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김정은,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강조 2014년 2월호
기획 | 클로즈업, 2014년 북한
김정은,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강조
작년에 이어 김정은의 육성으로 진행된 올해 북한 신년사에서 밝힌 2014년 과업의 총적 슬로건은 “선군조선의 번영기를 열어 나갈 장엄한 투쟁의 해, 위대한 변혁의 해”이다. 전체적으로 내부정치에 주력하는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내 주요 과업으로 농업·건설·과학기술·사상전·교육·인민군 중대 강화를 제시하였다. 이는 2014년 대내 통치의 중점사업을 제시한 것으로, 그 총적 모델은 사상, 기술, 문화를 기치로 한 1970년대 3대혁명소조 운동이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한 ‘궐기 모임’을 개최했다. 〈노동신문〉은 인민무력부 군인 궐기 모임이 지난 1월 4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렸다고 5일 보도했다.
정신력 발동 위한 사상전, 선전선동 강조
사상혁명은 1974년 김정일이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 강령(유일사상 10대원칙)’을 선포한 40돌로 이에 대당하여 2013년 6월 김정은 명의로 발표된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의 10대원칙’과 연계된 과업이 제시되었다. 즉, “당을 조직사상적으로 공고히 하고 사회의 모든 성원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총적 방향에 따라 “당 안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고 당대열의 순결성을 확고히 보장하며 당조직들의 전투적 기능과 역할”을 높이며,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정신력을 폭발시키기 위한 사상전, 선전선동의 된바람”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술혁명은 “지식경제건설의 지름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는 총적 방향에 따른, “전 사회적으로 과학기술중시기풍을 세우며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구호”에 따라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혁신의 불바람”을 일으키는 것과 “국방공업부문에서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 정밀화된 우리 식의 현대적 무장장비들을 더 많이 만들어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문화혁명은 “교육을 비롯한 문화건설에서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는 총적 방향에 따른, 11년제 의무교육제를 시작한 1970년대에 대당하는 2014년 12년제 의무교육 실시로 교육사업에서 새로운 전환, 보건부문에서 치료예방사업 강화, 문학예술부문에서 사상예술성 강화, 그리고 체육열풍으로 당의 체육강국 건설구상 실현이다.
북한정치 관련 가장 주목할 지점이며 두드러진 특징은 김정은보다 김일성·김정일당이 전 분야에 걸쳐 강조된 것이다. 충성의 대상으로 김일성, 김정일에 대당하는 주체를 조선노동당으로 설정하고 있는 점이다. 즉,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 속에서 사상교양 사업을 강화하여 그들이 언제 어디서나 오직 위대한 김일성 동지, 김정일 동지와 우리 당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당의 사상과 의도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권력구조 변동과 관련하여 흥미로운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김정은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북한정권이 개인독재 강화가 아닌 일당독재를 모색하는 것 같은 징후가 보이는 것이다. 이는 북한 권력구조의 진화와 자기조직화를 추론하게 하는 것으로 북한체제 전환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2014년 신년사에서 드러난 그 근거는 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개인독재 이념을 계승한 ‘김정은 절대화’가 아니라, 선군정치를 지속하되 김정은을 대신하는 조선노동당을 전 분야에 걸쳐 강조한 것이다. 또 다른 근거는 2013년 6월 개정된 ‘유일사상 10대 원칙’이다. 이는 2013년 ‘장성택 세력’ 검열과 함께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8~9월 노동당 당원증 교체 및 대주민 선전사업 뿐 아니라, 올해 신년사에서 김정은보다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점과도 긴밀히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1974년 4월 14일 김정일 명의로 발표된 ‘전당과 온 사회에 유일사상체계를 더욱 튼튼히 세우자’라는 제목의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은 김일성과 그의 교시에 대한 절대충성 및 계승을 기조로 하고 있다. 한편 “전당과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라는 기치로 2013년 6월 19일 김정은 명의로 발표된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데 대하여(당, 국가, 군대, 근로단체, 출판보도부문 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연설)’라는 제목의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 확립의 10대원칙’의 핵심은 기존 김일성과 함께 그에 대당하는 김정일과 당을 부가한 것이다.
김정일 유산 바탕으로 당 중심 권력구조 구축
김일성 혈족 세습체제의 특성으로 볼 때 그 근거는 김일성 가계의 일원인 장성택 처형과 그 세력의 숙청, 김경희의 건강악화와 장성택 처형 후과로 인한 활동제약, 30살이 된 김정은의 후계 불투명, 친형제인 김정철·김여정, 의붓형 김정남, 의붓누나 김설송·김춘송으로 구성된 김일성 3대 가계 구성원의 어린 나이와 정치경력 부족으로 인한 장성택 및 김경희 역할의 대체 어려움 등이 있을 수 있다.
독재의 권력구조 특성으로 볼 때 그 근거는 개인독재를 지속할 수 있는 독재정치 지배연합의 견제와 균형의 파괴이다. 2012~3년 2년간 김정은 통치하에서 김정일이 물려준 가신(김기남)-군부(이영호)-행정(장성택)-측근조직(최룡해)-통치자금(김경희)이라는 권력엘리트의 견제와 균형 구조가 파괴되면서, 지배연합 내부 파벌들의 생존과 이권을 둘러싼 갈등 격화가 예상되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김일성·김정일 시대와 같은 구심력있는 개인독재를 지속하기 위한 권력균형 구조를 형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최룡해를 중심으로 한 수뇌부의 진단이 작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북한의 당·군·정 엘리트 및 사회집단 내부에 특별한 조직적 저항은 보이지 않는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중하층 주민들은 부패와 탐욕으로 얼룩진 장성택 처형에 지지도가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성택 처형과 함께 이루어진 김일성 가계 3대의 불안정성은 중장기적으로 북한 권력구조의 진화와 자기조직화를 전망하게 한다. 2013년 북한정치 행보와 2014년 신년사에 근거할 때 그 방향은 일당독재의 모색일 수 있다.
박영자 /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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