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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 종교보다 과학으로 문제를 해결하자 2014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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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선의 NK 애니공작소 11 | 〈불씨를 찾은 아왕녀〉, 〈불을 일으킨 얼음〉
종교보다 과학으로 문제를 해결하자

인류의 발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인간이 불을 이용하게 된 것도 역사적 사건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인류에게 불이 미친 영향만큼 큰 것도 없을 것이다. 인간이 불을 이용하면서 추위와 맹수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되었고, 인류의 문명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불이 없다면 인류의 삶은 온전하게 유지되기 어렵다.

인간은 처음 어떻게 불을 다룰 줄 알게 되었을까. 그리스로마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페하이토스 대장간에서 불을 꺼내 인간에게 전해주었다고 설명한다. 인간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준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준 잘못으로 인해 제우스로부터 바위산 절벽에 매달아 두고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신화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불은 인간과 신을 구분하는 징표일 만큼 귀중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불씨를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했다.

아왕녀, 불씨를 살리다!

구석기 시대 신에게 불을 달라 기도하는 이들과 달리 아왕녀는 돌을 부딪쳐 불을 만드는 원리를 발견한다. 〈불씨를 찾은 아왕녀〉 中

구석기 시대 신에게 불을 달라 기도하는 이들과 달리 아왕녀는 돌을 부딪쳐 불을 만드는 원리를 발견한다. 〈불씨를 찾은 아왕녀〉 中

여자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가 ‘불씨를 지키는 것’이었다. 우리말에서도 ‘불씨를 살리다’는 것은 곧 희망이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반대로 ‘불씨를 죽이다’는 것은 곧 마지막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씨는 곧 인류와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문제였다.

〈불씨를 찾은 아왕녀〉는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에서 제작한 28분짜리 만화영화이다. 이야기는 사람이 불을 다스리기 이전 오랜 구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람들은 동굴에 웅크리고 살면서 추위에 떨었다. 불이 있으면 좋으련만 사람들은 불을 다룰 줄 몰랐다. 사람들은 매일같이 불의 신을 찾아 불을 달라고 빌었고, 불이 있다는 벼랑골로 가서 불을 찾았다. 아왕녀도 사람들을 따라서 벼랑골로 가서 불을 구해보려고 하지만 불을 구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낙담하고 만다.

하지만 아왕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아왕녀는 불을 구하려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불을 구하고야 말겠다고 의지를 다진다. 불을 기다리던 아왕녀는 산에서 돌이 떨어지면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았다. 불은 신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었다. 산에서 떨어지는 돌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불꽃이 튀고 불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아왕녀는 마른 풀을 가운데 두고 돌과 돌을 부딪쳤다. 마침내 불을 만들어 낸 아왕녀는 마을로 돌아와 불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아왕녀는 신앙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을 다짐하였다.

표면적으로는 불이 일어나는 원리를 주제로 하면서, 이면적으로는 종교를 믿지 말고 과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제를 담고 있다.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함께 역사의 주체로서 인민이 나서야 한다는 의미까지 포괄하고 있다.

〈불을 일으킨 얼음〉은 아동영화 전문제작소인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의 전신인 조선과학교육영화촬영소 아동영화창작단에서 제작한 13분짜리 만화영화이다. 북한을 대표하는 아동영화 ‘령리한 너구리’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령리한 너구리’는 야옹이(고양이), 곰돌이(곰), 너굴이(너구리) 세 친구가 나와서 시합을 벌이는 시리즈물이다. 야옹이는 날렵하고 빠르고, 곰돌이는 힘이 장사다. 너굴이는 야옹이보다 빠르지 못하고, 곰돌이보다 힘이 세지 않지만 머리가 좋아 시합 때마다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우승한다.

얼음으로 햇빛 모아 불을 붙인다?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얼음으로 햇빛을 모아 불을 지핀 너굴이는 야옹이와 곰돌이를 제치고 시합에서 우승한다. 〈불을 일으킨 얼음〉 中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얼음으로 햇빛을 모아 불을 지핀 너굴이는 야옹이와 곰돌이를 제치고 시합에서 우승한다. 〈불을 일으킨 얼음〉 中

〈불을 일으킨 얼음〉 편은 ‘봉화탑에 성냥 없이 불을 놓는 시합’을 다루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자 야옹이, 곰돌이, 너굴이 세 선수는 친구들의 열띤 응원을 받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봉화산으로 출발하였다. 가는 길은 험난했지만 세 선수는 벼랑길을 지나고 산길을 건너면서 눈길을 헤치고 달려 나갔다. 앞서 나가던 야옹이가 벼랑을 지나면서 나무다리를 건들었다. 나무다리가 무너지면서 곰돌이의 오토바이와 충돌했고, 곰돌이의 오토바이 타이어에 구멍이 났다. 또 야옹이는 뒤쫓아 오는 너굴이에게 반사경으로 햇빛을 반사시켜 눈을 어지럽혔다. 그 바람에 너굴이도 오토바이에서 떨어지고, 오토바이도 고장이 났다. 곰돌이는 구멍난 타이어를 버리고 너굴이 오토바이의 타이어로 갈아 끼우고는 야옹이를 뒤쫓기 시작했다.

한편 앞서가던 야옹이의 오토바이도 표지판에 부딪치면서 고장이 났다. 야옹이는 뒤쫓아 오던 너굴이와 곰돌이가 탄 오토바이에 함께 올라 봉화산으로 갔다. 봉화산에 도착한 세 선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불을 피우려 하였다. 곰돌이는 나무를 비비면서 불을 붙이려 하였고, 야옹이는 차돌을 부딪히면서 불을 지피려 하였다. 한편 너굴이는 얼음을 갈기 시작했다. 너굴이는 얼음을 볼록렌즈 모양으로 갈아 햇빛을 이용해서 불을 붙이는데 성공하였다. 얼음은 비록 차가운 물질이지만 볼록하게 갈면 볼록렌즈가 된다는 원리를 이용하여 햇빛을 모아서 불을 붙인 것이다. 야옹이와 곰돌이는 너굴이의 지혜를 칭찬하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끝난다.

전영선 /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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