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2월 1일

시론 | 통일 앞당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 기원 2014년 2월호

시론 | 통일 앞당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본격 가동 기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이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이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1년동안 가장 두드러진 성과와 업적은 외교·안보·통일분야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초석을 닦았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프레임을 행복한 통일시대의 기반 조성, 확실한 억지력, 남북 간 신뢰구축, 대화와 약속 이행, 국제사회의 규범 준수와 올바른 선택 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근거하여 박근혜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균형있는 접근, 진화하는 대북정책,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3대 추진 원칙에 입각하여 과거 남북관계의 악순환을 끊고 북한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견인함과 동시에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고 대북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김정은 수령 유일체제를 확립하는 과정에서 관련자들을 극단적인 방식으로 숙청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우리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왔다. 최근 최측근이었던 장성택과 관련 인사들을 반당, 반혁명 그리고 반김정은의 죄목으로 극형에 처함으로써 김정은 통치하에서도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변화 가능성은 쉽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따라서 2013년에 이어 2014년에도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과 동아시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이 구축되기를 기대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탈냉전 직후인 1992년 발효했던 ‘남북기본합의서’와 2000년 ‘6·15공동선언’, 2007년 ‘10·4정상선언’들이 각기 해당 시기 남북관계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변화와 내부 역동성 및 법적 제도적 제약성으로 인해 한계를 드러냈음을 교훈삼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한 남북관계의 미래는 과거에 구속되기보다는 새로운 합의와 실천을 위한 규약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북핵문제 해결 없이 남북관계 정상발전 없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구상과 비전, 그리고 실천 과제들을 제시하였다. 첫째, 한반도에서의 북핵문제의 해법을 능동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북핵문제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 위협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이나 나아가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는데 있어서도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사항이다. 따라서 핵문제의 해결 없이 남북관계의 정상 발전이나 한반도의 평화는 구축될 수 없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매우 현실적이고 적실성 있는 지적이다.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와 주변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해결하는 방식 역시 현재의 주변 정세를 감안할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는 튼튼한 안보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강력한 억지력을 구축할 것임을 천명한 만큼 이에 합당한 강력한 안보태세와 지휘통제체제를 갖추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둘째,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언급했듯이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방식에서 북핵문제 해법이 대전제이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전략적으로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국내외적으로 지지와 협력을 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북한의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 용의를 표명한 이후 소위 중대조치를 통해 연일 긴장완화와 관계개선을 제의하면서 대화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장성택 처형 이후 증폭되고 있는 내부 불안정 요인을 대남공세를 통해 만회하고 남남갈등을 조장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의 이산가족상봉사업 재개 제안은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민간교류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향후 남북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朴대통령, 통일시대 인식·비전에 자신감 피력

셋째, 박 대통령은 DMZ 세계평화공원 건설과 유라시아 철도 연결 구상을 한반도 신뢰와 평화를 통한 통일준비 과정으로 재삼 강조하였다. 이러한 유라시아 발전 구상은 북핵문제 해결과 북한의 개방 의지라는 전제 조건에도 불구하고 향후 통일의 대외적 환경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박 대통령의 2014년 구상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주변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들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새로운 신뢰의 토대를 구축하고 중견국으로서 새로운 의제 개발을 통해 역내에서 항구적인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위안부 및 침략역사에 대한 과거사문제와 독도문제 등 영토문제와 관련한 이견으로 일본과의 관계 복원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의 평화협력을 위한 역내 국가 간 협력과 의존관계 역시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하여 한·미·일, 한·중·일, 한·미·중 등 3자 또는 4자 간 전략대화를 활성화해 나감으로써 우리의 건설적인 역할을 보다 적극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앞으로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한 안보·외교·통일·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튼튼히 하고, 결국 북한이 스스로 핵·경제 병진정책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일원으로서 복귀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언급을 통해 향후 남북관계 발전과 통일 기반 조성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였다.

박 대통령의 기대처럼 통일은 두려워하거나 기피할 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준비하면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함께 8천만 민족에게 엄청난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다. 2014년 새로운 환경과 조건에서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되어 남북관계의 진정한 개선과 평화통일의 시계를 앞당길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유호열 /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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