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을 말한다 |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평가, 어떻게 봐야 하나? 2014년 3월호
연간기획 | 북한인권을 말한다 29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평가, 어떻게 봐야 하나?
매년 전 세계 195개 국가와 14개 자치 지역의 자유권 실태를 모니터링해서 발표하는 미국 프리덤하우스의 2013년 자유와 민주주의 상황을 분석한 연례보고서가 얼마 전 발표되었다. 프리덤하우스는 2013년 한 해를 기준으로 대상국의 선거 과정과 정치적 다원주의, 표현과 사상의 자유, 결사의 자유, 법치 상황 등을 평가해 ‘정치적 권리’와 ‘시민적 자유’ 두 부문에 1∼7등급을 부여했다.
각 국가에 매겨진 이 두 부문의 평균치를 가지고 모든 국가들을 ‘자유국’, ‘부분적 자유국’, ‘부자유국’ 등 세 가지로 분류하였는데, 2013년 자유국은 88개국, 부분적 자유국은 59개국, 부자유국은 48개국으로 나타났다.
프리덤하우스 “북한, 2013년 최악의 인권탄압국”
이 가운데 북한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사우디아라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티베트, 서사하라 등 11개 국가와 함께 최악의 인권탄압 국가로 지목되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정치적 권리 부문이 최고 등급인 1등급에서 2등급으로 작년보다 한 계단 하락했지만, 시민 자유 부문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2등급이 부여되어 ‘자유국’으로 분류되었다. 지난 군사독재 시절 우리나라도 프리덤하우스 인권보고서에서 최악의 독재국가로 지목되었던 사실을 회고해보면 정말 대한민국은 자랑스런 나라가 아닐 수 없다.
국제인권운동, 남아공 인종차별 무너뜨려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가 지난해 3월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22차 유엔 인권위원회(UNHCR) 정례회의에 북한인권보고서를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역시 지난 1월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가 90여 개 국가들에 대한 인권실태 보고서를 발표하였는데 여기서 북한은 인권유린과 정치적 억압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보고서는 김정은 체제에서 장성택과 같은 정치범에 대해서 가족과 세대에 걸쳐 연고죄를 적용해서 집단처벌하고 있고, 이들 가족은 강제수용소로 보내져 굶거나 고문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김정은 체제에서는 주민 이동이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주민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이 두 단체의 북한인권 평가에 대해서 ‘통일대박’을 기대하는 우리 국민들은 어떤 관점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까? 일부에서는 프리덤하우스와 휴먼라이트워치의 인권평가 기준이 자유권에 한정되어 있어 편향적이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그러나 북한의 인권실태는 자유권만 최악이 아니라 주민들의 먹을 권리, 즉 경제권과 사회권 수준도 세계 최악의 상황이다. 2013년 유엔으로부터 11번째로 많은 인도적 지원을 받은 국가인 북한주민들의 먹을 권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조짐이 보이고 있는가?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하여 우리나라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최근 북한주민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귀중한 자원이 핵무기와 군사력 증강에 집중되고 주민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마식령스키장 사업 등의 전시성 건설사업에 낭비되고 있다. 북한 지도층과 기득권층의 부패와 탐욕은 이 가난한 사회를 더욱 비정상적인 계층사회로 갈라놓고 있다. 정보통제를 통해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 놓고 정치적 감시체제를 통해서 그들의 입을 봉쇄하고 있기에 이러한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즉 북한 주민들의 먹을 권리, 경제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는 것은 주민들의 자유권이 억압받고 있기 때문이다.
혹자는 국제인권단체의 북한인권 평가는 사실을 묘사할 뿐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또는 북한과 같은 폐쇄적인 체제는 인권개선이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국제사회의 인권개선 노력과 성과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국제인권단체의 평가는 북한의 인권 현실을 객관적인 눈으로 평가하고 변화의 방향과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직 ‘현재의 북한체제’만을 대화의 상대로 바라보고 있는 협소한 ‘우리민족끼리’ 인식 틀 속에서는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힘이 얼마나 많은 변화를 주동하였는지 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인류사회의 진보를 표상하는 국제인권운동은 북한체제보다 더욱 견고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체제를 무너뜨렸다. 또한 강력한 핵무기로 무장한 소비에트공화국과 국제 공산독재 블록도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북한이 살 길은 핵무기가 아니라 국제사회 속에서 인류가 걸어가고 있는 진보와 평화, 인권의 대의를 공유하는 것뿐이다. 국제사회가 바라보는 북한인권의 현 실태는 북한도 변해야만 살 수 있다는 무거운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진정 통일이 ‘대박’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 무거운 진실을 잊지 말고 북한의 변화를 도와야 하는 것이다.
이원웅 / 관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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