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어요 | 우리가 통일비전 제시 못하면 누가 해줘요? 2014년 2월호
만나고 싶었어요 | 박기태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 단장
우리가 통일비전 제시 못하면 누가 해줘요?
A. 1999년 대학교 재학 당시 교양수업에 ‘웹사이트 만들기’라는 과목이 있었어요. 반크 사이트의 시작이었죠. 그때는 지금처럼 한국을 알리는 목적이 아닌 전 세계 대학생들이 모여 꿈과 우정을 나누는 사이트였어요. 일종의 해외 펜팔 사이트였죠. 하지만 전 세계 외국인 펜팔 친구들이 교류를 통해 한국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사이버 외교관 양성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죠.
2001년부터 20만 사이버외교관을 양성하여 1인당 5명씩 외국인과 교류, 100만명의 외국인을 친한파로 만들자는 ‘PRKOREA 20만 프로젝트’를 10년간 진행하고 있어요. ‘PRKOREA 20만 프로젝트’는 작게는 그 친구의 가정에서부터 크게는 그 국가와 민족에까지 한국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확장시키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면 전 세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사이버외교관을 양성하고, 해외 친구들과 그 가족, 국가와 사회, 더 나아가 60억 인류를 대상으로 한국의 모든 이미지를 점진적으로 ‘친구의 나라’로 변화시키는 계획입니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 할지라도 그것이 세계 속에 한국을 ‘친구의 나라’로 친근하게 변화시키는 올바른 길이라고 믿고 있어요.
Q. 반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
A. 우선 ‘월드체인저 양성(http://changer.prkorea.com)’ 프로그램이 있죠. 한국 젊은이들이 기후변화, 빈곤, 질병 등과 같은 지구촌 공동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해결하는 월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월드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한달간 진행되는 14가지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어요. 반크는 월드체인저 양성을 통해 세계인과 한국인의 교류를 이끌어내고, 각 나라 월드체인저 모임에서 한국 젊은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어요.
‘이순신 프로젝트(http://korea.prkorea.com)’도 있어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위기에 처한 조선을 구한 것처럼, 21세기 한국인 누구나 전 세계의 교과서, 웹사이트에서 한국관련 왜곡과 오류에 대해 시정하는 활동에 참여하여 세계 속 한국의 올바른 이미지를 심어가는 프로젝트죠. 이순신 장군의 기록 정신을 본받아 오류가 담긴 매체를 기록하고, 창의 정신을 본받아 오류를 발견 및 시정하며, 나라사랑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이미지를 바로 세우는 대한민국 네티즌들을 ‘21세기 이순신’으로 양성하고 있습니다.
‘광개토태왕 양성 프로젝트(http://wings.prkorea.com)’는 과거 고구려 시대 광개토태왕이 영토를 넓힌 것처럼, 21세기 한국인들이 전 세계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영토, 문화를 알리며 한국의 지경을 세계 속에 확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해외여행, 해외출장, 어학연수, 국제캠프, 자원봉사 등을 계기로 해외로 출국하거나, 해외펜팔 등을 통해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모든 국민들에게 내 고장과 대한민국의 꿈을 담은 한국홍보 물품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죠.
Q. 최근 시작한 ‘글로벌 통일외교 프로젝트’에 대해?
A. 5천년 역사를 이어온 한국인들에게 현재의 남북한 분단 상황은 전체 역사에서 일부분에 불과하기에, 한국인들은 언젠가 통일이 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해 왔고, 세계인들 또한 한반도 통일을 위해 도와줄 것이라 생각하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인들만의 생각이에요. 왜 한반도가 통일되어야 하는지, 국제사회가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한반도의 통일을 도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반도 통일이 미국, 중국, 일본 모두에게 상호이익이 되는지에 대한 비전을 한국인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도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고 지원할 이유가 없는 것이죠.
한반도 통일은 남한과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러·미·일·중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 이슈죠. 통일의 주체는 한국인이지만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해요. 때문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장차 한반도 통일의 과업을 성취할 청년들이라면 국제사회가 왜 한국의 통일을 지원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 반크는 ‘글로벌 통일외교 홍보 세계지도’를 1만부 제작했고 글로벌 통일외교대사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또한 영문으로 제작된 홍보 웹사이트를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통일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고, 전 세계 초·중·고교와 대학교에 교육자료로 사용할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죠. 최근에는 대형 영문 동북아 지도 1만장을 제작했는데요. 이 지도에는 한반도가 통일되었을 때 동북아 평화, 아시아 발전, 지구촌 문제 해결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8가지 변화를 소개하며 세계인들을 설득하고 있어요. 특히 동북아 3개국의 영토 이미지를 한·중·일 3개국 국민들이 좋아하는 국가별 국화인 무궁화, 매화, 벚꽃으로 형상화했죠. 반크는 이 지도와 함께 다양한 통일자료를 제작해 한반도 통일에 관심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세계 각국의 주요 대학, 의회, 정당, 정치인, 싱크탱크, 언론기자, 국제기구 등에 일제히 발송하여 한반도 통일에 대해 전 세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적극 지지할 수 있는 세계 여론을 만들어나갈 계획이에요.
Q. 가장 기억나는 순간?
A. 2005년 8월 반크 홈페이지가 집중적인 사이버 테러를 당했어요. 8월 18일 반크 홈페이지는 게시판에 일본 누리꾼으로 추정되는 접속자들의 글이 올라오는 것을 시작으로 20일에는 ‘한국 오류 발견’, ‘국제문서 발송’ 페이지에 “동해는 일본해”라는 내용의 영문 게시물이 집중적으로 올라가는 수난을 겪었죠. 급기야 21일 새벽에는 반크 영문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해 자동으로 “세계는 일본해라고 부른다.”, “추하고 부끄러운 한국인들”이라는 영문 팝업창이 뜨고, 일부 자료는 아예 삭제되기도 했죠. 반크는 서버 운영업체로부터 일본 쪽에서 접속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고요. 경찰은 저를 불러 일본에서 반크 사이트를 테러한 것은 중대한 범죄라며, 고발을 하면 국제경찰과 협조해서 테러를 주도하고 가담한 자들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죠. 하지만 저는 반크 사이트를 테러한 일본 청년들을 고발할 생각이 없고, 용서하겠다고 했어요. 비록 그 일로 인해 일주일간 반크 활동에 큰 어려움이 발생했지만 그렇다고 일본 청년들을 경찰에 고발할 경우 한·일 간의 큰 싸움으로 발전할 수 있기에 소란을 미연에 방지했던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가 힘들었지만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일이네요.
Q. 향후 계획?
A. 올해 반크는 통일외교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알리기 사업을 해보니 외국 학자들은 북한과 통일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우리가 아무리 한국을 홍보해도 요즘 한국 관련 외신의 99%가 북한 관련 뉴스잖아요. 세계인들에게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아울러 통일이 되면 통일한국이 아시아 평화의 중심이 될 거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싶어요. 우리의 10∼20대들에게 통일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도 싶고요. 또한 동북아 평화 게스트하우스 사업도 진행해보고 싶어요. 중국과 일본의 학생들을 초청해 한국의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역사 교류도 할 생각이고요. 한국을 대표할 수 있고, 한국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학교도 세우고 싶어요. 할 일이 참 많죠?
이동훈 / 본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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