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지역협의회가 열쇠 갖고 있어 2014년 2월호
독자기고 |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지역협의회가 열쇠 갖고 있어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2만6천명에 달한다. 이들이 남한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뿐만 아니라 사회 각 영역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역사회에서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인 지원체계 구축을 목적으로 한 북한이탈주민지원 지역협의회(지역협의회)이다. 지역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의 정착지원을 위한 지역별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내 중복지원을 예방하기 위해 지원 사업을 공유한다.
하나원을 수료하고 거주지에 편입한 북한이탈주민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려면 중앙정부차원의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 또한 필수적이다.
정착의 성패는 구직·근속에 달려있어
이제 새로운 곳에서 삶의 둥지를 트게 된 북한이탈주민이 지역 실정에 맞는 복지시스템과 정착지원을 안내받고, 이웃 주민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역협의회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서 명시하는 거주지보호담당관, 취업보호담당관, 신변보호담당관은 물론 하나센터, 지역 종합사회복지관, 민주평화통일위원회, 종교단체, 대학, 기업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북한이탈주민 지원을 담당하는 정부기관과 민간단체가 협조체제를 유지하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정착지원기관의 전문가들은 “정착의 성패는 북한이탈주민이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고 근속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남북한 두 사회가 요구하는 근로능력이 상이하고,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만연하기 때문에 북한이탈주민에게 안정적 취업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재북 당시부터 대한민국 입국까지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신체적 내지는 심리적 고통으로 근로의욕마저 저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취업·정서안정 등 일상생활부터 시작해야
지난해 12월 경기도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주최로 아주대학교에서 북한이탈주민 취업박람회가 개최되었다. 북한이탈주민 구인·구직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취업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취지는 좋았으나 현실적인 측면에서 평가해보자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휴일이 아닌 평일에 취업박람회가 개최되다보니 취업 정보에 목말라하며 참여를 바라는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이 함께하지 못한 큰 문제점이 있었고, 이직을 희망하는 구직자는 배제된 채 실제적인 준비가 미흡한 구직자가 대부분이었다는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도 단위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거주지와 고용 업체 소재지 간의 거리가 멀어 실제 채용으로 연결되지 못한 문제점도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는 열쇠가 지역협의회에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일자리센터와 지역 상공회의소를 연계해 지자체차원의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지역협의회를 중심으로 각 정착지원기관들이 구직자를 모으고, 취업보호담당관인 고용센터와 각 시·군·구의 일자리센터, 상공회의소가 구인 기업을 모을 수 있다.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구인·구직 희망자를 지역사회 차원에서 한자리에 모으고 실질적인 채용으로 연결되도록 지원하는 것이야말로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의 중점과제라 본다.
취업지원 이외에 거주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과 정서안정지원, 이웃 주민들과의 교류 등에 있어서도 지역협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이탈주민이 정착하는 데 있어 남한사회에 대해 궁금한 점과 해결해야 할 문제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시작된다. 꾸준히 지역사회를 소개하고, 지치고 힘들 때 찾아가 위로받을 수 있는 이웃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정착 도우미라 볼 수 있다.
화성시는 경기도에서 북한이탈주민 정착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화성시 북한이탈주민지원 지역협의회는 북한이탈주민 70%가 여성인 점에 중점을 두고, 탈북여성의 정서안정 프로그램 ‘행복한 여성 황홀한 소통’을 진행했다. 화성시 지역협의회, 화성시 건강가정지원센터, 북한이탈주민 밀집주거지역에 소재한 종합사회복지관의 참여로 정착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사회적응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현재는 ‘미니정원 만들기’ 등의 원예활동, ‘떡 케이크 만들기’ 등의 요리활동으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 중인데, 심적 안정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서인지 기존 프로그램들보다 참가자들의 반응이 훨씬 좋다. 또한 가정에서 여성은 아내이자 어머니이기에 여성의 심리적 안정을 가족구성원 간의 관계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으로 보고, 건강한 가족관계를 위한 가족지원 프로그램으로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북한이탈주민의 심리적 특성상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행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정서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은 소규모로 자택과 근접한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이 기대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즉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지원을 위한 제도들은 지역 단위로 밀접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날로 늘어가는 북한이탈주민들의 수를 고려해 볼 때, 지역협의회의 역할과 그 범위는 점차 커질 수밖에 없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향한 이들의 희망이 비효율적인 제도와 우리의 무관심으로 인해 절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전지현 / 화성시청 북한이탈주민 지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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