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2월 1일

기획 | 농업·건설·과학기술 분야 주력 … 경제관리개선도 지속 2014년 2월호

기획 | 클로즈업, 2014년 북한
농업·건설·과학기술 분야 주력 … 경제관리개선도 지속

2014년은 세습체제인 김정은 정권에 여러 가지 면에서 기로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정권이 2012년 공식 출범한 이후 2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당·정·군 주요 인사를 교체하였을 뿐만 아니라, 리영호·장성택의 숙청을 통해 후견체제를 종식하며 김정은의 친정체제를 본격화시키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반영해서인지 몰라도 북한은 신년사설에서 2013년을 “어렵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룩하였다.”라고 자평하며, 2014년도에는 “강성국가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새로운 비약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즉 올해의 북한 정책기조에서 경제문제 해결에 상대적으로 방점을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간산업, 내부자원 동원해 부별 활성화 모색

북한 화성남새온실농장 농장원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이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학기술적인 재배방법으로 온실남새생산을 늘여 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월 14일 보도했다.

북한 화성남새온실농장 농장원들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이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학기술적인 재배방법으로 온실남새생산을 늘여 나가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월 14일 보도했다.

그러나 2014년도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을 세밀히 분석해 보면, 출범 3년차에 이르는 김정은체제의 안정화에 주력하기 위해 실용적 차원의 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 김정은의 경제업적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분야에 역점을 두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즉 과거처럼 예산지출의 집중 배분을 통한 대규모 설비투자나 산업정상화의 방향성보다는 비교적 용이하게 김정은의 경제업적을 가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분야별 과제 위주로 경제정책을 시행할 것을 나타내고 있다. 즉 첫째, 농업, 건설, 과학기술 분야를 경제혁신의 3대 선도 분야로 내세우고 있다.

과거에는 인민경제 선행부문(석탄, 전력, 금속, 철도운송)을 우선 경제건설의 분야로 내세웠었다. 이 분야들은 많은 투자비용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따라서 북한은 많은 재원이 소요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작년에 성과를 이룬 3대 경제분야를 올해에도 내세워 김정은 체제 안정화의 물적 토대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나타내고 있다. WFP/FAO의 조사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도에 식량난 이후 가장 많은 식량생산(정곡 기준 503만t) 실적을 올렸다. 미림 승마구락부, 문수 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 이른바 김정은 시대의 업적으로 선전되는 ‘기념비적 건축물’들을 많이 건설했다. 또한 3차 핵실험으로 핵능력이 강화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냉대와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속에서 이 3대 분야만이 올해에도 김정은 정권의 치적을 수월하게 만들어줄 분야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예산지출을 상대적으로 증대시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간산업들의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산업정책을 내세우지 않고 여전히 내부자원 동원에 기초한 부문별 활성화만을 내세우고 있다. 김정일 시대에 이른바 ‘강성대국 건설’ 프로젝트에 따라 주체공업의 상징으로 설비개건을 해왔던 금속·화학공분야에서 주체공업화 작업의 지속을 내비치고 있다. 금속·화학공업은 북한이 올해 신년사설에서 경제강국 건설의 ‘쌍기둥’이라고 표현하였듯이, 붕괴된 북한 산업연관관계 복원의 핵심 토대이다. 그래서 북한은 김정일 시대에 석유원자재가 아닌 무연탄 등 국내원료를 활용해 정상화하는 설비개건을 막대한 자본을 들여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개건사업은 2012년 사실상 실패된 것으로 판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은 계속 추진할 것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올해 북한은 선행부문의 핵심인 전력·석탄공업의 활성화도 새로운 설비투자보다는 수력, 풍력 등 내부자원을 동원해 활성화하는 방향만을 나타내고 있다.

‘새로운 경제관리방법’ 공식화 여부는 지켜봐야

셋째, 북한은 올해도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작년도에 “경제건설의 성과는 인민생활에서 나타나야 한다.”라는 신년사설의 무게만큼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 경공업발전에 큰 힘을 넣어야 한다고 하면서도, 작년처럼 경공업공장들에 대한 원료, 자재를 보장해주어야 하는 내용이 없이 국산화비중을 높일 것을 강조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수산부문을 추켜세우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는 주민생활보다는 군인들의 생활보장을 위한 방편으로 강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신년사설에서 작년 11월 1개 중앙급 특구와 13개의 경제개발구 설치를 발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외자유치라든가 대외개방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는 장성택 라인에 대한 숙청 이후 대외경제부문에 대한 정비를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경제개발구 정책은 김정은 정권의 상징적 정책 아이콘이므로 올해 몇 개 개발구만이라도 성공을 위한 노력은 지속해 나가지 않을까 판단되고 있다. 또한 북한은 “경제사업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결정적으로 개선하여야 한다.”라는 언급에서 볼 때 2012년 중반경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새로운 경제관리방법’ 실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경제관리방법’이란 〈조선신보〉에 따르면, 경제단위에의 자율성 부여와 생산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가 핵심적 내용으로서 7·1조치 중단 이후 북한이 다시 추진하려는 경제개혁 조치이다(2013.5.10). 북한이 올해 이를 공식적으로 전면화할지는 아직 내부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듯이, 올해 신년사설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성은, 기존의 정책 방향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다만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내용성을 띠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즉 작년에 선포한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의 정책기조위에서 신중한 부분개혁·대외개방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북한경제가 올해 이러한 정책 방향성만으로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라고 인민들에게 한 약속이 일부라도 현실화될 수 있을런지는 의문이다. 북한경제는 올해도 2000년대 하반기 이후 0~1%대의 정체추세를 여전히 유지해 나가는 가운데, 대규모의 외부자본이 유입되지 않는 한 자력 경제개발이 불가능한 현실을 지속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광물자원 위주의 대중수출의 한계와 장성택 숙청 이후 북·중경협 정체 가능성도 내재해 있어 외화획득도 정체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관건은 북한이 ‘새로운 경제관리방법’과 경제개발구 추진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추진할 것인가에 달려있는 것 같다.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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