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보기 2014년 2월 1일

기획 | 북한, 평화공세 이어 강경도발 가능성 2014년 2월호

기획 | 클로즈업, 2014년 북한
북한, 평화공세 이어 강경도발 가능성

올해 1월 1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발표했다.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북한의 대내외정책에 대해 궁금하던 차에 나온 신년사였기에 그 내용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북한은 대남분야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면서 ‘외세배격’, ‘우리민족끼리’ 입장을 버리지 않는 등 기존의 주장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이 국제공조의 기반하에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외세에 의존하는 수치스러운 일로 비난하기까지 했다. 또한 한·미 합동군사 훈련을 북침 핵전쟁연습으로 비난하면서 “사소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도 전면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정세”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남북 간 관계개선 분위기 마련과 상호 비방 중단을 언급했다는 점이 과거와 다르다.

지난해 12월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병사들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전선길'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김 제1위원장의 군 관련 시설 방문 모습

지난해 12월 28일 〈조선중앙통신〉이 ‘병사들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는 전선길’이란 제목으로 보도한 김 제1위원장의 군 관련 시설 방문 모습

北, 우리민족끼리 강조 되풀이

신년사에 이어 북한은 지난 1월 16일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이른바 ‘중대제안’을 했다. 그 내용은 1월 30일부터 상호 비방·중상 중지, 남한의 ‘키 리졸브’와 ‘독수리’ 한·미 군사연습 중지, 북한의 서해 5도 대남 자극행위 중지, 한반도 핵 재난을 막기 위한 상호 조치 등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의 중대제안을 위장 평화공세로 보고 거부했다. 북한이 제의한 내용 중에 남북 간 비방중상 중지는 사실상 북한이 위반한 것으로, 그동안 남북합의를 위반하면서 비방중상을 지속해 온 북한이 새삼스럽게 남북중상 비방금지를 내세운 저의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결심하면 되는 문제를 굳이 중대제안이라는 미명하에 우리 측에 제의한 것이 의심스럽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것은 중대제안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가 명확해진다. 이전에도 북한은 항상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해왔기에 이번 중대제안의 의도는 한·미 군사훈련 중단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북한이 언급한 핵관련 상호조치는 핵위기의 본질을 호도하는 주장이다. 핵문제는 북한이 조장한 것으로, 북한 스스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행동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은 ‘중대제안’에 이어 18일에는 실질적 행동을 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관계개선을 위한 실질적 행동으로 이산가족 상봉, 인도주의적 교류, 대남적대 비방의 중단 등이 거론되나 북한의 근본적 행동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남북한 군대 감축이나 군사력의 후방철수 등을 언급하면서 우리 측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연초부터 시작하고 있는 북한의 대남 유화적 태도는 장성택 처형으로 형성된 김정은의 극악무도하고 포악한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또한 북·중관계 회복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김정은 자신이 대화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중국과 미국 측에 알릴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했다고 해서 대남도발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신년사설에서 남북 간 관계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북한의 대남선전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은 신년사설을 통해 우리 정부를 음해하고, 한국사회 내 남남갈등을 조장하는 각종 선동표현들을 사용했다. 북한의 대남행태는 연초에는 항상 유화적 자세를 취하는 듯 하다가 강경한 행태를 보이곤 했다. 작년 신년사에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이야기했지만, 3차 핵실험과 개성공단 파행 조치로 남북관계를 경색시켰다.

따라서 겉으로 드러난 북한의 표현만으로는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 그동안 북한은 평화공세를 취하면서 실제로 한국을 침략하고, 도발하고, 테러하는 각종 만행을 저질러 왔다. 작년 말, 김정은은 “전쟁은 미리 광고를 내지 않는다.”며 우리를 위협한 바 있기에 현재 북한의 행동들은 일종의 위장 평화공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014년에도 이런 북한의 이중적 대남행태는 지속될 것이다.

언제든 강경도발 자행할 가능성 있어

현재 북한 권력구조를 보면, 김정은을 제어할 인물이 없으며, 통일전선부는 대남 유화정책을 제의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군부의 주요 핵심 보직이 40~50대로 세대교체 되었는데, 이들은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로서 김정은의 즉흥적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다. 그렇기에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밝히고, 이어 국방위가 ‘중대제안’을 발표했지만,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북한군은 언제든지 강경도발을 자행할 수 있다.

한편 대외관계에서는 우호국가와 친선협조 관계를 확대발전하겠다는 원론적 이야기를 했을 뿐, 핵문제와 미국에 대한 구체적 비난은 없었다. 물론 북·미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조선반도에 우리를 겨냥한 핵전쟁의 검은 구름이 있는 조건에서 결코 수수방관할 수 없으며 강력한 자위적 힘으로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핵능력을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핵무력의 지속적 확장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2월까지는 북한의 평화공세가 지속될 것이나 한·미 합동군사 훈련이 시작되면 북한은 강경도발 공세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는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조치들을 선행한다면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정권은 대남 강경정책과 호전적 분위기로 내부결속을 이루는 체제이기 때문에 유화국면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북한은 장성택 처형 이후 흐트러진 민심을 수습하고, 체제내부 결속을 위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4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북한이 핵무력 개발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한다면, 2014년 남북, 북·미관계는 과거보다 더 경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석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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