위대 관함식이 열린 가운데 군합들이 기동하고 있다. ⓒ연합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키나와현 후텐마 미군 비행장 재배치 작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나고시 시장 선거 결과를 환영하는 기자회견에서 “시민의 이해를 얻으면서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미군 기지 이전 작업을 하기를 원한다”고 말하였는데, 이는 아베 총리가 후텐마 비행장을 나고시 헤노코로 이전하는 작업을 가속화할 뜻을 시사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하였다.

이에 앞서 2013년 아베 총리는 ‘적극적 평화주의’를 주창하였는데, 이는 미국과 더불어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인 군사 활동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야 하며 군사력 강화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 바, 미군과 함께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일본 적극적 평화주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일본의 군사화는 1997년 미·일 간에 ‘신(新)가이드라인(방위협력지침)’이 책정되고, 이를 배경으로 2000년대 들어와 이른바 전쟁법(「주변사태법」, 「유사3법」)이 제정된 이후 본격화되었다. 이들 법안을 통해 일본은 전쟁 수행을 위한 국내적 체제 정비를 마치고 선제공격의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는 국내의 전쟁법 체제를 국제적으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식참배를 하려는 것도 과거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군사대국화를 합리화하려는 상징조작이다. 문제는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이 군사화의 길로 나섰을 때 일본이 또 다시 침략적 행위를 되풀이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과거 미국을 배경으로 일본이 군사력을 키우면 우리 역사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한국에게 가장 두려운 시나리오였다. 역사적으로는 미국이 주선한 포츠머스 조약으로 일본은 조선을 보호국화 했고, 가쓰라-태프트 밀약으로 조선의 식민지화는 앞당겨진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오늘날 세계정세는 과거의 모습과 유사하게 흘러간다. 일본의 군사화 움직임을 미국과 국제사회가 용인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와 재정 감축에 따른 동북아 전략의 재조정 차원에서 일본의 군사화를 허용하고 있다. 동북아의 외교·안보 질서가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셈이다. 중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에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의 군사화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안보 질서의 변화는 한국에게 매우 위협적이다.

2006년 5월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는 주일미군 재편안을 최종 승인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였다. 미·일동맹의 재편 계획이 확정됨으로써 일본의 군사적 활동은 미국과의 협력 아래 전 세계적 범위로 확대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일동맹이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되자 이에 대응하여 전략적 연대를 긴밀히 하고 있다. 동북아 4국의 지지를 받아 북한의 개혁·개방을 추구하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미·일동맹 강화에 따른 동북아 정세 변화에 크게 유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과 일본의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미·일동맹이 강화되고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역할이 커지면 미국은 한반도 문제를 일본의 ‘관리’에 맡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우려할 점은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유사시 미군과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공동작전을 전개해도 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군의 전시작전통제권은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연결고리다. 이러한 안보 상황의 변화에 대해 한국의 전략은 모호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집단자위권을 현실로 인정하고, 미국에게 “한반도 주권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미국은 “이해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을 뿐이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수상(1925∼2013)은 “(한국과 같은) 중견국가는 외교 전략이 없으면 생존이 어렵다”고 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의 강대국에 둘러싸인 중견국가 한국이 확고하고 전략적인 외교 없이 독자 생존하기란 어렵다. 외교를 통한 주변국과의 관계를 통해서 우리의 안보를 확립해야 한다. 이는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4·27 판문점선언 이후 한반도에는 훈풍의 기류가 감지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주한미군 주둔의 정당화에 의문을 갖는 등 국가 핵심 안보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 더 이상의 ‘안보 포퓰리즘 정쟁화’는 한국의 전략적 위치 설정을 어렵게 하고, 국제사회로부터 외교·안보 역량에 중대한 시험을 요구 받게 만든다.

지금의 급변하는 동북아 국제정세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의 생존전략이 무엇인가에 대한 비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역 안보의 정세 흐름 속에서 미국은 세계 패권 유지를 지속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의 균형자적 역할, 일본 군사 활동의 관리자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동아시아에 대한 역할 유지가 지속됨에 따라 한국은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해 한·미 안보협력 강화와 굳건한 한·미동맹 내에서 중국, 러시아까지 외교안보 협력 관계를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 내 작전 수용범위의 분명한 마지노선 설정해야

한국은 한반도 평화를 축으로 한·미·일·중의 새로운 동북아 다자안보체계를 구축,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자정적 긴장 해소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역내 균형자로서 다자안보 대화를 이끌어 동북아의 외교·안보적 신뢰구축에 대한 패러다임(paradigm)을 재구성해야 한다. 군사적 협력 측면에서 미·일의 신가이드라인은 지역 내에서 양국의 협력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주변 유사 시 우선 지역이 한반도임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직접적 역할이 요구된다.

한반도 평화 균형을 위해 일본이 미군에 대한 후방지원체계를 강화하며 군사지원태세를 유지한 것은 전쟁 억제에 분명 기여한 바가 있다. 그러나 한국은 일본의 제한적 역할을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군사적 개입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한반도 내 작전 수용범위의 분명한 마지노선(Maginot Line)을 미·일과 함께 설정해 나가야 하며 이를 중국·러시아까지 확장해 불변한 국제적 약속을 이끌어내야 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동북아 지역 내 미국의 영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 축을 새로운 외교안보 패러다임으로 이끌어 한국의 균형자적 역할에 무게를 두는 정책을 펼쳐나간다면 일본의 군사 대국화에 대한 견제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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